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적으로 최악의 피해를 가져온 기후재난 10개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각각 최소 3조 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큰 경제적 손실을 일으킨 기후재난은 최소 126조 원의 손실을 초래한 것으로 분석됐다. 2일 영국 자선단체 크리스찬 에이드 발표를 보면, 이 단체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2022년 가장 피해가 컸던 10개의 기후재난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 비용을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최악의 기후재난 10개는 인구가 밀집하여 거주하는 6개 대륙 모두에서 관측됐다. 지난해 여름 1739명의 목숨을 앗아간 파키스탄 대홍수를 비롯해 유럽 대륙의 폭염과 가뭄, 지구 전 지역을 강타했던 폭풍 등 막대한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되는 자연재해가 10대 재난에 포함되어 있다. 보고서는 기후재난으로 야기된 손실 중 소유권이 명확하고, 경제적 가치가 확실히 평가될 수 있는 손실 부분만을 평가했다. 이에 경제적 가치가 정량적으로 측정되지 않는 작물 생산 영향, 무역 거래 지연 등을 포함한다면 손실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고도 전했다. 가장 큰 경제적 손실을 안긴 재난은 지난해 9월 미국, 쿠바 지역을 습격한 허리케인 '이언'이었다. 최소 100조 달러(한화 약 126조9000억 원)가 넘는 경제적 손실을 야기한 것으로 보고됐다. 130명이 넘는 사상자를 낳은 허리케인 이언은 21세기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손실을 낸 허리케인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재난 피해를 입은 미국의 경우 자산 가치가 높기 때문에 피해액 정도가 가장 큰 것으로도 분석됐다.
전례없는 폭염과 가뭄이 지속된 유럽 대륙에서는 최소 20조 달러(약 25조 원) 규모의 피해가 있었다. 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여름으로 기록된 작년, 유럽 대륙에서는 2만여 명의 초과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가뭄으로 인한 작물 생산 감소 등 경제적 피해 또한 막심했던 것으로 보고됐다. 보고서는작년 발생한 재난이 특히 기후위기에 취약한 빈국에 큰 타격을 줬다고 분석했다. 이들 국가의 경제적 피해 정도는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작게 측정되었지만 이는 자산 가치가 선진국에 비해 낮고, 측정이 어려운 이유가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1739명의 사망자와 700만 명이 넘는 기후난민이 발생한 파키스탄 대홍수의 경우 경제적 손실이 3조 달러(약 3조 원)로 측정됐다. 보고서는 보험 손실 외의 비용을 고려하면 더 큰 경제적 손실이 났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한 3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내 폭풍 피해와 130만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한 아프리카 지역 홍수 등을 언급하며 선진국의 기후위기로 인한 경제적 피해 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작년 제27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합의된 '손실과 피해' 기금 필요성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기후재난에 따른 피해 지원에 기금이 사용되어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앞서 총회에서 선진국들은 처음으로 기후위기에 취약한 국가들을 위한 기금 마련에 합의한 바 있다. 다만 기금의 규모와 수혜국 등 전반 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크리스찬 에이드 패트릭 와트 대표는 "2022년은 기후위기 최전선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참담한 한 해였다"라며 "경제적 수치 뒤에는 기후재난으로 인한 사망과 고통 등 수많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온실가스 감축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한편 기후재난 위험은 기후위기 상황이 심화함에 따라 가속화할 전망이다. 작년 4월, 유엔 재난위험감축국(UNDRR)은 지난 20년간 대형 재난이 연 350~500건씩 발생했으며, 2030년엔 하루 1.5건 씩 대형 재난이 발생할 것이라는 암울한 예측을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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