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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선거서 의혹 묻지도 말라면…당혹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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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선거서 의혹 묻지도 말라면…당혹스럽다" [박인규의 inter-view] 1심 당선 무효형 선고받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운 결과였다. 법원은 지난 23일 조 교육감 관련, 국민참여재판에서 "유권자의 선택을 오도하는 의혹 제기는 무제한 허용될 수 없다"면서 조 교육감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7명의 배심원은 전원 일치로 유죄를 평결했다. 선거법 위반 등을 벌금 100만 원 이상을 선고 받으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 관련기사 : 조희연, 1심 유죄…서울 진보교육감 또 하차 위기)

애초 재판 자체가 성립되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사안이었다. 우익교육단체인 '반국가교육척결국민연합'이 허위사실유포죄로 조 교육감을 고발할 때만 해도 가십거리에 불과한 고발이었다. 조 교육감 측이 지난해 6월 교육감 선거 당시 상대 후보였던 고승덕 변호사에게 미국 영주권자 의혹을 해명하라고 요구한 것을 문제 삼았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주의경고로 끝낸 사안이었고 고발장을 접수한 경찰도 무혐의로 처리했다. 하지만 검찰만은 달랐다. 조 교육감을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고 그 결과가 당선 무효형까지 오게 됐다. (☞ 관련기사 : 검찰은 왜 조희연을 죽이려 하는가?)

재판 결과를 조 교육감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선거를 통해 당선된 '진보교육감'들의 수난은 왜 계속 되는가. 이런 안타까운 일들이 반복되는 것을 막을 길은 없을까. 재판 결과가 나온 지 일주일이 지난 1일, 오전 서울교육청 교육감 집무실에서 조 교육감을 만났다. 인터뷰는 박인규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 이사장이 진행했다. 아래 인터뷰 요약문을 싣는다.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프레시안(최형락)

"매우 당혹스럽고 실망스럽다"

프레시안 : 1심 판결 이후 1주일가량 지났다. 심경이 어떤가.

조희연 : 매우 당혹스럽고 실망스럽다. 나로서도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다. 기독교에서 '왜 신이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는가' 이런 표현을 쓰지 않나. 요즘 그런 탄식을 한다. 지금 시련의 의미가 나에게 무엇인지를 묵상해보기도 한다. 그러나 어찌 됐든 1심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그것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어떤 이유로 예상 못한 결과가 나왔는지 살펴보고, 2심에서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 중이다. 서울시교육청이 나로 인해 흔들리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직원들이 흔들림 없이 일을 잘하고 있다. 감사한 마음이다.

프레시안 : 1심 재판이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안중근 의사 유묵 소유 의혹을 제기한 안도현 시인, 박지만 씨의 5촌 조카 피살 사건 연루설을 보도한 주진우 <시사IN> 기자 등은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번 사건도 비슷한 경우로 보이는데, 유죄 판결이 나왔다. 재판 관련해서, 장유식 변호사는 <창비 주간 논평>에서 프레임 싸움에서 졌다고 분석했다. 재판의 핵심 쟁점이 '검찰 기소의 부당성'이 아니었고, 조 교육감이 '고승덕 후보의 영주권 의혹을 제기한 게 허위 사실 공표인지'였다는 지적이다. 변론 과정에서 그런 부분을 배심원들에게 설득하지 못한 게 아닌가.

조희연 : 사실 1심에서 지고 난 뒤에야 '배심원을 충분히 설득하지 못한 게 아니냐', '다른 방식으로 설득했으면 좋지 않았겠나'. 이런 반성도 하고 조언도 많이 들었다. 검찰 기소의 부당성, 공소권 남용, 표적 수사 등은 모든 국민이 공감한다. 이런 부분도 적극적으로 제기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기소 자체가 문제였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고승덕 후보와 나에게 똑같이 경고 처분으로 마무리했는데, 고발을 일삼는 우익교육단체에서 나를 고발하면서 경찰 조사도 받았다. 이 우익교육단체의 37번째 고발대상이 32일간 단식을 한 세월호 유가족 김영오 씨인 유민 아빠다. 38번째 고발 대상이 광화문광장에서 집회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박원순 서울시장이었고, 39번째가 나였다. 지금까지 500명이 넘는 사람을 고발한 단체다. 이런 부당성을 충분히 부각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런 단체가 고발했지만 경찰 수사 결과에서 무혐의로 처리됐다. 그런데 검찰이 공소시효 하루 전날 나를 전격적으로 기소했다. 이런 과정 자체도 문제였지만, 적어도 재판에서는 올바른 결정이 내려지리라 믿었다. 공직선거법 250조2항 허위사실공표죄가 문제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에 대한 사법적 판단은 공정하게 이뤄질 것으로 생각했다. 상식적으로도 위법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가 이렇게 나왔다. 매우 당혹스럽다.

프레시안 : 논란의 핵심인 고승덕 변호사의 미국 영주권자 여부가 공식 확인된 건 올해 3월이다. 이게 일반에 알려진 건 재판 첫날이었다. 기소는 지난해 말에 이뤄졌으므로, 검찰 역시 사실관계의 확증을 확보하지 못한 채 기소를 한 셈이다. 요컨대 '검찰은 충분한 근거 없이 기소해도 된다. 하지만 선거에 출마한 후보가 입증이 부족한 의혹을 제기하면 처벌 받는다'라는 식이다.

조희연 : 그것이 바로 공소권 남용이다. 검찰은 이번 기소에서 가장 중요한 근거로 영주권이 없다는 사실을 들고 있다. 영주권이 없는데 영주권이 있다는 식의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허위사실공표라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영주권이 없다는 것은 단지 고승덕 후보의 주장으로 갈음한다. 말하자면 일방의 주관적인 주장을 듣고 그것이 사실 여부의 근거라고 제시하는 셈이다. 말이 되지 않는다. 검찰이 고승덕의 영주권 유무를 객관적으로 입증한 후에야 비로소 허위사실이므로 범죄가 된다고 주장하면 모르지만, 고승덕 변호사를 검찰이 조사하면서 그의 말만 듣고 기소를 한 셈이다.

그러다 결국 공판을 앞두고 3월 말에서야 비로소 영주권 없음을 확인했다. 그 과정도 석연치 않다. 검찰은 대검찰청의 '국제협력단 국제자금추적팀'과 외교부까지 동원했다. 외교부까지 나서서 미 대사관에 공문서로서의 성격이 모호한 이른바 '외교노트(공한)'로 답을 받았다. 우리는 진보교육감에게 족쇄를 채우려는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프레시안(최형락)

"물어보는 행위도 안 되면 어떤 선거 활동이 가능한가"

프레시안 : 지난해 선거 당시 고승덕 변호사의 미국 영주권자 의혹을 제기한 주요 근거는 최경영 <뉴스타파> 기자의 트위터 메시지였다. 의혹을 제기하기에 부족한 근거라는 게 배심원들의 판단이었다.

조희연 : 1심 재판부는 뉴미디어 시대에서 SNS의 사회적 위상, 대안언론으로서의 영향력, 파급력 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이야기하고 싶다. SNS의 대안언론적 성격을 무시하고, 단순히 사적인 소통 수단으로만 보는 듯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매우 유명하고 신뢰성 높은 기자가 자신의 실명으로 SNS에 고승덕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엄청난 의혹이 SNS를 통해 퍼져나갔다. 어떤 언론 영향력 못지않은 파급력이 있었다. 이것만으로도 얼마든지 고승덕 후보에게 '어떻게 된 것이냐'로 공개적인 질문을 할 수 있다. 선거에서 후보 간에 상호 정책 내지 인물 검증을 위해서 공개적으로 공방을 벌이는 게 당연하지 않나. 그런 것을 묻지도 못하는 선거가 어떻게 정상적인 선거로 존재할 수 있나. 그러한 일상적이고 정상적인 선거 활동조차도 허용이 안 된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라는 선거밖에 더 되겠나. 그리고 영주권 문제를 단정적으로 확정 발표한 것이 아니지 않나. 말하자면 물어보는 정도의 행위에 불과한 것인데, 재판부는 그것을 마치 단정적으로 사실을 적시한 것처럼, 그것도 고의로 그렇게 한 것처럼 보고 있다. 최경영 기자의 트윗에서 시작된 의혹이 인터넷 여론으로 들끓고 있는 상황에서 그것을 물어보는 정도의 행위가 부당하다면 대체 어떤 선거 활동이 가능하겠나. 그리고 27일 고승덕 후보가 여권과 비자를 공개하면서, 사건이 일단락되고, 유권자들이 영주권 의혹 공방에 대해 판단하고 그것을 투표에 반영한 사건이다. 의혹이 제기되고 상대후보가 해명의 기회도 없이 무방비로 당한 사건이 아니다.

프레시안 : 1심 재판 당시 배심원들의 평의가 상당히 길게 진행됐다. 그래서 선고 역시 밤늦게 이뤄졌다. 평결이 지연되자, 유‧무죄를 놓고 배심원들의 의견이 엇갈리기 때문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결과는 배심원 전원일치 유죄 평결이었다. 민감한 사안에 대해 전원일치 평결이 나왔다는 게 놀랍다. 배심원들 사이에서 이견이 없었던 이유가 뭐라고 보는가.

조희연 : 배심원들에게 우리의 진심과 진실을 더 잘 전달하지 못한 게 아닌지 생각하고 있다. 특히, 우리는 그들의 상식과 마음에 호소하려는 경향이 더 컸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정작 법정에서 지나치리만큼 세부적이고 미시적으로 따져야 하는 사실관계와 법리에 대해서 배심원들에게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게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들 입장에서는 물론 상식과 경험에 비춰서 판단하겠지만, 한편으로는 법정에 들어선 순간 재판부로부터 전달받는 설명과 증거, 증인의 타당성 여부에 초점을 두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한 점을 우리가 간과했던 것이다. 차가운 법리와 합리적인 상식, 두 측면을 동시에 고려하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재판장께서 판결을 낭독할 때 배심원들의 다양한 의견도 소개했고, 스스로 배심원 평의에 중간에 참여했다는 점을 밝힌 것을 통해서 볼 때, 초기에 배심원들 내에 이견들이 존재했었던 것 같다. 단지 국민참여재판은 만장일치가 안 될 경우 재판장의 설명과 법리 설명을 들으면서 만장일치를 유도하고 있다는 점도 말해두고 싶다.

프레시안 : 재판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참여재판 배심원을 불신하는 듯한 발언을 해서 논란이 됐다.

조희연 :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게 아닌가 싶다. '조희연 교육감의 인간성이 저 정도인가' 비판하는 이도 많았을 듯하다. 죄송하다. 나의 취지는 전혀 다른 맥락이었다. 민주화의 역설, 이중성을 분석해서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그 과정에서 배심원의 특성을 ‘비전문’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맥락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리라 생각한다. 나는 그때 '협소한 전문성을 뛰어넘는 새로운 관점의 상식'을 '비전문'이라고 표현했다. 국민참여재판에 참여한 배심원들은 그런 부분에서 '비전문'이었다. 직업법관은 협소하고 통상적인 법률주의적 판단을 한다. 하지만 시민들은 상식과 경험에 기초해 판단한다. 그런 시민들의 판단이 직업법관의 판단을 뛰어넘는, 즉 상식과 경험이 법률주의적 판단을 뛰어넘는 게 국민참여재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취지에서 법률주의와 대치되는 개념으로 시민의 상식과 경험을, 즉, 협소한 전문성을 뛰어넘는 새로운 관점의 상식을 '비전문'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사실 나도 국민참여재판이 사법민주화의 성과로 출현한 것이고 지금도 지켜가야 할 제도인데, 그래서 국민참여재판이나 그 판결이 다양한 얼굴을 가질 수도 있다는 점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진보권에 계신 분들은 국민참여재판은 '진보적 판결'을 낳는 통로로 인식한다. 저도 그런 생각을 하였다. 그런 점을 언론 인터뷰에서 이야기하다가 표현이 부적절하게 나갔다. 그렇지만 그래도 혹시 오해하셨을 분들에게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전한다. 당연히 배심원의 판단을 받아들인다. 제가 교육자로서 1심 유죄 판결이 났을 때, '악법도 법이다'라는 담담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했는데, 수양이 덜 되어 억울하다고 느끼기만 했던 것 같다. 이제부터라도 저에게 불리한 판결이더라도 담담히 받아들이고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마음 먹는다.

프레시안 : 공직선거법 250조 2항에 대해서 헌법소원을 한다고 알려졌다. 왜 헌법소원을 하는가.

조희연 : 2심 재판이 시작되면, 250조 2항의 허위사실공포죄가 OECD국가 중에는 거의 없다는 점에서 재판부가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해주기를 요구할 생각이다.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직접 헌법소원도 생각하고 있다. 왜 대부분의 OECD 국가에 허위사실 공포죄가 없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극단적인 흑색선전 등은 일반 형법이나 민사소송으로 다루면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선거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있을 수 있는 의혹공방을 선거법상의 중죄로 다스린다는 점이 문제다. 허위사실 공표죄, 명예훼손죄, 후보자 비방죄 등이 민주화 시대인 현재 새로운 권위주의적 통제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표현의 자유에 관한 한 한국은 야만적인 나라이다"라고 말하는 변호사도 있다. '미필적 고의'는 사실은 '생각을 처벌하는 법'이다. 국민은 억지소리를 할 권리가 있고 의혹을 가질 권리가 있다. 상대방에 대해 당신의 말을 못 믿겠으니 좀더 확실하게 해명해보라고 할 권리가 표현의 자유에 속한다. 의혹 공방을 하면 그것을 판사가 형법적으로 판단하는 게 아니라, 유권자가 판단하면 된다고 보기 때문에 선진국에서 허위사실 공포죄가 없어진 것이다. 허위사실 공포죄의 경우에 상대방의 낙선목적이 있었는가 하는 점을 처벌의 근거로 삼는다. 자신이 당선되면 상대는 낙선하는 게 선거이다. 따라서 모든 선거운동은 자신의 당선과 상대의 낙선을 목적으로 한다고 해석될 수 있다. 250조 2항의 위헌성을 이야기하는 법학자들은 이를 목적범으로 처벌하는 것은 후진적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런 점에서 '보수단일후보'라는 명칭을 썼다고 해서, 문용린 전 교육감을 처벌하는 것은 스스로를 '보수단일후보'로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처벌하는 것을 의미한다. 생각에 형법이 개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도 부당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번 사건을 돌아보면, 제 사안은 '기소냐 불기소냐'의 경계에 있는 사건이었다. 유사한 사건이었는데 서산의 한 국회의원의 경우는 불기소가 되었다. 검찰이 무리하게 기소를 했는데, 유죄와 무죄의 구분밖에 없는 공직선거법 250조 2항으로 인하여 유죄의 범주에 드는 순간, '경미하냐 위중한 사안이냐'의 구분도 없이 교육감 직이 박탈되는 엄청난 사건으로 변모해버렸다.

©프레시안(최형락)

"진행해온 정책이 타격받는 일 없다"

프레시안 : 이번 재판 결과로 조희연 교육감이 추진하던 혁신교육 정책이 힘을 잃게 되리라는 지적이 있다.

조희연 : 물론, 재판이 좋게 결론이 났으면 지금 추진하는 교육정책들이 상당한 탄력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재판 결과가 이렇게 나왔다고 해서 정책들이 갑자기 타격을 받는 일은 없다. 조희연 개인의 정책이 아니라 교육의 변화를 열망하는 시민의 뜻을 반영한 정책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진행 중인 정책은 과거의 정책들을 전면적으로 뒤집은 것도 아니다, 많은 정책이 전임 교육감들의 좋은 정책을 계승하고 더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 쪽으로 치우친 입장의 정책을 편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제가 월례조회에서 저의 재판에도 불구하고 흔들림없이 이전과 동일하게 해주십사고 부탁드렸다. 서울교육청의 공무원 조직이 수장의 재판 여부로 흔들릴 정도로 취약하지는 않다.

프레시안 : 지난해 선거에서 진보교육감이 대거 당선한 뒤, 보수 진영에선 교육감 직선제 폐지 주장이 나왔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이런 주장이 다시 불거졌다. 교육감 직선제가 지닌 긍정적 의미를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교육감 직선제를 왜 유지해야 한다고 보는가. 아울러 교육감 직선제를 도입한 긍정적 취지를, 더 적극적으로 살리려면 어떤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조희연 : 이번 재판 결과가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또다시 교육감직선제 폐지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교육감 직선제는 지방교육자치를 보장하는 핵심제도다. 국민적 합의로 정착돼 가는 제도다. 기존 간선제에서는 선거인단 선정 과정에서 금품이 오가는 '흙탕물 선거'가 난무했다. 그렇기에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도 대부분 찬성했고, 그 결과 2006년에 교육감 직선제가 법으로 정해졌다.

게다가 아직 10년도 채 지나지 않았다. 제도를 도입한 후 그것의 장단점을 판단하려면 자료가 축적되고 경험도 쌓여야 한다. 총선에서도 당선자가 불미스러운 일로 당선 무효형을 받고 낙마하는 사례가 있다. 그러면 총선도 없애야 하나. 선거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 그것이 직선제를 폐지해야 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보다 더 큰 문제는 교육부의 입김이다. 교육청이 스스로 정책을 결정하고 진행할 수 있도록 상당한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교육청도 일선 학교에 권한을 나눠주고 그들 스스로 결정하고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오랜 시간 감사한다.

(정리=허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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