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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국제 성소수자 혐오반대의 날을 맞아 성소수자를 향한 "어떤 종류의 낙인과 차별도 용납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17일 인권위는 송두환 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우리는 지난 몇 년간 변희수 하사, 김기홍 활동가 등 성소수자의 인권을 위하여 헌신한 분들의 죽음을 목격했다"며 소수자를 향한 폭력을 더는 한국 사회가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인권위는 "사회의 다른 구성원과 마찬가지로 성소수자 또한 그 자체로 존중받고 자유와 공정, 인권과 평등한 연대를 누릴 권리가 있다"며 "인권위는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맞이하여 이 점을 다시 확인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성소수자를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특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인권위는 이번 성명에서 "성소수자 591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혐오를 경험한 사례는 응답자의 90퍼센트에 이르고, 이들은 혐오와 차별로 인한 스트레스와 우울, 불안 등을 지속적으로 겪고 있다"는 지난 2020년 트랜스젠더 혐오차별 실태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아울러 작년 성소수자 인권단체 다움이 성소수자 청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응답자 3911명 중 절반가량이 '최근 1년간 진지하게 자살을 생각했다'고 응답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인권위는 이 같은 실태를 두고 "2015년 11월 3일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적 태도를 우려했다"며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가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 성적지향 및 성정체성을 이유로 한 폭력을 포함한 어떤 종류의 사회적 낙인과 차별도 용납하지 말 것을 우리 정부에 권고했다"는 점을 되새겼다.

인권위는 "1990년 5월 17일은 세계보건기구가 동성애를 질병분류에서 공식적으로 삭제한 날이며, 그 후 전 세계에서 매년 이날을 기리는 행사가 마련된다"며 "우리는 이날을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IDAHOBIT: 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Biphobia and Transphobia)이라 부르고,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혐오, 사회적 낙인의 역사를 반성하고 되새기는 계기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28일 서울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에 게시된 고 변희수 육군하사의 1주기 추모 광고.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서울교통공사에 이 광고 게시를 요청한 지 7개월 만에야 광고가 걸렸다.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