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이 3년 만에 최대치로 치솟았다. 부실채권비율은 2년여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부실채권비율은 6개 분기째 상승했다. 3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3월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현황(잠정)' 자료를 보면, 지난 3월말 기준 국내은행 부실채권(3개월 이상 연체)은 13조4000억 원이었다. 전분기 대비 9000억 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국내은행 부실채권 잔액은 2021년 3월(13조8000억 원) 이후 3년 만에 가장 크게 늘어났다. 부실채권 세부 내역을 보면 기업여신이 10조7000억 원, 가계여신이 2조5000억 원, 신용카드채권이 2000억 원이었다. 최근 들어 국내은행이 가계 소비력 악화로 인해 여신전략을 가계 위주에서 기업 위주로 변경하면서 기업대출이 크게 늘어났다. 그 와중에 이처럼 부실채권 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은행 건전성 우려가 다시금 커지게 됐다. 지난 2일 기준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4월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796조455억 원으로 전월 대비 11조 원 가까이 불어났다. 3월말 부실채권비율은 0.50%였다. 전분기말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국내은행 부실채권비율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2년 3분기(0.38%) 이후 6개 분기째 내리 상승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정부가 저리 금융지원을 한 후 기준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경제주체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이 전분기 대비 0.02%포인트 올라 0.61%가 됐다. 중소기업여신은 0.05%포인트 오른 0.69%였다. 중기여신 중 개인사업자여신의 부실채권비율은 0.07%포인트 올라 0.41%가 됐다.
1분기 중 신규 발생 부실채권은 4조5000억 원이었다. 전분기(5조7000억 원) 대비 1조2000억 원 줄어들었다. 이 가운데 3조1000억 원이 기업여신 신규 부실이었다. 전분기 발생액(4조4000억 원)보다는 1조3000억 원 감소했다. 대기업여신 부실액이 3000억 원, 중소기업 부실액이 2조8000억 원이었다. 대기업 부실은 전분기 대비 8000억 원 줄어들었고 중기는 4000억 원 감소했다. 가계여신 신규 부실은 1조2000억 원으로 전분기(1조1000억 원)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1분기 중 부실채권 정리 규모는 3조5000억 원이었다. 전분기보다 1조2000억 원 줄어들었다. 대손상각 9000억 원, 매각 1조4000억 원, 담보처분 8000억 원, 여신 정상화 4000억 원 등의 작업이 각각 이뤄졌다. 금감원은 "부실채권비율은 코로나19에 따른 세계적인 저금리 현상으로 2022년 9월 최저점(0.38%)을 기록한 이후 상승하고 있으나, 코로나 이전(2019년말 0.77%) 대비로는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금감원은 "잠재리스크 현실화에 따른 신용손실 확대 가능성에 대비하여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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