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담은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여가부가 기존에 맡았던 기능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로 이관된다. 정부는 보건복지부에 생애주기 정책과 양성평등 기능을 총괄하는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를 신설할 예정이다. 그러나 국회 다수를 점하고 있는 민주당이 여성가족부 폐지 반대 입장이어서, 이번 개편안의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이 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또한 복지부 산하에 두게 될 새로운 본부도 성소수자의 존재가 의도적으로 배제된 '양성'평등본부여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정부조직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 방안에 따르면 여가부는 폐지되고 국가보훈처는 부 단위로 격상된다. 재외동포 지원을 위한 재외동포청도 신설된다. 이 안에 따르면 정부조직은 기존 18부·4처·18청·6위원회에서 18부·3처·19청·6위원회로 변경될 예정이다. 여가부가 폐지됨에 따라 기존 업무는 다른 부처로 이관된다. 구체적으로 청소년, 가족, 양성평등, 권익증진 기능은 보건복지부에 신설되는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로 이관된다. 법무부로 이관될 것으로 예상되었던 성폭력 피해자 지원 등 여성권익보호 업무 또한 보건복지부로 이관된다. 정부는 "분산된 생애주기별 정책을 연계하고 여성정책의 패러다임을 '양성평등'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신설되는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장은 장관과 차관 중간의 위상을 갖고 그에 해당하는 예우를 받는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본부장의 직위를 장관과 차관의 중간 수준, 즉 현재 통상교섭본부장과 동일한 수준으로 해서 정책 추진과 대외교섭력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기존 장관급 부가 본부로 격하됨에 따라 국무위원 자격, 의안 제출권 등은 사라진다. 이 장관은 위상 격하에 따른 여성정책 축소 우려에 대해 "차관보다 상위 직급인 본부장이 (보건복지부) 장관과 한 팀을 이루어서 그 업무를 그대로 하는 것"이라며 "더 많은 협업과 융합으로 일의 효율성을 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여가부 내 여성고용 기능은 고용노동부로 이관된다. 여성가족부와 고용부가 따로 수행해 온 여성고용정책 기능을 고용노동부로 이관 및 통합하여 종합적으로 고용정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여가부 폐지 필요성에 대해 "여성·청소년 등 특정 대상 업무 수행으로 전 생애주기에 걸친 종합적 사회정책 추진 곤란, 부처 간 기능증복 등 정부 운영의 비효율"이 초래되었다며 "새로운 갈등으로 심화되는 젠더갈등을 해소하고 실질적 양성평등 사회 구현"을 위해 개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가보훈처는 부 단위로 격상한다. 국가유공자 예우, 제대군인 지원 체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작년 기준 732만 명에 달하는 재외동포 지원을 위해 별도의 재외동포 전담기구인 재외동포청도 외교부장관 소속으로 신설될 예정이다. 기존 대통령 공약이었던 우주항공청 신설은 이번 개편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 장관은 "여성가족부 폐지는 윤석열 정부의 주요 대선공약"이었다며 "여성 불평등 개선에 집중했던 여성정책의 패러다임을 남녀 모두를 위한 양성평등으로 전환해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이번에 확정된 정부조직 개편안은 의원 입법 형식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7일 의원총회를 열어 주호영 원내대표가 대표발의자로 나서는 당론 성격으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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