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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교육보다 인성 교육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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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교육보다 인성 교육이 중요하다 [학부모님께 보내는 편지] <13> 8. 공부만 잘하면 된다고?
공부 잘하면서 인성 좋은 아이 있고
공부는 잘하지만 인성은 나쁜 아이 있으며,
공부 못하지만 인성 좋은 아이 있고
공부도 못하고 인성도 나쁜 아이까지 있다.
공부와 인성 간 상관관계는 없다고 보는 게 옳다.
분명한 것은
공부 잘하는 아이는 반드시 인성이 좋아야한다는 사실.
아니, 인성 좋지 못한 아이는 공부 못하도록 하여야 한다는 사실.
공부 잘하면 권력을 쥐게 될 것인데
그 권력이 우리 사회에 잘못된 영향력을 미치는 일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수업 시간 절반 이상을 인성 교육에 쏟아야
우리 사회가 건강하고 아름답고 풍요로울 수 있다.
인성 나쁜 지식인과 권력자들 몰아내는 일도 중요하지만
인성 나쁜 아이는 공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근본 처방 아닐까?
"내 자식이지만 싸가지 없기에 공부 시키지 않으렵니다.
싸가지 없는 아이 공부 잘하면 우리 사회의 평화 깨지니까요."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 많이 만나고 싶다.

형광등 켜있고 선풍기 돌아가고 에어컨도 바람을 내뿜는다.
우산이 뒹굴고 책도 필기구도 뒹굴뒹굴한다.
점심시간이나 체육시간, 아이들이 없는 빈 교실의 풍경이다.
식당 잔밥통에는 내버린 밥과 반찬 수북하고
종업식 마친 교실에는 내팽개친 물건들 엄청 나뒹군다.
엉터리 우리 교육의 자화상이고
입시 위주의 교육이 낳은 병폐다.
시험 끝나면 잊어버리게 되는 조그마한 지식 나부랭이만 가르쳤고
시험 점수 잘 받는 요령만 터득하도록 하였으며
명문대 입학만을 지고지선의 가치라 외쳤기 때문이다.

명문대학 입학이 삶의 목표가 되어버린 나라
성적표로 사람을 평가하는 나라
공부를 위해서라면 할머니 병문안 가지 않아도 되는 나라
고3이 벼슬인 나라
"공부하느라 땀 흘린 게 얼만데 그런 일을 해?"
"이래보아도 나, 명문 대학 나온 사람이야."
"이 정도 월급 받으려 초등학교 때부터 죽어라 공부한 것 아니야."
라는 투덜거림이 이상하지 않는 나라.
이런 나라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부끄러움으로 다가온다.
가르치지 않았다.
왜 환경을 보호해야 하는지,
왜 양보하고 용서해야 하는지,
왜 법과 질서를 지켜야 하는지,
왜 모르는 사람까지 사랑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공공장소에서 지켜야 할 예절 말해주지 않았고
에너지를 절약해야 하는 이유도 설명해주지 않았다.
대학입시만 중요하다 외쳤고 알량한 지식 전달에만 급급하였다.
어떠한 마음으로 어떻게 생활해야 민주 시민이 되고
어떻게 해야 평화가 지속되는 지에 대해서도 말해주지 못했다.
시험에 나올 확률이 있느냐 없느냐만 관심 쏟았고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것 용서받을 수 있다고 소리 질렀다.
명문대 합격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라 외쳤고
5지선다형 문제 정답 찾는 방법만 훈련시키고 또 훈련시켰다.

'만 들 공(工)'에 '대장부 부(夫)'를 쓴 '공부(工夫)'다.
대장부(멋진 사람) 만드는 일이 공부인 것이다.
그런데 지금 학교는 대장부 만드는 일에 관심 가지지 않는다.
사람다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가르치지 않고
대학 들어가는 일만 중요하다고 가르친다.
사람다운 사람 만들려 노력하지 않고
명문대 입학생 숫자 늘리는 일에만 심혈을 기울인다.
그저 줄 세우기의 도구일 뿐인 지식,
시험을 치르기 위한 방편 역할만 하는 지식,
시험 끝나면 사라져버리는 지식 전하는 일만 가치 있게 생각한다.
지식 전달이 교육의 전부가 아니라는,
인성교육이 지식교육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에 모두가 공감한다면
교육은 변할 것이고, 그 영향으로 사회 역시 변할 것이다.
사랑으로 다가가면 아이들은 순한 양이 되는 것을 자주 확인하였다.
처음에 도망치던 아이도 조용히 다가오고
반항하던 아이도 겸연쩍은 미소 지으며 조용히 다가와
바른 길 가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왜 정직해야 하고 왜 사랑해야 하는지,
왜 용서해야 하고 왜 겸손해야 하는지,
왜 양보해야 하고 왜 경청해야 하는지,
왜 부모님께 순종해야 하고 모든 사람들을 존중해야 하는지,
왜 독서가 중요한 지에 대해서 설명해주어야 한다.
왜 분리수거 해야 하는지,
왜 질서를 지켜야 하는지 이야기해주고 또 이야기해 주어야 한다.

권력형 비리 저지른 후, 법의 심판을 받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공부 잘하였다는 점이다.
공부 잘하지 않았다면
고생할 일도 창피 당할 일도 인생 망치는 일도 없었을 것인데.......
확실하다. 인성 올바르지 않은 아이 공부 못하도록 하여야 한다.
사회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본인의 불행 막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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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호
자기 주도 학습과 한자 공부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은 현직 고등학교 교사. <프레시안>에 '학원 절대로 가지 마라'라는 제목으로 글을 연재했다. <공부가 뭐라고>, <자기 주도 학습이 1등급을 만든다> 등의 저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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