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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페이 요구한 부산국제영화제...체불임금만 1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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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페이 요구한 부산국제영화제...체불임금만 1억원 민주당 이용득 '영화제 스태프 노동실태조사' 결과 스태프 대다수 '공짜 야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일하는 스태프 대다수가 급여를 받지 못하는 '공짜 야근'을 하고 체불임금만 1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유니온과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은 1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화제 스태프 노동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영화제에는 '공짜 야근' 관행이 만연해 있다"며 "영화제 개최 전 한 달 간 하루평균 노동시간은 13.5시간이었으며 이에 따라 발생하는 시간 외 수당을 전부 또는 일부 지급받지 못했다는 제보는 30건이나 됐다"고 밝혔다.


▲ 1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화제 스태프 노동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청년유니온과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 ⓒ청년유니온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스태프로 일했던 A모(21) 씨는 "영화와 영화제를 좋아하기 때문에 부산국제영화제에 지원서를 넣어 합격했지만 결국 개막 하루 전날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젝션 오퍼레이터인 제가 맡은 업무는 영화제에서 상영될 상영작을 검수하고 영화제 당일에는 영사실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일이다"며 "오퍼레이터 한 사람당 25편에서 30편의 영화를 담당하게 되는데 약 10일 동안 모든 영화를 다 검수하려면 야근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시퇴근 시간 이후에 일정이 제멋대로 잡히는 날도 많았고 교육도 새벽 3~5시에 진행되기도 해 야근에 대한 선택권은 없었다"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는커녕 채용인원을 줄여서 한사람에게 과다한 업무를 맡기고 계속해서 야근을 시키면서 초과수당을 계산하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시간 외 근무수당을 제대로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영화제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부산국제영화제 측에서 돌아오는 대답은 '네가 사인했으니 그대로 일하거나 그만두거나 중에 선택하는 수밖에 없다', '사회 초년생이라 잘 모르는 모양인데 여기가 다른 곳보다 낫다'는 이야기들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중에서도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말은 '부산국제영화제는 자유로운 직장문화를 지향하기 때문에 그렇게 시간 외 근무수당을 칼같이 따져 지급하면 우리의 자유로운 직장문화가 무너진다'는 것이었다"며 "자유로운 직장문화를 운운하는 이러한 해명은 임금을 제대로 주지 않기 위해 만들어낸 궤변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스태프로 일했던 A모(21) 씨가 발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청년유니온

이날 청년유니온과 이용득 의원은 지난 9월 1일부터 10월 18일까지 온라인 설문, 전화 및 대면인터뷰를 통해 영화제 스태프 34명으로부터 받은 제보와 올해 전국에서 열린 영화제 스태프의 근로계약서 292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영화제 스태프들 대다수는 청년(평균연령 28.1세)이었으며 평균 경력기간 2년 동안 4.4개월 단위로 3개의 영화제를 전전했다. 또한 잦은 실업상태에 놓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제 고용기간이 짧아 실업급여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제보자 34명이 경력기간 영화제에서 맺은 근로계약 97건 가운데 87.6%가 실업급여를 받기 위한 최소한의 기간(7.5개월, 풀타임기준)에 미달했으며 경력기간 내내 7.5개월 미만의 근로계약만 맺은 제보자가 16명이나 됐다.

이용득 의원은 "최근 폐막한 부산국제영화제 개최기간 열흘 동안 시간 외 근로에서 발생한 기본급과 시간 외 수당 체불임금 추산액은 1억2400여만원이었다"며 "같은 기간 영화제 내부 VIP를 위한 리셉션에 편성된 예산은 1억8700만원이나 됐다"고 밝혔다.

이어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번 임금체불에 대해 '야근수당 없다는 거 듣고 일하겠다 하지 않았냐', '예산이 없다', '자유로운 조직문화' 같은 변명과 침묵을 늘어놓길 멈춰야 한다"며 "즉각 영화제 스태프들에 대한 체불임금을 지급하고 관행처럼 존재해왔던 '공짜 야근'을 근절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용득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즉각적인 특별근로감독실시 및 영화제의 노동실태에 대해 전국의 고용노동지청장에게 질의할 예정이며 영화제 스태프들의 권리구제를 위한 조치를 요구할 계획이다.

▲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프레시안

한편 부산국제영화제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전 직원들 대상으로 고민을 했던 부분이고 간과하고 있었던 사실은 아니다"며 "영화제 스태프들에게 시간 외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잘못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개선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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