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이번 교육감 선거가 보수와 진보 대결이라고 한다. 그런데 나는 이번 선거에서 '보수 후보'는 없다고 생각한다. 보수‧진보 대결이 아닌, 상식적인 국민과 뉴라이트의 대결이라고 본다."
평생 과거사 연구에 매진해 온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가 별안간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뛰어들 결심을 하게 된 계기는 결국 '역사'였다. 윤석열 정부 내내 이어진 역사 논란이 급기야 역사 교과서 논쟁으로 번지는 것을 보며, 그는 "뉴라이트가 학교 안에 발붙여선 안 된다"는 마음을 굳게 먹었다. 조희연 전 서울시 교육감의 직위 상실로 치러지는 10.16 보궐 선거에서 진보 진영 단일 후보로 나서게 된 정 후보는 "비록 초중등 교육 현장에 대해 잘 모르지만, 정치 권력이 학교와 학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그 누구보다 잘 안다"며 '교육 전문가'로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정부가 역사 편향 논란이 있는 교과서에 대한 검정 통과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의대 증원 논란으로 인한 의료 현장 혼란처럼 교육 현장에도 혼란이 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후보는 현 정부 교육 정책을 '졸속‧불통‧퇴행' 세 단어로 정리했다. 그러면서 "시민사회와 교육 공동체 사이에 필요한 소통을 하고, 더 나아가서 우리의 미래가, 우리의 미래 세대가 어떻게 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 제시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3대 교육 과제로는 역사 교육‧생태 교육‧AI 시대의 창의적 능력 향상을 꼽으며, '서울교육 플러스 위원회'와 같은 시민참여형 교육 행정 거버넌스를 통해 시민사회와 공동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조 전 교육감의 '혁신 교육'을 계승하는 한편, 초등학교에 머물고 있는 혁신 교육의 성과를 중‧고교로 확대시키기 위해서 대학 개혁과 초‧중등 개혁을 병행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학교 현장의 최대 난제로 꼽히는 학생 인권과 교사의 노동권 문제의 관계에 대해선 대립항이 아니라고 봤다. 그는 "학생 인권이 잘 보장돼야 교권도 보장된다"며 "학생 인권 조례 지키기에 전념하겠다"고 했다. 야당에서 발의한 학생인권법 제정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순탄치 않은 단일화 과정을 겨우 마무리하고 한숨을 돌리고 있는 정 후보는 오는 3일부터 보수 단일 후보인 조전혁 후보와의 본 선거전에 돌입한다. 다음은 지난 달 30일 정 후보의 서울 서대문구 선거 사무실에서 진행된 대면 인터뷰에 이어 추가 서면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정부가 '중요한 건 일본 마음'? 용서 못 해"
프레시안 : 교육감 선거에 입후보한 동기가 궁금하다. 언제 처음 교육감 출마를 생각하셨는지, 구체적인 계기가 있었다면 설명 부탁드린다.
정근식 : 조희연 교육감이 교육감직을 상실하기 전까진 교육감 후보에 출마할 생각이 없었다. 물론 조 교육감에 불리한 판결이 나올 수 있다는 말이 있긴 했지만 실제로 교육감직을 상실하는 것을 보며 '이러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보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광복절을 지나며 나라가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특히 이종찬 광복회장이 '용산에 밀정이 있는 것 같다'고 하실 정도로 분노와 배신감을 표출하신 문제의식에 백분 공감했다. 광복회라는 곳은 독립운동의 전통을 이어 온 보수주의의 뿌리다. 그런데 이 정부가 거기(광복회 입장)로부터 이탈하기 시작해서 지난해부터는 완전히 역사 문제에서 삐걱거리고 급기야 뉴라이트 인사가 교육감 후보로 나오는 걸 보면서 이래선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정부가 광복절에 '광복'이라는 말을 못 하고,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이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는가. 중요한 건 한국 국민의 마음이고 서울 시민의 마음 아닌가. 용서할 수 없는 말들이다. 나라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나를 희생해서라도 이 상황을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주변 지인들도 용기를 줘서 결심하게 됐다. 많은 분들이 이번 교육감 선거가 보수와 진보 대결이라고 한다. 그런데 나는 이번 선거에서 '보수 후보'는 없다고 생각한다. 보수‧진보 대결이 아닌, 상식적인 국민과 뉴라이트의 대결이라고 본다.프레시안 :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국민주주의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하셨다. 이력만 보면 교육보다는 현대사 문제에 천착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감 후보로서 유‧초‧중‧고 교육에 대한 전문성이 아쉽다는 평도 나오는데.
정근식 : 한국 근대 교육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에 대해선 그 누구보다 전문가라고 자부할 수 있다. 젊었을 적 쓴 논문 중 하나가 일제강점기 전남 무안의 초등학교 학적부를 분석한 것이다. 학적부를 봤는데 1930년 무렵에 갑자기 학생들이 학교를 무더기로 떠났다. 왜인가 했더니 세계 대공황 여파 때문이었다. 세계 대공황이 미국 시카고 이런 데가 아니라 우리 농촌까지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 <근대주체와 식민지 규율권력> 책을 통해 일제 강점하의 교과서를 철저히 분석했다. 규율이나 권력 문제 이야기를 하면 흔히들 미셸 푸코를 떠올리는데, 푸코 이전에 이 책을 통해 식민지 권력이 어떻게 어린 학생의 신체를 장악하는지 썼다. 한국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 한국 근대 교육 100년의 방향이 어떻게 왔는지, 정치 권력이 학교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등에 관해서는 전문가다. 그러니 '정근식은 교육 전문가가 아니다'라는 말은 틀린 말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초‧중등 교육 현장의 실무에는 약한 것 맞다. 그러나 현장에 대해선 잘 아는 분들이 너무 많다. 그런 문제들은 현장을 잘 아는 분들께 맡기고 저는 시민사회와 교육 공동체 사이에 필요한 소통을 하고, 더 나아가서 우리의 미래가, 우리의 미래 세대가 어떻게 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 제시 역할을 하려 한다.프레시안 : '교육 대란을 막겠다'고 했는데, '교육 대란'이란 게 뉴라이트 역사관이 교육 현장에 불러올 파장을 말한 건가.
정근식 : 맞다. 그런데 그런 뉴라이트 문제만을 지칭한 게 아니다. 중앙정부가 부담해야 할 고교 무상교육 예산 가운데 9400억 원을 깎아버리고 52억 원만 남겨뒀다. 다 없앤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렇지 않아도 힘든 서울시 교육 예산을 없애면 교육하지 말란 소리나 마찬가지다.
현 정부 교육 정책은 졸속‧불통‧퇴행 세 단어로 요약된다. 무상교육 예산을 깎은 것이 대표적인 졸속 정책이고, 의대 증원 문제를 많은 사람이 말렸는데도 윤석열 대통령이 듣지를 않는다. 불통이다. 합리적 보수 인사들, 심지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말해도 안 듣는다. 정부가 1970~80년대 권위주의로 돌아가자는 것 같다. 그리고 학생들 시험 쳐서 줄 세우자고 '퇴행'한다. 안 그래도 학생들이 과도한 입시 경쟁에 휘말려서 학원을 많이 다니는데, 줄 세우기식 시험을 확대하면 학원가에 '초등 대비반'이 만들어질 것 아닌가. 이런 교육 퇴행을 막아야 한다. 저도 막아야 하고 서울 시민 전부가 막아야 한다.프레시안 :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편향성 논란이 일고 있는 한국학력평가원 교과서 등에 대해 절차상 문제가 없다며 검정 취소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나서지 않으면 사실상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상황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돌파구를 찾을 계획인가.
정근식 : 한국학력평가원 교과서가 예전 '교학사' 교과서보단 좀 더 나아졌다고는 하는데 여전히 뉴라이트 사관에 기초해서 쓰인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민족이 걸어온 역사적 독립운동이나 광복의 의미, 정통성 등 헌법적 가치는 결코 훼손될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해당 교과서 내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 역사 단체에서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으니 우선 그분들의 진단을 받아보려 한다. 그리고 계속 교육부와도 이야기해서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해결하도록 하려 한다. 만일 윤 대통령과 이 장관이 계속 밀어붙이면 의대 증원 논란으로 인한 의료 현장 혼란처럼 교육 현장에도 혼란이 일 것이다. 이를 좌시할 수 없다.
"정치인들이 많이 제안해왔지만, 정치와는 무관하다"
프레시안 : 정치권에서 자주 이름이 불려서 '정치 교육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근식 : 나는 정치와 무관하다. 정치하는 분들이 저한테 많이 제안을 해오긴 했다. 김대중 대통령 때부터 같이 일하자는 제안을 받았었다. 노무현 정부 때도 그랬고 지난해에도 민주당 혁신위원장, 공관위원장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나의 의사와는 무관한 것이었다. 이 선거가 국회의원 선거라면 안 나갔을 것이다. 교육감은 정치와는 상관이 없기 때문에 선거에 나온 것이다. 다만 나는 뉴라이트가 학교 안에 발 붙여선 안 된다는 생각만큼은 선명하다.
프레시안 : 뉴라이트 사관을 비판하는 근거가 편향성 때문인데, 교육 현장에선 어떻게 해야 편향되지 않은 역사를 가르칠 수 있는지 고민이 깊은 것 같다.
정근식 : 그래서 제가 지금 구상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역사정보센터'이다. 무조건 '뉴라이트 나쁘다'고 하면 안 된다. 학생들에게 객관적인 자료를 접근하고 토론하도록 하려 한다. 그래서 학생이 '저 주장은 좀 잘못된 주장이네'라고 스스로 판단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 하나 준비하는 것은 '올바른역사교육위한위원회(가칭)'이다. 우리 역사를 미래 세대에게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 시민사회와 함께 고민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해외 항일 운동 유적지를 방문한다고 하면 교육청 힘만으론 안 되는 것들도 있고, 선생님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그런 전문적인 지식도 있기 때문에 시민사회의 힘을 모으는 것이다. 필요하면 재원도 교육청과 시민사회가 공동 부담해서 우리 아이들을 같이 키우자는 취지다. 서울 교육의 주인은 시민이다. 시민들이 참여하고 동시에 시민들도 일부는 책임을 져줘야 한다고 본다.프레시안 : 1호 공약은 지역교육청 단위로 학생·교사·학부모·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서울교육 플러스 위원회' 출범으로 알고 있다.
정근식 : 전체적인 교육 행정 거버넌스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고민, 우리 시대에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를 풀기 위해 마련한 공약이다.
지금까지 역사 교육의 중요성을 계속 언급했는데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생태 환경 위기 대응이다. ESD(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 교육, 즉 지속 가능한 교육을 만들어야 한다. 두 번째 과제는 AI 인공지능을 어떻게 교육 현장에서 활용할 것인가. 우리 학생들이 인공지능 기기의 노예가 아니라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주인이 되도록 하고, AI를 통해 어떻게 창의적인 능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우리 학생들을 과거와 같은 시험 잘 보는 학생이 아니라 AI 시대에 세계를 이끌어가는 인재로 만들기 위해선 보수‧진보 이념을 떠나 시민적 지혜가 필요하다. 서울교육 플러스 위원회에서 그런 지혜를 구하고자 한다.프레시안 : AI 시대에 맞는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 현재 AI 교과서 도입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정근식 : AI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 그래서 AI 교과서에 대해 100%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AI 교과서는 교육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 우리 학생들이 실험용 쥐는 아니지 않나. 교육 현장에서 무척 곤혹스러워한다. 교육 효과를 좀 더 확인한 뒤에 해도 된다는 입장이다.
프레시안 : 조희연 전 서울시 교육감의 혁신교육을 계승하겠다고 했다. 후보가 생각하는 '혁신교육'은 무엇인가. 그리고 '정근식표 혁신교육'은 '조희연표 혁신교육'과 어떤 차별점이 있는가.
정근식 : 혁신 교육 핵심은 첫째 공교육의 정상화, 둘째는 소수자 교육에 대한 관심과 존중. 셋째는 창의적인 질문을 하는 학생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지난 혁신 교육 10년간 가장 큰 성과가 장애인 학생 교육이었다. 이제 장애인뿐 아니라 다문화 가정 학생들이 건전한 한국 시민으로 성장하고 나아가 글로벌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더 세심하게 보살펴야 한다. 모든 학생이 행복해야 하지만 그런 학생도 행복할 수 있는 그런 방안을 찾으려 한다.
혁신 교육의 성과가 상당히 많은데 보완해야 할 점도 있다. 여론조사상으로는 찬반이 50대 50 정도 된다. 왜일까. 나는 혁신 교육의 내용과 가치를 시민과 공유하지 않아서라고 본다. 그런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혁신 교육에 대한 평가가 초등학교에선 아주 좋다. 그런데 중학교, 고등학교로 갈수록 낮아진다. 입시 장벽 때문이다. 조 교육감이 표방한 혁신 교육은 대학 입시, 좀 더 거시적으론 대학 서열구조 문제와 부딪혀서 고등학교에 가면 힘이 약해진다. 결국 대학 개혁과 초‧중등 개혁이 같이 가야 한다고 본다. 나는 서울대총장에 도전했었던 사람이다. 대학과 초‧중등 함께 소통하는 데 내가 더 적합하지 않겠나. 필요하면 대학총장협의회도 만나서 대학 서열화가 완화돼야 한다고 말하려 한다. 서열 문제를 완전히 없앨 순 없다. 어느 나라나 서열화 문제가 어느 정도 있지만 한국처럼 이렇게 수직적으로 돼 있는 구조는 벗어나야 한다. 조희연 교육감은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내걸었는데 성과가 없었다. 수월성을 가진 대학이 공유돼야 한다.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아래에서 위로 끌어올리는 것이라면, 나는 위로 끌어올리는 것과 위에서 나누는 것을 결합하려 한다."학생 인권과 교권은 마치 '이인삼각 달리기' 관계"
프레시안 : 딥페이크 성범죄 가해자 중 상당수가 10대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공교육 하의 성교육의 역할이 더욱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포괄적 성교육 도입, 페미니즘 교육에 대한 의견이 궁금하다.
정근식 : 젠더 감수성을 기르는 교육은 강화돼야 한다. 아울러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신종 성범죄 예방 교육도 대폭 강화돼야 한다. 교육뿐 아니라 행정 차원에서도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할 것이다. 이미 서울시교육청은 유네스코 포괄적 성교육 가이드라인에 따라 성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프레시안 : 학교 폭력, 딥페이크 성폭력 문제가 대두되면서 일부 지역 교육감은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촉법소년 연령 조정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정근식 : 촉법소년 연령 하향 건은 법조계와 시민사회가 풍부한 토론을 해야 할 주제다. 다만 학교 폭력, 딥페이크 성폭력 문제의 배경에 있는 복합적인 요인을 형법 논리로 단순화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한다.
프레시안 : 서이초 사건 이후 학생인권과 교권이 상충하는 가치로 여겨지고 있다. 학생인권 보장과 교사의 노동권 보장 문제를 함께 풀어갈 묘안이 있는지.
정근식 : 학생 인권과 교권은 상충하지 않는다. 학생 인권 조례가 있는 지역에서 교권 침해 비율이 낮다. 즉 학생 인권이 잘 보장돼야 교권도 보장된다. 학생 인권과 교권은 마치 '이인삼각 달리기'처럼 함께 나아가는 관계로 봐야 한다.
프레시안 : 학생인권조례안이 서울시의회를 통과했다. 학생인권조례 폐지에는 반대하지만 일부 내용은 보완하자는 입장으로 알고 있다.
정근식 : 학생 인권 조례 제정 당시와 달리 지금은 학교에서 인권친화적인 문화가 상당히 정착한 상태이다. 따라서 권리에 걸맞은 책임 역시 지금보다 강화될 필요가 있다. 또 학생의 수업권 역시 중요한데, 그러자면 교권이 보장돼야 한다. 학생 인권과 교권의 상관관계도 더 분명히 명시해야 한다.
프레시안 : 최근 22대 국회에서 학생 인권을 법으로 보장하는 학생인권법이 발의됐다. 학생인권법 제정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근식 : 전국 17개 교육청 가운데 6개 교육청만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해 시행하면서 학생인권 보장의 사각지대가 있었다. 조례가 아닌 법으로 규정하면, 학생 인권이 전국 차원에서 더 안정적으로 보장된다고 본다. 그렇지만 당장은 현재 법정 다툼 중인 학생 인권 조례 지키기에 전념하려 한다.
프레시안 : 교내 성폭력 사건 해결에 목소리를 냈다가 '전보' 징계를 받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시위를 진행했던 지혜복 교사가 최근 해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안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정근식 : 조희연 교육감의 직위 상실 이후, 부교육감 체제에서 해임된 것으로 알고 있다. 구체적인 상황은 교육청 외부자가 알기 어려워 현재 후보 상태에서는 답변하기 어려운 점을 양해해주길 바란다. 만일 교육감이 된다면 상황을 파악해 보겠다.
프레시안 : 교육감 선거에서만큼은 청소년의 의사가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정근식 : 이같은 주장에 대해 지지함. 교육감 선거에선, 청소년의 권리, 교사·공무원의 권리가 모두 보장돼야 한다. 그런데 현재는 청소년과 교사, 공무원 모두 제약돼 있어 이를 바꿔야 한다고 본다.
프레시안 : 상대 후보인 조전혁 후보에 대한 평가가 궁금하다.
정근식 : 여러 차례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신 분인데, 시험 점수로 줄 세우는 낡은 교육에 여전히 미련을 갖고 있다는 점에선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또 소수자와 약자를 존중하는 태도 역시 아쉽다.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뉴라이트 역사관, 폭력에 반대하는 인권과 평화의 감수성 등에 대해선 검증이 필요하다고 본다.
프레시안 : 긴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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