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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김용원, 野에 "모욕하고 조롱하는 나쁜 버릇 못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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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막말' 김용원, 野에 "모욕하고 조롱하는 나쁜 버릇 못 버려"

자신과 마찰한 직원 병가 쓰자 "순수하지 않다"…인권위 직원들 "그게 할 소리인가"

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야당 의원들로부터 '자격 미달' 지적을 받은 데 이어 퇴장 조치를 당한 데 대해 "사람의 인권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그런 나쁜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상임위원은 24일 서울시 중구 인권위 사무실에서 열린 12차 전원위원회에서 "우리 국회가 구태를 벗어던지지 못하고 왜곡·조작·선전·선동의 전초전이라고 할까. 그런 것을 일삼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상임위원은 "(운영위) 회의 내내 차분하게 답변했고, 회의 내내 저나 이충상 상임위원이 자격 없는 사람이라고 매도당하는 것도 참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송두환 인권위원장을 향해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에 맞장구를 쳐가면서 정말 법에도 맞지 않게 일방적으로 저와 이충상 상임위원을 비방하는 말을 계속 이어갔다"며 비판했다.

지난 2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김 상임위원은 불성실한 답변으로 일관한 데 이어 야당 의원들이 모두 보는 가운데 송 위원장에 대해 위압적인 언행을 보여 결국 퇴장을 당했다.

당시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송 위원장에게 인권위의 인사 적체, 김용원‧이충상 등 '반인권 위원'의 임명 등을 두고 "윤 대통령이 인권위를 망가뜨리려고 작정하고 벌인 일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에 송 위원장이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보고 있는 중이다. 생각해 보는 범위 안에는 있는 것 같다"고 답하자, 김 상임위원은 자신에게 답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음에도 "망발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찬대 운영위원장은 "인권위 상임위원으로서 정말 부적절하게 처신하시는데 국회가 그렇게 우습게 보이느냐"며 질타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도 "망발인지 막말인지 대단히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며 "제가 6선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많은 증인과 기관들에 질문도 촉구하고 답변도 들었지만 이같은 일은 처음"이라며 퇴정을 요구했다. 이에 박 위원장은 김 상임위원의 퇴장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정회를 선언했다.

회의가 속개된 후 같은 당 고민정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믿을 수 없는 장면을 조금 전 봐서, 도저히 국회를 정상적으로 질의응답을 받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고 의원은 "정회 시간에 김용원 위원께서 인권위원장에게 소리 지르고 손가락질하고, 여기가 싸움판인가"라며 "국회라는 신성한 공간에서 인권위원장을 향해 한 태도는 저는 국회의 일원으로서 용납되지 않는다"며 "더 이상 질의응답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김 위원의 퇴장을 요구하고 다음에는 증인으로 출석시킬 것을 요구한다"고 해 결국 김 상임위원은 강제 퇴장을 당했다.

김 상임위원이 국회에서 보인 행태에 대해 원민경 비상임위원은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원 비상임위원은 "김용원 상임위원이 퇴장 명령을 받았던 발언은 전원위원회에서의 수위에 비춰보면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며 "그간 어떤 발언을 하셨는지 1회차부터 다시 회의록을 보면서 어떻게 이런 발언들을 듣고 저도 익숙해진 것인가 생각이 들 정도로 모욕적이고 명예훼손 발언이 계속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용원 상임위원이 국회에서 굉장히 큰 실망과 근심을 안겨드린 데 대해 이 자리에서 사과 발언을 먼저 하셔야 상임위원으로 적절한 태도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김 상임위원은 "제가 답을 하는 게 맞나 싶다"며 사과를 거부했다.

김 상임위원은 직전이었던 10일 전원위원회에서는 원 비상임위원을 향해 "버르장머리가 없다", "천박한 저돌적 호위무사" 등 폭언을 했다. 이에 원 비상임위원은 사과를 요구했으나 김 상임위원은 이 또한 거절했다. (☞관련기사 : "낯 뜨거운 '反인권위원'들의 놀라운 실체, 인권위에 생중계가 필요한 이유")

남규선 상임위원은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보호해야 하는 인권위가 도리어 내부에서 인권 문제가 심각하게 발동하고 있어 시민 감시를 받아야 하는 기구가 됐다는 점에서 위원회의 한사람으로서 부끄럽고 누구에게라도 죄송하다는 말을 드려야 할 것 같다"며 대신 사과했다.

▲과거 국회 운영위원회에 참석한 송두환 인권위원장(왼쪽 앞), 김용원 상임위원(왼쪽 뒤), 이충상 상임위원(가운데 뒤)

김 상임위원은 자신의 강압적 지시에 심적 부담을 느껴 병가를 쓴 인권위 직원을 향해선 "순수하지 않다"며 비난하기도 했다.

김 상임위원은 앞선 회의 때마다 해병대 전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에 대한 피해구제 진정사건 조사 결과 보고서가 공개된 절차를 문제 삼으며 배후 색출을 주장해왔다. 그는 나아가 해당 보고서를 담당한 직원을 자신의 방으로 불러 배후를 추궁하는 식의 질문을 했고, 해당 직원이 이를 거부하자 녹음을 하겠다며 강압적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정을 파악한 박진 인권위 사무총장은 지난 13일 열린 상임위원회에서 김 상임위원의 행위에 대해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규정하며, 해당 직원의 병가 소식을 전했다.

이에 대해 이날 김 상임위원은 "병가를 간 게, 순수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해 다른 회의 참석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송 위원장은 "(직원이) 병가 신청을 낸 게 그냥 갑자기 독감에 걸린 게 아니라 우리 인권위 내에서 모 상임위원(김용원)의 호출을 받고 이런저런 대화를 하고 나와서 정신적 충격을 받고 정신병원에 찾아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자세한 이야기를 하면 또 다른 이야기로 번지기 때문에 관련된 분(김용원)이 오히려 난처하거나 곤혹스러워 할까 봐 못 꺼내고 있었는데 정작 본인이 '병가가 순수하지 않다' 이렇게까지 이야기하니 너무 놀랍다"고 혀를 내둘렀다.

박 사무총장은 "예전에 저와 점심을 먹으며 '사무총장이 병가 내도록 지시했냐'고 해서 제가 놀라 물어보니 '궁금해서 물어봤다'고 하신 적이 있다. 그게 무슨 뜻인가 했는데, 아무래도 병가 내는 과정에 사무총장이 개입했냐는 의도로 물어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사람이…위원님 때문에 아파서 병원에 갔다고 하는데 그런 이야기를 하셔야 하는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발언"이라며 "저를 포함해 모욕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김 상임위원은 그러나 "행정 담당관에게 질문이 아니고 조언했다"며 "공직자는 위법한 지시를 일삼는 송두환 위원장에 대한 봉사자가 돼선 안 되고 국민의 봉사자가 돼야 한다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신적인 고통이 불법 지시한 송두환 위원장한테서 왔는지 그(나의) 말에서 나왔는지 뭔지 모르지만 과정이 순수하지 않다고 한 거니 오해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날 회의를 지켜본 내부 직원들은 참담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직원 A씨는 <프레시안>과 한 통화에서 "자기가 취조하듯 몰아쳐서 병가를 간 사람에게 '순수하지 못하다'는 둥 이게 할 소리인가"라며 "절망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거창한 인권 마인드나 전문성이 아니더라도 일단 측은지심이 있어야 하지 않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사자가 그 현장에서 검사에게 취조받는 것처럼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고 나중에 형사처벌 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압박을 받고 녹음하고 이런 분위기로 가니까 그 충격으로 '더 이상 못 하겠다'며 병가를 쓰신 것"이라고 설명하며, 해당 직원에 대한 모욕적 발언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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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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