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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사천 논란 '끝판왕'...'라이벌' 안상수 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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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사천 논란 '끝판왕'...'라이벌' 안상수 분개 거세지는 '사천 논란', 부산시장 이어 창원까지…PK 표심은?

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다. 부산시장 후보로 서병수 현 시장을 단수 공천하면서 홍준표 대표의 측근이었던 이종혁 전 최고위원이 탈당을 선언한 데 이어, 이번에는 안상수 창원시장이 탈당·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안 시장은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당직자들에게 확인했다"며 자신이 한국당 공천에서 탈락했다고 밝히고, "공천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 중대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당 공천관리위는 전날 회의에서 창원시장 후보에 홍 대표의 측근인 조진래 전 경상남도 정무부지사를 단수 추천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조 전 부지사는 홍 대표의 영남고 후배로, 홍 대표가 경남도지사일 때 정무특보, 정무부지사 등을 지냈다. 이에 현직 단체장인 안 시장이 불복을 선언한 것.


창원은 경남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 지역'으로 꼽힌다. 경남에서 가장 큰 도시이면서 다른 경남 지역 민심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곳이다. 이런 곳에서 '홍준표의 라이벌' 안상수 시장을 날리고, 측근을 전략공천한 셈이다. '홍준표 사천(私薦)' 논란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


안 시장은 "시민과 당원의 지지도가 극히 낮은 꼴찌 수준의 대표 측근을 공천하는 것은 사천이자 부정 공천"이라며 "압도적 여론조사 1위인 현직 시장으로서 후보자 간 경선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공정하지 못한 경선, 경선을 배제한 공천을 한다면 저를 따르는 5000여 명의 책임당원과 함께 당을 잠시 떠날 수밖에 없다. 무소속으로 출마해 시민 선택을 받아 창원시장에 재선된다면 당으로 돌아와 당을 재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대표는 안 시장이 탈당을 선언한 데 대해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공천에 반발이 없다면 죽은 정당"이라며 "단체장의 경우 전국 230여 개 지역을 공천해야 하는데, 출마시킬 사람은 각 지역에 한 사람뿐이고 후보자는 참 많다. 이런 경우 당헌
· 당규에 따라 공천 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데 자기를 공천해 주지 않는다고 '사천'이라고 하면서 당을 비난하고 탈당해서 무소속 출마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했다.


홍 대표는 이어 "그런데 그것(무소속 출마)이 성공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안 시장을 간접 비판하고, "그걸 두고 언론에서는 '공천 잡음'이라고 하지만 잡음 없는 공천은 없다. 그래도 우리는 묵묵히 가는 길을 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홍준표의 '라이벌' 안상수, 그 질긴 '악연'

현직 단체장인 안 시장이 공천에서 배제된 것과 관련, 안 시장과 홍 대표의 오랜 악연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홍 대표, 안 시장 모두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당대표, 원내대표를 지낸 경력이 있다.

안 시장은 2010년 당시 당권 경쟁자였던 홍준표 대표와 사사건건 갈등을 빚었다. 이른바 '개 소송' 논쟁은 유명하다. 2010년 당권 경쟁 과정에서 홍 대표는 TV토론에 나와 안 시장에 "(안상수가) 신한국당 의원 시절 (옆짚에) 개가 짖는다고 옆집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개소리 때문에 화합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당내 화합을 할 수 있느냐"고 몰아붙였다. 이에 안 시장은 "우리 아들이 고3인데 옆집에서 개를 10마리 키워 공부를 못할 지경이었다"고 반박했었다.

2014년 지방선거에 홍 대표가 경남도지사로 출마했을 때도 안 시장은 홍 시장의 경쟁자였던 박완수 의원을 측면 지원했고, 홍 대표가 도지사가 된 후에도 로봇랜드 유치 사업, 창원시의 광역시 승격 문제 등을 놓고도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입장에서 서로 대립했다. 당시 홍 지사가 검사·정치권 선배인 안 시장을 "일개 시장이…"라고 비난한 일은 지금도 회자된다.

홍 대표와 안 시장 간의 앙금이 결국 이번 지방선거 공천 국면에까지 이어지면서, 부산·경남(PK) 지역 전체 선거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PK는 과거 한국당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곳이지만, 20대 총선에서는 여당 의원들이 8명이나 배출된 데 이어 2017년 대선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홍준표 후보보다 높은 득표율을 얻는 등(문 38.3%, 홍 31.8%) 최근 바람이 심상치 않다.

게다가 한국당은 앞서 부산시장 공천을 놓고도 홍 대표 측근인 이종혁 전 최고위원이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등 내분을 빚은 바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은 홍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혔으나, 서병수 시장의 단수 공천 방침이 결정되자 "한국당을 떠난다"며 지난 19일 탈당을 선언했다. (☞관련 기사 : 한때 홍준표의 심복, 이제는 "부산의 조원진")

한편 한국당 공천관리위는 전날 조 전 부지사를 창원시장 후보로 단수 공천하기로 가닥을 잡은 외에도, 경기 수원시장에 정미경 전 국회의원, 고양시장에 이동환 고양병 당협위원장, 용인시장에 현직인 정찬민 시장, 성남시장에 박정오 전 부시장을 공천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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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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