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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말폭탄'에 反홍 발끈 "바퀴벌레가 연탄가스에 죽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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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홍준표 '말폭탄'에 反홍 발끈 "바퀴벌레가 연탄가스에 죽나?" 한국당 3중고, 홍준표 사당화·품격없는 언행·최고의원회의 부재
자유한국당 '반홍' 성향 중진 의원들이 홍준표 대표의 반성을 촉구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5선 이주영·4선 나경원·유기준·정우택 의원은 22일 오전 의원회관에서 홍 대표의 연탄가스 발언을 언급하며 회의를 시작했다. 간담회장에는 카메라 기자 20여명, 기자 30여 명이 모였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한국당 원내대책회의 때보다 많은 숫자다.

회의를 앞두고 중진의원 사이에 뼈있는 농담이 오갔다. "틈만 있으면 연탄가스처럼 비집고 올라와 당을 흔드는 것들"이라는 홍 대표의 발언을 의식한 듯 정우택 의원은 "다들 (연탄처럼) 시커먼 옷을 입어서 컴컴하네. 누가 더 오지"라고 물었다.

이에 유기준 의원은 "(정 의원이) 청주에서 올라 온다고 일찍 왔네. 연탄가스가 청주까지 (갔어)"라고 답했다. 정 의원은 "바퀴벌레가 연탄가스에 죽나? 에프킬라에 죽나?"라고 되물었다. 홍 대표는 이른바 '친박' 세력들에 대해 "바퀴벌레 같다"고 비판한 적이 있다. (☞관련기사: 자유한국당은 폭발 직전...홍준표 "연탄가스 같은...")

이어진 회의 모두발언에서 이주영 의원은 "당 운영에 홍준표 대표가 독주하고 있다"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갈등이 증폭되고 분열을 야기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당 대표에게 최고중진연석회의를 열어달라 요청했지만 그런 충정에도 모멸감을 주는 상처 입히는 말을 했기에 우리가 대책을 마련하는 모임을 열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 중진의원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홍준표 사당화', '홍 대표의 품격없는 언행', '최고의원회의 부재'를 문제 삼았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이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진의원 간담회에서 "당헌 존중되고 당이 시스템에 의해 운영돼야"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날 모임은 최근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당 운영을 폐쇄적으로 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중진의원들이 관련해 의견을 나누고자 마련됐다. 왼쪽부터 정우택, 이주영, 나경원, 유기준 의원. ⓒ연합뉴스

홍준표 사당화

먼저 '홍준표 사당화'가 논란이 됐다. 나 의원은 "당 대표의 닫힌 리더십으로 공천 과정에서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며 "(예전) 홍 대표가 혁신위원장을 맡고 나는 혁신위원으로 당헌당규 개정 작업을 했었는데 (당시) 지방자치 단체장을 대통령 후보와 똑같은 수준으로 경선하자는 원칙조항을 뒀다"고 말했다.

이어 나 의원은 "(홍 대표가) 예외적으로 취약지역에만 전략공천하자 했지만 결국 기초단체장까지 전략공천하겠다고 하면서 공천심사 후보자에게 잡음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심지어 대표가 제자리 공천을 할 때도 후보에게 흠집을 많이 냈다"며 "보수적통 정당 자유한국당은 사당화되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정우택 의원도 "(홍 대표가) 처음부터 전략공천을 기조로 잡은 것이 잘못된 것이다"며 "우리 당이 어렵기 때문에 흥행시키려면 좀 더 많은 인물이 선거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지기 위해서 경선을 원칙으로 삼아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홍 대표가 "당 대표가 스스로 인재영입위원장이라는 책임을 맡았다"면서 (홍 대표가) 인재 영입에 실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 의원은 "당 대표가 당권을 잡아 당 조직을 장악하고 있다"며 "(지방선거가 끝나고서도) 전당대회를 열어서 (홍 대표) 책임론(을 피할) 뿐만 아니라 다음 총선까지도 본인이 공천을 행사하겠다는 마각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2일 홍 대표는 한국당 상임정국 위원회에서 당헌당규를 개정하며 "(앞으로 선거에서는) 당원이 참가하는 상향식 공천이 되어야 한다"며 "당원 중심의 후보자를 뽑고 당원 중심의 정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 대표는 경기·부산·울산·인천에 현역 단체장을 단수공천했고, 입당한지 한 달도 안 된 배현진 전 앵커와 길환영 전 사장을 각각 서울 송파을 당협위원장과 충남갑 당협위원장에 임명했다. 당협위원장은 6.13 지방선거에 열릴 국회의원 보궐선거 예비후보자 자리가 예정된 자리라는 전망이 있다. (☞관련기사 :'방송장악 피해자' 포장된 배현진 등 한국당 당협위원장 맡아)

품격 없는 언행

홍 대표의 "품격없는 언행"에 대한 성토도 나왔다. 정 의원은 "홍 대표의 품격 없는 언행으로 당 대표에 대한 기대감이 없어졌다"며 "당의 위기가 심화된다는 것이 세간의 평가다"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당 대표의 도를 넘은 행태 때문에 당심뿐만 아니라 민심이 당을 떠나서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 예로 홍 대표는 지난 6일 "최근 미투 운동이 (진행 되면서) 우리 당 최고위원도 누명을 벗었고, 나도 누명을 벗었기 때문에, 좀 더 가열차게 (미투운동을 진행해서) 좌파들이 더 걸려들면 좋겠다"고 발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두고서는 "대한민국 국군의 뒤통수를 치는 대통령, 국군 뒷통수권자"라는 막말도 했다. (☞관련기사 : 홍준표 "미투 운동에 좌파들 더 걸려들면 좋겠다")

홍 대표는 대여 투쟁만이 아니라, 당 내 의원들을 향해서도 막말을 한다며 반발을 산 적이 있다. 2월 9일 홍 대표는 페이스북 글을 올려 "지금 중진이라고 하는 의원들이 대여 투쟁에는 보복이 두려워 나서지 못하고 안전한 당내 총질에만 아르바이트 하듯이 하는 것이 야당 정치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말한 바 있다.

이주영 의원은 "대선 때는 사이다 같은 발언 잘 한다해서 당원들로 많은 지지도 받고 했지만 그 자세가 당 운영에 그대로 통영될 것이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 대표 언행으로 상처 받는 당 동지가 너무나 많다"며 "당 결속을 이루기 위해 언행을 좀 진중하게 해 달라"고 홍 대표에게 요구했다.

최고위원회의 부재

당 운영을 부실하게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기준 의원은 "당 내외를 보면 최고위원회의가 열린다고 하지만 이전부터 있던 정기적, 주기적 회의보다는 일정을 정하지 않고 긴급최고위원회 이름으로 열리고 있다"며 "사실상 최고위의 역할이 존재하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어 유 의원은 "선출된 최고위원이 궐석인 상태로 되어있다"며 "당헌에 보면 한 달 내에 최고위원을 선출하라 되어있지만 그것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최고위원 연석회의도 이런 저런 이유로 사실상 열리지 않고 있어서 당내 민주주의가 작동하지 않다"며 "(당내 민주주의가) 실종된 것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당내 의견이) 모아지지 않기 때문에 당 내에서 힘을 모을 수 없고, 중심을 모을수 없는 상황이라 오늘 (우리 중진의원이) 모이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최고위원 선거는 오래 걸리지 않는다"며 "간단하게 보충해서 제대로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체제 출범 당시 선출되거나 임명된 최고위원은 총 6명이었다. 이 중, 김태흠, 이재명, 염동열 최고위원만 남고 나머지 3자리는 공석이다. 그 중 염동열 최고위원은 강원랜드 수사 외압 의혹을 받으며 검찰에 압수수색을 받았다.

류여해 전 최고의원은 홍준표 대표에 의해 제명당했다. 이종혁 전 최고위원은 지방선거 출마를 이유로 사퇴했다가 현재 탈당하여 무소속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철우 최고위원은 경북도지사 출마선언을 하며 최고위원직을 던졌다. 이재만 최고위원도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겠다며 최고의원직을 사퇴했다.

최고위원은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주요 당직자 임명 의결하며, 주요 당무에 관한 심의 및 의결하는 역할이 있다. 뿐만 아니라 매주 화요일, 목요일 최고의원회의를 열어 당내 문제를 논의하고 조율한다. 현재 자유한국당은 1월 2일 최고의원회의를 이후로, 최고의원회의가 열리지 않고있다.

회의를 주재해야 하는 홍준표 대표는 6.13 지방선거를 이유로 지역현장을 방문했다. 지역 민심을 점검하고 끌어 올리겠다는 의도였지만, 오히려 대구를 방문 한 이후 오히려 한국당 지지율이 하락한 적이 있다. (☞관련기사 :홍준표 '대구 알박기' 완료…한국당 대구 지지율은 ↓)

중진의원들은 비공개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한국당 내에 다른 목소리가 더 나올 것을 기대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주영 의원은 "(의원들과) 개별적으로 대화해보면 (우리와 비슷한) 우려를 같이 하고 있다"며 "(자신의 문제를 지적하면 역으로) 상처주는 당 대표다 보니까 일부러 (의견개시)를 피하는 인상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희 중진의원이라도 (당 내에서) 모이는 의견을 당 지도부에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당 중진의원 4인방은 22일 첫 간담회를 시작으로 당분간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에 의원회관에서 '반홍모임'을 지속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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