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 나경원 (전 원내)대표님은 당시에 당직도 아니셨고요.개인 차원에서 저한테 부탁하신 거예요.
나경원 : 그게 개인 차원입니까?
한동훈 : 네, 개인 차원입니다.
나경원 : 아니 그게 개인 차원입니까?
한동훈 : 네.
나경원 : 저는 27명의… 제가 제 것만 빼달라고 그랬습니까? 한동훈 후보 똑바로 말하세요! 개인 차원이라고요?
한동훈 : 네.
나경원 : 제가 제 거를 빼달라고 그랬습니까?
한동훈 : 네.
나경원 : '네'? '네'? 저를 이렇게 모욕하실 수 있습니까? 아니 제가 '27명의 의원들이 기소됐고, 우리 거를 공소 취소하려면 야당 의원도 같이 공소 취소를 해야 되니까 그걸 같이 해달라'는 이야기 아니었습니까? 제 것만 뺄 수 있습니까?
한동훈 : 국민들이 보고 계시잖아요? 당사자가 법무부 장관에게 사건 내용을 공소 취소해달라고 요구하는 건 잘못된 겁니다.그걸 받아들일 순 없어요. 다른 국민들이 그러면 자기 사건에 대해서 법무부 장관에게 그럴 수 있습니까?
나경원 : 저는요, 전직 원내대표로서 27명을 대표해서 우리 당 의원, 보좌진들을 대표해서 말씀드린 겁니다.
한동훈 : 말씀을 왜곡하시네요? 그때 상황이 그게 아니었지 않습니까? 제가 구체적으로 말씀 안 드리지만 그렇지 않았잖아요.
나경원 : 무슨 말씀을 하십니까? 밀실, 개인 차원의 부탁, 아니 제가 개인 비리입니까? 이렇게 저를 모욕하는…. 똑바로 말씀하세요!
한동훈 : 똑바로 말씀…(드리고 있다).
나경원 : 똑바로 말씀하세요. 제가 개인 차원의 부탁이라고요?
한동훈 : 네.
나경원 : 제가 왜 개인 차원의 부탁을 합니까? 무슨 말씀을, 그러면 제가 했다는 말을 그대로 옮겨보세요. 아니 그게 개인 차원의 부탁이라고요?
한동훈 : 본인이 당사자인 사건에 대해서 법무부 장관에게 공소 취소를 요구하는 건 안 되는 겁니다. 그걸 받아들일 수는 없는 거예요.
나경원 : 얘기가 안 되네요. 그걸 개인 차원의 부탁이라고밖에 생각하시지 못하는 분하는 분이 당 대표가 된다 그러면 정말 공소 취소를 요구하실지 상당한 의문이 든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한동훈 : 개인적인 생각이십니다. (중략)
19일 SBS TV로 생중계된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6차 방송토론회 내용의 일부다. 한동훈 후보를 겨냥한 원희룡·나경원 후보의 견제에 한 후보가 작심한 듯 일일이 맞받아치면서 마지막 방송토론회는 한껏 격앙된 분위기로 진행됐다. 한 후보가 지난 17일 나 후보를 겨냥해 '공소 취소 부탁' 의혹을 제기하고, 다음날 "신중하지 못했던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한 데 바로 이어서 벌어진 일이었다. 한 후보가 나 후보를 겨냥해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는 개인 차원에서의 부탁이었다'고 2차 폭로를 감행한 것은, 나 후보가 이날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통령 탄핵 청원' 심사 청문회장에서 있었던 일을 거론하며 한 후보를 공격한 데 대한 반격을 하던 도중 나왔다. 나 후보는 "오늘 법사위 회의장 앞에서 우리 당 의원들이 회의를 반대하고 있었더니 선진화법 위반이라고 고발하겠다고 한다. 오늘 우리 의원들의 이런 행위가 고발돼야 하나"라고 물었다. 한 후보는 이에 "정치인으로서의 입장과 법무부 장관의 입장을 혼동하시는 것 같다"며 "당연히 저는 당 대표의 입장으로서 그 투쟁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그렇게 막아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나 후보가 '만약 우리 당 의원들이 기소된다면 당 대표로서 공소 취소를 요구할 것이냐'고 묻자, 한 후보는 "정치인으로서, 당으로서는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나 후보는 당시 당직도 아니었고 개인 차원에서 부탁한 것"이라고 역공했다. 기사 첫머리에 소개한 두 사람의 설전은 이 공방으로부터 이어진 상황이다. 한 후보는 이날 원희룡 후보를 겨냥해서도 공세를 폈다. 한 후보는 "원 후보께서 '동지를 지켜야 한다'고 동지라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25년 정치 경험 중에서 보수 대통령인 동지는 두 분, 박근혜·이명박 대통령이었다. 그런데 (원 후보는) 그 두 분 다 몰아내자고 하셨던 분"이라며 "두 번 그러신 분이 세 번 안 그러실 거라고 어떻게 우리가 믿을 수 있느냐"고 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가 검사 시절 적폐청산 수사를 했던 일을 겨냥해 "저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시키지 않았고 자기가 공판 검사도 아니면서 그 구형의 순간에 하이라이트를 받기 위해 일부러 법정에 들어가서 구형을 하지도 않았다"고 비꼬면서 "정치 안에서는 여러 가지 정치적인 해법, 탈당 등 여러 가지 안이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 후보는 그러나 물러서지 않고 "원 후보는 그러면 정치 상황이 바뀌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탈당을 요구할 수 있다는 얘기 아니냐"고 했다. 한 후보는 또 "2018년 제주도지사 당선 직후 원 후보는 '문재인 정부 점수는 80점이고 굉장히 높은 점수다. 반면에 박근혜 정부 점수는 마이너스다' 이렇게 말씀하셨다"거나 "2018년 6월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도덕성과 진정성, 서민 복지정책을 생산하는 능력으로 볼 때 제주에서 원희룡이 문재인 대통령의 철학, 국가 비전과 보조를 맞추면서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이라 자부한다'고 했다"고 원 후보의 과거 발언을 들춰냈다. 원 후보는 "아직도 검사 체질을 못 벗어났다", "공감능력이 너무 없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며 "정치를 하다 보면, 예를 들어 대통령과 시·도지사 협의회에서 만나면 제주도의 이익을 놓고 제주도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현직 대통령에게 덕담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元 "한동훈 '입 리스크'", 羅 "질문하면 대통령 끌여들여"…韓에 합동 공세
7.23 전당대회를 나흘 앞두고, 이틀 간의 당원투표가 실시된 첫날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초반에는 나름 우호적인 분위기로 출발했다. 전당대회를 치르며 불거진 갈등을 어떻게 치유할 것이냐는 취지의 첫 질문에 한 후보는 "당 대표가 되면 그 동안에 있었던 일들을 잊고 우리 모두가 하나의 목표로 정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 당직도 '탕평' 할 것"이라고 했고, 원 후보도 "한 후보는 아주 훌륭한 우리 당의 자산"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지난 17일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부탁' 발언 논란으로 악재를 만난 한 후보에 대해 원·나 후보가 이 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자 분위기에는 긴장이 흘렀다. 원 후보는 "한 후보의 '입 리스크'", "대화를 폭로하는 검사 체질"이 문제라며 "한 후보의 '입 리스크'가 우리 당의 가장 큰 신종 위험으로 떠올랐다"고까지 했다. 원 후보는 "개인 (간) 대화를 폭로해서 자신을 방어하고, 도망가기 위해서 이걸 끌어들이는 것은 한두 번 우발적으로 있었던 게 아니라 한 후보의 말싸움 패턴에서 수시로 나타나는 습관"이라며 "우리 동지들 간에 앞으로 중요한 이야기를 정말 나눌 수 있겠는가라는 심각한 의문을 낳고 있다"고 했다. 이어 "말싸움에서 한 마디도 지지 않으려는, 그리고 상대방을 피의자(인 것)처럼 과거의 증거나 진술을 꺼내서 제압하려고 하는 승패 위주의 사람을 대하는 방식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고 원 후보는 주장했다. 한 후보는 이에 "원 후보야말로 저와의 대화를 쭉쭉 읽으면서 저를 공격하지 않았느냐"며 "그런 말씀을 하실 자격은 없는 것 같다"고 반격했다. 두 사람은 총선 이후 가진 회동이 언론에 공개된 경위에 대해서도 서로 상대 탓을 하며 치고받았다. 패스트트랙 사건 당사자인 나 후보도 "어제 저녁에 토론을 하면서 또 한 번 실망을 했다"며 "제가 '패스트트랙 기소가 맞았나 틀렸나' 질문하자 갑자기 '그건 대통령이 한 겁니다'하고 대통령을 끌어들였다"고 했다.
이는 전날 해당 논란에 대해 사과 입장을 밝힌 한 후보가, 같은날 밤 진행된 TV토론에서 "그 기소한 검찰총장이 (윤석열) 대통령인 건 알고 있나"라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나 후보는 이 발언을 근거로 "(전날 낮에 한 후보가 했던) 사과에 진정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관련 기사 : 나경원 "공소취소 당론으로" vs 한동훈 "기소한 사람은 대통령")
나 후보는 "한 후보는 질문을 하면 계속해서 갑자기 대통령을 끌어들인다"며 "지난번 김건희 여사 문자 관련해서도 '당시 대통령께서 사과할 뜻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얘기했다"고 했다. 나 후보는 그러면서 "(적폐청산 수사 당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속기소한 것, 잘한 것이냐"고 묻기도 했는데, 한 후보는 이에 "검사로서 할 일을 한 것"이라며 "대통령님과 같이 수사했던 것"이라고 해 또 한 차례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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