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정보 밀어내기? SNS서 중국발 스팸 게시글 '봇물'…방역 일부 완화 '다독이기'도 계속
중국 정부는 시위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28일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중국 내 "광범위한 분노와 좌절"에 대한 질문에 "당신이 말한 것은 실제로 일어난 일을 반영하지 않는다. 공산당 지도부와 중국 인민들은 함께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관영 언론들에서도 시위 관련 보도는 찾아보기 어렵다. 중국 당국은 시위를 인정하는 대신 오히려 온라인에서 시위 흔적을 지우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는 27일 트위터 직원들이 중국발로 올라오는 스팸성 게시글로 골머리를 앓았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날 몇 달 혹은 몇 년 간 휴면 상태였던 계정을 포함한 수많은 중국어 계정들이 갑자기 중국 주요 도시 이름을 포함한 스팸성 게시글을 쏟아내기 시작했고 그 결과 해당 도시들에서 개최된 시위 정보를 알고자 했던 사람들은 몇 페이지에 걸친 쓸모 없는 정보의 홍수에 시달려야 했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트위터 내 선동 및 허위 정보를 감시하는 팀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ECO) 취임 뒤 해고 및 퇴사로 규모가 크게 줄어든 상태다. 당국이 일부 지역 방역을 완화하며 우회적으로 대응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28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베이징, 광저우 등 도시에서 사회 활동이 없는 사람들은 집단 검사를 면제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당국은 시위의 도화선이 된 신장 우루무치 지역 방역도 완화했고 27일엔 주거 단지 봉쇄 때 출입구를 폐쇄하는 관행을 개선하겠다고 밝히는 등 주민 불만을 다독이는 듯한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27일 <가디언>은 전 홍콩이공대 교수로 재직한 정킴와 홍콩민의연구소(PORI) 행정부총재가 이번 시위에 대해 조직되지 않은 시위는 정부에 대항할 만큼 강력하지 않으며 통상 사소한 조정만 이뤄져도 시위대는 굴복하고 돌아간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27일 베이징에 모인 시민들이 정부에 불만을 제기하거나 시위를 한 경험이 없어 어떤 요구를 해야 할지부터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다고 짚었다. 매체는 상하이와는 달리 베이징 시위에서는 반정부 구호가 거세게 나오지 않았으며 정치적 구호가 터져 나오면 시민들이 스스로 단속하는 모습도 보였다고 설명했다. 매체에 자신의 성을 왕이라고 밝힌 한 참여자는 시위로 많은 것이 바뀔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며 "중국인들의 (시위) 조직 능력은 여전히 너무 약하다. 우린 경험도 지식도 없다"고 토로했다. 다만 시위대의 요구와 같은 전면적 방역 완화가 이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29일 발표된 중국 코로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3만8421명으로 4만 명을 넘긴 전날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3천 명에 못 미치던 이달 초보다는 크게 늘었다. 중국이 자국산 백신만을 고집하고 고령자의 추가 접종률이 낮다는 점도 방역 완화를 기대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29일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방역 규제에 따라 재개장한 지 5일만에 다시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달에도 이용객이 있는 상태에서 불시에 폐쇄된 이 놀이공원에 갇힌 이용객들은 코로나 검사 음성 판정을 받은 뒤에야 퇴장이 가능했다. BBC는 당시 놀이공원에 갇힌 이들을 위해 놀이기구가 봉쇄 기간 동안 계속 작동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이 시위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가운데 각 국은 중국에 평화로운 시위를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28일 중국 브리핑에서 중국 시위에 관한 질문을 받은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시민들이 그들이 문제로 여기는 정책, 법률 및 지시에 대항해 평화롭게 시위하고 집결할 자유가 허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BBC 기자에 대한 공격을 포함해 중국 정부는 시민들의 시위에 귀를 기울이는 대신 강력한 탄압을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BBC는 27일 자사 기사가 상하이 시위 취재 중 당국에 연행 돼 구타당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BBC 기자 외에도 <로이터>, <AP> 통신 기자 등 시위를 취재하던 여러 언론사 기자들이 구금됐다 풀려났다고 전했다.주요 시장 하락…분석가들 "시위 자체는 '게임 체인저'라 보지 않아"
시장 참가자들은 전 세계 공급망의 주요 축을 담당하고 있는 중국 시위를 지켜보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28일 미국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 지수는 1.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6% 하락했다. 브렌트유는 장중 한 때 3%까지 하락한 뒤 0.5% 하락 마감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0.7% 상승했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달러는 통상 시장 위험이 커졌다고 판단될 때 선호된다. 다만 분석가들은 이 같은 움직임이 시장참가자들이 시위 자체를 큰 위협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미 중국 경제 상당 부분을 경색시키고 있는 제로 코로나 정책에 더해 불확실성을 높이는 하나의 요소가 더해졌다는 설명이다. 리서치 업체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의 수석 경제학자 칼 웨인버그는 "경제에 타격을 입히는 가장 큰 요소는 제로 코로나 정책"이라며 "시위 그 자체가 상황을 바꿀 결정적 사건(게임 체인저)이 될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라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에마뉘엘 카우 바클레이즈 유럽주식전략 부문장은 투자자들이 이번 시위로 "제로 코로나 정책의 방향이 어디로 가든 순조롭게 흘러가진 않을 것임을 실감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달 초 중국 당국이 코로나 방역 조치를 다소 완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확진자가 크게 늘며 폐쇄 구역이 늘면서 다시금 광범위한 봉쇄와 중국의 수요 하락에 대한 시장 불안이 커지며 이달 들어 국제유가는 10% 넘게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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