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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드래프트, 1-2-3픽 모두 '유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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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드래프트, 1-2-3픽 모두 '유격수' [베이스볼 Lab.] 2015 MLB 신인 드래프트 첫날 리뷰

메이저리그 구단의 십년지계, 신인 드래프트 1, 2라운드가 한국시간으로 6월 9일 오전에 펼쳐졌다. 드래프트의 중요성을 반영하듯 명예의 전당 멤버인 마이크 슈미트, 앤드루 도슨과 켄 그리피 주니어 같은 명예의 전당에 이미 한 자리를 맡아둔 레전드들도 참석해 팬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2015 메이저리그 드래프트는 10일과 11일에 걸쳐 계속 될 예정인데 10일은 3라운드에서 10라운드까지, 11일은 11라운드부터 40라운드까지 진행된다.

영광의 전체 1픽은 밴더빌트 출신의 유격수인 댄스비 스완슨이 차지했다. 스완슨은 홈런을 치기보다는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만들어내는 유형의 타자이며 참을성과 주루센스도 좋아 장차 테이블 세터진을 꾸릴 선수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인성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열심히 훈련하는 선수로 알려져 전체 1픽의 영애를 누릴 수 있었다. 가장 최근 유격수가 전체 1픽으로 뽑혔던 드래프트는 2012년의 드래프트로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바로 오늘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가진 카를로스 코레아를 선정한 적이 있다.

▲대학 유격수로 드래프트 1픽의 영광을 차지한 스완슨. ⓒAP=연합뉴스

스완슨에 이어 전체 2,3번째로 지명된 선수들도 모두 유격수였다. 유격수는 주로 운동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맡는 포지션이다. 이에 다른 포지션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선수 중에 유망주 시절에는 유격수였던 선수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1965년 메이저리그에 처음 드래프트가 도입된 이래 1, 2, 3픽에 모두 유격수가 지명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 1라운드 1픽 브래디 에이킨과 계약하지 못해 보상픽으로 주어진 전체 2픽으로,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알렉스 브렉먼을 지명했다. 마이너리그 최고의 유망주였던 같은 포지션의 카를로스 코레아가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르는 날, 상위픽으로 또 다른 유격수를 지명했는데 이는 장차 큰 체구를 가진 코레아가 3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하거나, 브렉먼이 2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브렉먼은 눈으로 본 것을 손으로 가져다 맞추는 재주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쩌면 이번 드래프트에서 가장 재능이 많은 선수로 여겨지는 브렌든 로저스는 콜로라도 로키스가 지명했다. 콜로라도 로키스는 현 메이저리그 최고의 유격수인 트로이 툴로위츠키가 있는 팀이지만, 포지션 안배보다는 남아있는 선수 중 최고의 재능을 가지고 있는 선수를 선택했다. 로저스는 매우 빠른 배트스피드를 바탕으로 20~25개 정도의 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유격수 유망주이다.

작년 1라운드 1픽에 지명되었던 유망주이지만 신체검사 도중 팔꿈치 인대가 작다는 이유로 계약금을 후려치기 당해 계약이 불발되었고, 3월 말엔 결국 토미존 수술을 받은 브래디 에이킨을 어느 팀이 지명하게 될 지는 이번 드래프트의 큰 이슈 중 하나였다. 그 주인공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였다. 클리블랜드는 전체 17번째 픽으로 현재 수술을 받고 재활중인 에이킨을 지명했다. 최근 토미존 수술은 통과의례로 여겨지고 있는 만큼 토미존 수술을 받고 재활중인 선수를 1라운드에도 지명하는 모습은 최근 드래프트에서 흔한 일이 되었다.

▲2015 MLB 드래프트 1라운드 결과

이번 드래프트 최고의 외야수 유망주이자, 전 메이저리그 올스타 선수였던 마이크 캐머런의 아들 대즈 캐머런은 모든 드래프트 예측에서 10픽 안에 지명될 것이라 예상되었었다. 그러나 1라운드 내내 그의 이름은 호명되지 않았고 결국 1라운드 픽을 지나, 보충픽을 지나 전력 평준화 픽에 들어서야 전체 37번째(휴스턴 애스트로스)로 호명되었다.

왜 최고의 재능 - 베이스볼아메리카 랭킹 5위, 엠엘비닷컴 랭킹 6위 선정 - 을 갖춘 선수가 상위픽에 지명되지 않고 밀린 것일까? 바로 그에게 ‘조언’을 주는 사람이 악명높은 스캇 보라스이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드래프트에 나오는 아마추어 선수들은 에이전트를 고용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지만, ‘조언’을 주는 것은 가능하기에 매년 드래프트 때마다 이를 두고 ‘눈 가리고 아웅’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캐머런은 500만 달러 이상의 계약금을 요구하고 있다고 알려졌는데 이에 부담을 느낀 상위픽 팀들은 캐머런을 지명하지 않았고, 픽이 아래로 내려갈수록 정해진 슬롯머니의 압박을 느낀 팀들은 캐머런을 지명하기가 힘들어졌다. 그러나 많은 상위픽을 가지고 있어 1700만 달러가 넘는 슬롯머니를 가지고 있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에게 돈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덕분에 휴스턴은 전체 37번째 픽으로 5~6번째의 재능을 가지고 있는 선수를 뽑을 수 있는 행운을 맞을 수 있었다.

올해 드래프트는 요 몇 년간의 드래프트 중 최악의 드래프트라는 평가가 있기도 했다. 상위 몇몇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다들 고만고만한데, 그나마 그 상위 선수들마저 평년의 드래프트였다면 좀 더 뒤에서 뽑혀야 정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팀들에게 있어서 일 년 중 가장 중요한 날이 드래프트 날이지만, 일 년 중 가장 잘못된 결정을 많이 하는 날도 드래프트 날이다. 그만큼 선수들이 미래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올해 드래프트 된 선수들이 과연 최악의 드래프트 자원이라는 평가를 뒤엎을 수 있을까? 결과는 이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모습을 드러낼 5년 뒤에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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