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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마무리투수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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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마무리투수 수난시대 [베이스볼 Lab.] 자기 자리는 못 지키는 '수호신'들
현역 메이저리그 투수 중 가장 많은 경기에 출장(4월 13일까지 1003경기)한 투수이자 콜로라도 로키스의 개막전 마무리투수인 라트로이 호킨스가 시즌 개막 이후 채 보름도 지나지 않아 마무리투수 보직에서 해임됐다.

호킨스는 최근 두 경기에서 1.2이닝동안 5점을 내주면서 연속 블론세이브를 기록했고, 로키스의 월트 와이스 감독은 결국 칼을 빼들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클로저였던 브렛 세실이 셋업맨으로 강등된 이후 올 시즌 두 번째 마무리 보직해임이다.

마무리투수는 팀의 승리를 지켜내는 '수호신'이라 불리지만 정작 본인들의 보직을 지켜내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마무리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휘발성'이 강한 포지션으로 여겨진다. 개막 전까지만 하더라도 듣도 보도 못한 선수가 매년 올스타브레이크 쯤이 되면 한 팀의 클로저 자리를 꿰차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은 더 이상 놀랍지도 않다.

현재 각 팀의 주전 클로저 중에서도 3년 전 2012년 개막일부터 현재까지 계속 마무리투수 보직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는 단 6명 - 조 네이선(디트로이트), 휴스턴 스트리트(LA 에인절스), 페르난도 로드니(시애틀), 조나단 파펠본(필라델피아), 아롤디스 채프먼(신시네티), 크레이그 킴브럴(샌디에이고) - 에 불과하다.

세실과 호킨스의 마무리 보직 해임은 앞으로 이어질 마무리투수 수난의 시작일 뿐이다. 가장 마무리 자리가 불안한 선수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마무리투수 조 네이선. 네이선은 현재 팔꿈치 염좌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상태. 팀의 ‘임시’ 마무리인 호아킴 소리아의 활약에 따라서는, 부상자 명단에서 돌아와도 자리가 없을 가능성이 있다.

네이선은 시즌 개막 전부터 전문가들이 '가장 먼저 클로저 보직을 박탈당할 선수'로 꼽았던 투수다. 지난 시즌 35세이브를 올리긴 했지만 평균자책점은 4.81에 9이닝당 볼넷 허용도 4.5개나 됐다. 통산 377세이브를 올리면서 현역 중 가장 많은 세이브 개수를 자랑하고 있지만, 40세가 넘은 나이에 정정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강정호의 소속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마무리 마크 멜란슨도 유력한 실업자 후보다. 멜란슨은 한때 리그 정상급 불펜투수로 활약을 펼쳤다. 2013~2014 시즌에는 2년 연속 70이닝 이상-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기도 했는데, 멜란슨 외에 이런 기록을 낸 투수는 LA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 하나뿐이다.

그러나 멜란슨이 올해에도 저 기록을 이어나가긴 어려울 듯하다. 커터를 주무기로 하는 멜란슨은 최근 2년 동안 커터의 평균구속이 시속 91.6~91.8마일에서 형성되었지만, 올해는 구속 저하 현상이 나타나면서 89마일대에 그치고 있다. 결국 한국시간으로 오늘 새벽에 열린 경기에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강타선을 맞아 난타(1이닝 4피안타 1피홈런 3실점)당하면서 2012년 보스턴 시절의 악몽을 떠올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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