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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넓은 산업단지 지붕은 언제 태양광으로 덮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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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넓은 산업단지 지붕은 언제 태양광으로 덮이나 [초록發光] 산업단지 태양광 설치 의무화제도가 필요하다
전국 산업단지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국가 전체 배출량의 절반에 가깝고(45.1%), 에너지의 절반 이상이(53.5%) 산업단지에서 소비된다. 에너지전환이 시급한 시기. 그렇다면 산업단지에서 생산되는 태양광은 얼마나 될까? 허탈하게도 통계자료가 없어서 정확한 파악은 어렵다. 대략 태양광 설비 용량은 1기가와트(GW) 이하일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국내 태양광발전 누적설비용량 21GW(2021년 기준)의 5%에도 못 미치는 규모이다. 산업단지로 조성된 에너지 다소비 지역에서 공장 지붕과 주차장 등의 유휴부지를 활용해 태양광발전을 하면 에너지 생산과 소비지역의 불일치 문제도 해결되고, 추가적인 생태환경 훼손도 없고, 지역주민들의 민원 발생이나 입지 갈등 문제에 봉착할 우려도 없다. 산업단지의 유휴부지를 재생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입지로 주목했더라면 연차별 추진 계획도 면밀히 세우고 점검하고 집계도 했을 테지만 대부분의 공장 부지에서 태양광을 찾기란 힘들다. 물론 한국 산업단지공단은 2017년에 재생에너지 자원지도 제작을 제안한 바 있고, 협동조합형 태양광 보급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부산, 울산, 충북, 대구, 경북, 경기도 등에서도 산업단지 태양광 프로젝트, RE100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산업통상자원부도 2018년 입주기업이 참여 주체가 되는 협동조합 방식으로 2022년까지 3.2GW 태양광 설비 확대 목표를 제시한 바 있지만, 활성화되지 못하고 중단된 상태이다. 전체 국토면적의 1.43%에 달하는 산업단지엔 최대 53GW까지 설비 가능한 태양광 잠재량이 있다는데, 이 부지의 그 넓은 지붕들은 왜 그 좋은 태양빛을 전력으로 생산하는 일을 마다하고 있는 것일까? 이 넓은 잠재적인 재생에너지 부지가 ‘잠재’인 채 남아있도록 두어도 괜찮은 것일까? 태양광 발전설비 부지 확보가 그리도 어렵다면서? 게다가 우리나라 에너지의 절반 이상을 이곳에서 쓰는데?
▲산업단지 지붕. 태양광 설비를 찾기 힘들다. ⓒ녹색연합
산업단지 태양광 잠재량 추산은 편차가 크다. 기관마다 다른 조건값으로 추산했기 때문이다. 한국에너지공단은 약 5GW 태양광 설비가 가능하다고 보았는데, 지붕면적을 산업시설구역 전체 면적의 47.5%로 보고, 이중 설치 가능면적이 50%, 입주기업의 태양광 도입 가능성을 50%로 가정하고 태양광 설치 가능 면적을 계산한 것이다. 소요면적은 13.2㎡/kW로 가정하였다. 이와 달리 아이솔라에너지는 53GW의 잠재량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국내 산업단지 분양면적을 기준으로 지붕면적(용적률 80% 적용)에 태양광 설치가 가능하다는 가정하에 지붕 환산 소요면적 8㎡/kW (건물태양광 민간업계 실시설계 설치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산업단지 태양광 생각만큼 쉽지 않다고?

산업단지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하며 공적 투자가 이루어진 곳으로 토지를 공장 외 용도로 활용하기에 엄격한 제한이 존재한다. 그러나 태양광 시설과 같은 신재생에너지설비 설치를 단계적으로 허용해왔다. 본래 건축물의 용도가 변경된 경우 공장 등록이 취소될 수 있으나, 태양광 설비로 공장의 일부가 공장 외 용도로 활용되더라도 공장의 제조 활동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한 설비를 가능하게 하였다. 또한 산업단지 내 모든 용도구역에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허용하는 것으로 법규를 바꾸었다. 산업단지 내 태양광발전은 입주기업, 지원시설의 지붕과 유휴공간(유수지, 공원, 주차장, 미활용 공간 등)을 활용하여 도입할 수 있다.
▲김해 골든루트 산업단지. 지붕위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을 볼 수 있다. ⓒ녹색연합
법안도 발의되어 있다. 산업단지공단의 사업에 입주기업체의 에너지효율향상과 재생에너지 보급 등 산업단지 내 온실가스 감축에 관한 사업을 고유의 업무로 인식하고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도록 하는 법이 있다(이소영 의원 대표발의). 산업단지 관리기관이 노후된 기존 공단 시설의 고도화 사업 계획에 신재생에너지의 이용 및 보급촉진방안 및 온실가스 감축방안을 추가하고 이를 위한 비용의 일부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보조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허영 의원 대표발의), 국가산업단지 지정 수립 시 재생에너지 설비 설치 계획을 반드시 포함하도록 규정하는 법안(김경만 의원 대표발의)도 발의되어 있다. 산업단지 입주기업들의 태양광 설치 촉진을 위해 공장설립 승인 완료 신고 전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도록 노력할 것을 규정하거나 태양광 발전 임대사업의 기간 보장을 위해 건축물 양수인이 임대사업에 대한 종전 소유자의 권리·의무를 승계하도록 하는 법안(이용선 의원 대표발의)도 발의되어 있다. 그러나 이런 법안들로 개정되더라도 태양광 설치는 전적으로 산업단지 관리기관과 입주기업의 의지에 달려있어 태양광의 빠른 확산이 담보되긴 어렵다.

산업단지 재생에너지 설치 의무화가 필요하다

온실가스 배출 책임과 에너지전환을 책임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하고 효과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입주기업과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재생에너지 설치 의무화 방안을 검토할 때가 되었다. 신규산업단지의 경우 단지 조성 시 반드시 수립하여야 하는 에너지 사용계획에 태양광 발전설치 계획을 포함하도록 의무화하고, 단지 내에 입주할 신규공장시설의 경우 제조 시설 설치 승인 시 태양광 발전 설치 계획 제출을 의무화하는 것도 방안이다. 기존 산업단지의 경우 산업단지 구조 고도화계획 수립 시(20년이 경과 된 산업단지는 10년 단위로 구조 고도화계획을 세운다)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 계획을 반드시 포함하도록 의무화하고, 기존 공장 시설의 경우 산업단지 관리기관은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가 가능한 지붕과 유휴부지 등을 파악하여 설치 촉진 조치 계획을 포함할 것을 의무화하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 에너지를 많이 쓰는 곳에서, 이미 산업단지 조성으로 개발된 곳. 그래서 추가적인 환경 훼손을 가하지 않아도 되는 부지. 주민 수용성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곳. 에너지를 대거 필요로 하는 곳에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방법. 산업단지 재생에너지 설치 의무화는 그래서 조속히 도입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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