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대형참사 발생시 사고 원인 등을 밝히기 위한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 필요성에 공감을 표하고, 민주당이 구체적인 안을 마련하면 관련 논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의 조사기구 설치 요구에 공식적으로 답한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 수요일 유가족 대표단을 만났다"며 "'사고가 나면 수사만 하고 있는데, 수사 이외에 사고 원인을 밝힐 수 있는 다른 차원의 조사기구가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처음부터 유족들에 대한 배려, 트라우마 치료 등에 대해 같이 다뤄줄 기구가 필요하다'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저희도 상당 부분 공감을 표시했다"며 "큰 사건이 나면 사건의 발생 원인, 재발방지책을 지금은 수사기관의 수사 발표로만 끝내는 경향이 있다. 수사 이외에도 전문가들이 사고가 왜 발생했는지 그 과정에서 놓친 것은 없는지 살피는 조사위원회 같은 것을 외국에서도 많이 운영한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민주당도 (대형 참사 조사기구 설치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조금 더 구체적인 안을 마련하면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종철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등 유가족 5명과 김남근 변호사 등 유족 대리인 3명은 지난 1일 주 원내대표,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등을 만나 독립적인 이태원 참사 조사기구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청했다. 주 원내대표의 이날 발언은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은 것이지만 면담 당일 발언에 비춰보면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원하는 방향으로 특별법이 제정될지 확신하기는 어렵다. 면담 당일 기자들과 만난 주 원내대표는 이날과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대형 참사 조사기구 설치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다만 법은 소급시효를 배제하고 있기 때문에 이 법을 만들어서 이태원 사건에 적용할 수 있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고 했었다. 한편 면담에서 유가족은 오는 5일 국회에서 열리는 이태원 참사 추모제 여당 의원 참석도 부탁했다. 이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이날 "아직 내용이나 형식을 보고 있는데 가급적 참여하는 쪽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오는 4일에도 광화문 광장에서 이태원 참사 추모제를 계획하고 있다. 참석 여부를 묻는 질문에 주 원내대표는 "저희는 참여를 고려하지 않다. 유족 대표를 뵀는데 4일 참석은 자기들도 요구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서울시가 이태원 참사 추모제를 위한 광화문 광장 사용을 불허한 데 대해 그는 "서울시에 물어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자세한 사정을 모른다"고 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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