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국회 11개 상임위 위원장직을 야권 단독 본회의에서 가져가며 법사위·운영위·과방위를 독식한 데 대해 국민의힘은 국회 상임위 보이콧을 선언하며 당내 특위, 당정협의 등으로 대응에 나섰다. 다만 당 안팎으로는 집권 여당이 국회를 보이콧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과 함께, 결국에는 입법권을 가진 국회로 오래잖아 끌려 들어오게 될 것이라는 회의적 시각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12일 재난안전특별위원회 당정회의, 노동특별위원회 업무보고, 교육개혁특별위원회 당정간담회, 재정·세재개편특별위원회 토론회 등 당내 특위 활동 및 당정협의를 잇달아 열었다. 이는 민주당이 전날 과방위에 이어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를 일방 소집한 데 대한 대응 성격이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일방적인 단독 회의 개최, 여야 합의 없이 진행되는 어떠한 법안들에도 동의할 수 없기 때문에 만약 그런 법안들이 폭주해서 본회의를 통과하면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강력히 건의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단독으로 가동한 각 상임위에 불참할 것을 재확인했다. 이어 그는 상임위에 불참하는 여당이 어떻게 정책활동을 이어나갈 것인지에 대해선 "당정협의 등을 통해서 함께 당정 간에 최종적으로 상의된 결과물들을 순차적으로 발표하게 될 것"이라며 "(당내) 특위에서도 다양한 정책적인 논의를 정부와 함께 해가면서 민생 안정을 위한 또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그런 민생 대책을 발굴하고 제시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앞서 민주당과의 원 구성 협의가 불발되자 14개 분야 당내 민생특위를 별도로 구성, 국회 상임위에 참석하지 않은 채 정부·여당만의 정책활동을 해나가리라 밝힌 바 있다. 이들은 전날 에너지 특위를 열어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 등 현안을 논의한 데 이어 이날도 재난안전·노동·교육·재정세재개편 등 4개 분야 특위를 가동해 업무보고 및 당정 간 정책 논의에 나섰다. 이날 의총에도 기획재정부 차관이 참석, 여당 의원들과 경제 현안 및 민생 논의를 나누기도 했다. 행정안전부 국·과장급 인사들이 참석한 재난·안전특위에선 지진 관련 정부 브리핑과 더불어 북한 오물풍선 도발과 관련한 민방위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재정·세재개편특위에는 기획재정부 제1차관 및 실장급 인사가 참여해 종부세 개편 등 세법개정안에 대해 당정 논의가 진행됐고, 업무보고 자리였던 노동특위에선 임이자 위원장이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추진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날 가동된 각 특위에선 "특위 활동을 통해 국민이 바라는 경제문제 해결하는 재정세제 관련 대책을 만들겠다"(송언석), "민생법안을 즉시 재추진하겠다"(임이자)는 등의 정책발언이 오갔지만, 이 같은 여당 측 논의들이 국회에서 실제적인 입법활동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결국 상임위원회에 대한 본인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여당의 상임위 보이콧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에 관심이 모이는 것은 그래서다. 10일 본회의를 통해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마친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오는 13일 본회의에 호응하지 않을 시 나머지 7개 상임위에 대해서도 위원장 단독 선출 및 상임위 단독 가동을 예고한 바 있다. 추 원내대표는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직에 대한 민주당 측 입장에 대해선 "국회는 민주당 의총장이 아니다"라며 강경 입장을 유지했지만, 반대로 국민의힘이 위원장직을 수락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은) 그에 관해 어떤 이야기도 한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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