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kt 위즈 구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2016 KBO 신인 1차지명 선수로 경북고 투수 박세진(18)을 선택했다고 발표했다. 1997년생인 박세진은 179cm, 87kg의 체격 조건을 갖춘 좌완 투수다. 올해 봉황대기에서 23.2이닝 동안 평균자책 0.00에 탈삼진 41개를 잡아내며 우수투수상을 수상했고, 황금사자기에서도 14이닝 동안 평균자책 2.57에 16탈삼진으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흥미로운 점은 박세진이 2년전 kt가 1차 지명했던 박세웅의 친 동생이라는 점이다. 박세웅은 1차 지명으로 kt에 입단해 차세대 에이스로 각광받다가 올해 초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로 이적했다. 당시 kt는 삼성 라이온즈가 이수민과 박세웅 중에 1차 지명자로 이수민을 선택하자 박세웅을 선택한 바 있다. 이번에도 최충연과 박세진 중 고민하던 삼성이 최충연을 1차 지명하자 박세진을 선택해 기묘한 데자뷰를 이뤘다.
박세진은 올해 아마추어 좌완 투수 중 가장 뛰어난 기량을 지녔다는 평을 받고 있다. kt 조찬관 스카우트 팀장은 “최고 146km의 직구를 구사하며 결정구로 사용하는 슬라이더를 활용한 탈삼진율이 높은 선수”라고 박세진을 평가했다. 또 “매우 영리한 경기 운영 능력과 강한 승부 근성을 가지고 있는 선수”로 소개했다. 박세진은 경북고 입학 당시에도 “1학년인데 경기를 풀어가는 모습만 보면 3학년 선수 같다”는 평가를 받았다. 먼저 삼성이 지명한 최충연과 비교하면 보다 기량이 안정적이고 제구력이 좋아 프로에서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투수라는 이야기가 많다.
한편 kt에 1차 지명 우선권을 양보한 NC는 kt의 발표 직후 경기고 우완 박준영을 1차 지명 선수로 발표했다. 포지션이 투수라고 발표되긴 했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마운드와 유격수 자리를 오가며 투타와 공수에서 다재다능한 면모를 과시했다. 아마추어 야구에 지명타자제가 도입된 이래 좀처럼 보기 힘들어진 올라운드 플레이어라는 평가를 받는다.
박준영은 투수로는 최초 148km/h에 달하는 빠른 볼을 구사하며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 투구폼이 간결하고 밸런스가 좋아 고교 투수답지 않게 뛰어난 제구력을 갖췄다는 평이다. 직구와 변화구를 모두 스트라이크로 넣을 수 있고 공격적인 투구를 펼치는 것도 강점이다. 올해 5경기에 등판해 14.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0.63으로 좋은 기록을 남겼다.
또 타자로는 강한 어깨와 뛰어난 야구 센스를 바탕으로 수비력, 작전수행능력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는 주로 정확한 타격에 치중하고 있지만, 배트 스피드가 빠르고 손목 힘이 좋아 타자로서도 성장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박준영을 지명한 NC 배석현 단장은 “투수와 야수로서 모두 발전 가능성이 큰 유망주라고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준영의 앞으로 포지션에 대해서는 “코칭스태프의 평가 등을 거쳐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투수로의 육성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투수와 타자를 오가면서도 좋은 활약을 선보인 만큼, 한 쪽에 집중해서 체계적인 훈련을 받는다면 굉장한 성장세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kt와 NC가 모두 1차 지명으로 고졸 투수를 선택하면서 이번 2016 신인 1차 지명에서는 10개 구단 중 8개 팀이 고졸 투수를 1차로 지명했다. 이전 기사에서 지적했던 대로 고졸과 투수 비율이 갈수록 늘어가는 최근 1차 지명 트렌드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관련기사: 타자·대졸 비율 줄고…투수·고졸 비율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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