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170개 시민·사회단체가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에게 석탄산업 투자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공개 서한을 보냈다. 23일 기후솔루션,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환경운동연합, 플랜1.5, 녹색연합 등 170개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공개한 서한에서 "국민연금이 세계 3위 연기금의 위상에 걸맞지 않게 정책 발표를 미적거리고 있"다며 "국민연금이 오히려 탈석탄 선언에 역행하는 행보마저 보인다"고 질타했다. 해당 서한에는 미국 지구의벗(Friends of the Earth US), 독일 우르게발트(Urgewald), 호주의 락더게이트연대(Lock the Gate Alliance), 350.org 아시아 등 해외 단체도 참여했다. 앞서 국민연금은 작년 5월 탈석탄 선언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실행 안은 아직 발표한 바 없다. 오히려 지난 6월 국민연금이 한국전력공사(한전)의 지분을 2200만 주 추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석 연료 기업 투자를 늘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전은 매출 가운데 석탄화력발전 비중이 커 해외 연기금에는 석탄 기업으로 분류된다고 시민사회단체들은 주장했다. 실제 단체들에 따르면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지난 2017년 한전을 투자금지기업으로 지정했고, 네덜란드 연기금 APG는 작년 2월 한전 주식을 전량 매각한 바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3월에도 투자 기준을 설명하는 공청회에서 '석탄회사' 기준으로 석탄 관련 매출 비중으로 50% 혹은 30% 안을 제시해 빈축을 샀다. 글로벌 표준인 20% 안에 한참 못 미치는 요건이기 때문이다. 이에 공개 서한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은 △석탄 기업을 분류하는 정량 기준으로 매출 비중 '최소 30%'를 설정하고 투자에서 배제할 것과 △석탄 산업의 범위를 석탄의 전체 가시사슬로 확장할 것 △에너지 전환 계획을 명시한 기업의 투자 허용 여부를 엄격한 기준으로 판단해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을 방지할 것 △석탄 기업에 대한 수탁자책임 활동 기준을 명확히 수립하고 투명성을 강화할 것 △해외 석탄 자산에 대해 즉각적으로 전면적인 투자 배제에 나설 것 등 5대 요구사항을 국민연금에 제시했다. 이들 단체는 네덜란드의 APG, 스웨덴의 AP2, 덴마크의 대니카연금, 노르웨이의 스토어브랜드 연금 등 해외 주요 연기금을 예로 들며 "이들이 탈석탄 이행을 넘어 화석연료 전반에 대한 투자 배제 정책을 이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이 탈(脫)화석연료에 나선 것은 비단 기후위기 대응뿐 아니라 화석연료의 좌초자산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서"라며 "국민연금 역시 이와 같은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투자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국민연금법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국민에 연금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국민의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해 존재"한다며 "국민연금이 좌초자산 위기에 노출된 석탄 자산에 계속 투자하는 것은 기후위기로부터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국민연금의 존재 목적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도 덧붙였다. 이들 단체는 다음달 24일까지 해당 공개 서한에 관한 국민연금의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이후 서한에 관한 국민연금의 대응 내용을 추가 공개하겠다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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