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기조 일관성 유지할 것"…경제·외교 국정 방향 고수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총선 패배 원인으로 소통 부족을 꼽으며 언론과 소원했던 관계 개선 등 국정운영 스타일의 변화를 예고하면서도 정작 경제와 외교 분야에 관한 국정 기조는 고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언론과의 소통을 더 자주 갖고 해서 언론을 통해 국민들께 설명하고 이해시켜드리고 저희가 미흡한 부분, 부족한 부분도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기회를 계속 갖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거듭 "더욱 소통하는 정부, 민생에 관해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정부로 바뀌어야 한다는 기조의 변화는 맞는다"면서도 "시장 주도, 민간 주도 시스템으로 경제 기조를 잡는 것은 헌법 원칙에 충실한 것이다. 그 기조는 일관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건전재정' 기조와도 충돌하는 감세 정책에 대해 윤 대통령은 "부자 감세하려는 것이 아니다"고 항변했다. 윤 대통령은 부동산 세제 완화에 대해선 "중산층과 서민들이 안정적인 주거를 보장 받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목표", "부자감세니 이런 비판도 있지만 세금이란 것이 과도하게 들어가면 시장을 왜곡시킨다", "징벌적 과세를 완화해서 시장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하겠다"고 했다. 총선을 앞두고 공언했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입장도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금투세가 시행되면) 자본시장이 무너지게 되고 제 기능을 못하게 돼 실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국회에 강력히 협력을 요청하고 특히 야당의 협조를 구할 생각"이라고 덧붙였지만, 법안 처리의 키를 쥐고 있는 민주당이 2025년 금투세 시행 입장에 변화가 없어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미 동맹 일변도, 한일관계 개선에 치중했다는 지적을 받는 외교노선도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는 등 오는 11월 미국 대선 이후 상황 변화 가능성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에 관해서 미국 조야, 양당 상·하원과 행정부의 강력한 지지가 있다"면서 "거기에 기반해서 문제를 풀어나간다면 원만하게 여러 협상과 문제가 잘 해결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한일 관계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과거사와 현안에 대해 양국 국민의 입장 차이가 확실하게 존재한다"면서도 "확고한 목표 지향성을 가지고 인내할 것은 인내하면서 가야 할 방향을 걸어가야 한다"고 했다."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여성가족부는?
윤 대통령이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사회부총리급으로 신설하겠다"며 정부조직법 개편을 예고한 대목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저출생대응기획부 장관이 사회부총리를 맡도록 해서, 교육, 노동, 복지를 아우르는 정책을 수립하고, 단순한 복지정책 차원을 넘어 국가아젠다가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처음 밝힌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은 대선 공약이던 '여성가족부 폐지'와 맞물린 정부조직 개편으로 풀이된다. 부총리급 저출생대응기획부가 여성가족부를 흡수해 출범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위원장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의 관계설정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다만 윤 대통령은 "저출생 문제를 각 부처가 나눠서 맡고, 의결‧강제 기능이 없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에 맡기기보다는 과거 경제성장을 추진했던 경제기획원 같은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설치해 좀 더 공격적으로 강력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길 것"이라고 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의대 정원 증원 방침에 대해서도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아, 장기화되고 있는 의정 갈등 해법 마련이 여의치 않아 보인다. 윤 대통령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의료 수요, 지역과 필수의료를 강화해야 하는 상황에 비춰볼 때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1년 넘게 (의료계와 협의를) 진행하는 동안 한 번도 (의료계의) 통일된 의견을 받아보지 못했다"고 의료계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마냥 미룰 순 없다"며 "정부는 생각하는 로드맵에 따라 뚜벅뚜벅 국민을 위한 의료개혁의 길을 걸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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