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아파트 전세 매물은 씨가 말라 값이 오르고 매물은 쌓이기만 하는 양극화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21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을 보면, 이날 현재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8만3773건이다. 1년 전(6만3963건)에 비해 31.0퍼센트 급증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꾸준히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8월 26일 7만 건(7만406건)을 돌파한 아파트 매물은 작년 11월 2일 7만9886건을 기록해 서울 아파트 매물 집계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더니, 바로 다음날에는 8만 건을 일시적으로 돌파(8만452건)하기도 했다. 점차 증가추세를 보이던 아파트 매물은 올해 3월 6일(8만149건) 8만 건을 넘어선 후 현재까지 장기간 8만 건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달 15일에는 8만 5595건을 기록해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운 후 현재까지 8만 건대 중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들어 서울의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가 오르는 모습을 보이면서 주택 소유주들이 호가를 높임에 따라 매물이 쌓이는 모습이다. 실제 아파트 거래량은 점차 증가하고 있으나, 여전히 침체기 이전에 비해서는 부진하다. 지난 16일 상업용 부동산 전문 프롭테크 부동산플레닛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9016건으로 전 분기(5834건) 대비 54.5퍼센트 급증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3월에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가 3900건을 기록하며 2021년 8월(4065건) 이후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이번 부동산 장기 침체 시기 이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작년 10월 월별 기준 559건까지 떨어져 사상 최저 기록을 세운 후 최근 들어서는 월 평균 3000건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부동산 시장 상승기이던 2019년 서울의 아파트 월평균 매매 거래량은 6257건이었고 2020년은 6748건이었다.
반대로 전세 매물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이날 서울의 전세 매물은 2만8897건으로 집계됐다. 전날(2만8877건)에 이어 이틀 연속 2만8000건대를 유지했다. 이는 1년 전의 3만8499건 대비 24.9퍼센트 줄어든 수치다. 서울의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년여 전인 작년 5월 5일만 해도 4만 건이 넘었다(4만308건). 그러나 이후 3만 건대로 줄어들더니 4만 건대로 다시는 늘어나지 않았다. 줄곧 3만 건대 초반 수준을 유지하던 전세 매물은 작년 10월 1일 2만 건대로 줄어든 후(2만9831건), 3만 건대 중반 수준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3월 후반기 들어 3만 건대 초반 수준에서 3만 건을 오르내리는 수준으로 하락하는 모습이 관측된 후 4월 말부터는 2만 건대로 심심찮게 줄어드는 모습이 관측되고 있다. 전세 물건이 줄어들면서 전세 가격도 치솟고 있다. 지난 2020년 도입된 계약갱신청구권제가 4년 째 접어들어 전세 재계약 시기가 되면서 전세 가격이 일제히 오르는 시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더해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아파트 매매 수요가 전세로 이동하면서 전세 가격 인상을 자극한 것도 주요 요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 수요자의 기대 가격보다 높은 수준으로 아파트 매매 호가가 유지되면서 아파트 매수를 포기한 이들이 전세 시장으로 몰리고, 이에 따라 전세 가격은 더 오르는 모습이다. 아파트 전세 가격 상승세는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전주 대비 0.07퍼센트 올랐다. 이에 따라 아파트 전세 가격은 작년 5월 둘째 주 이후 52주째 줄곧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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