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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적대시하는 한미일 군사동맹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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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적대시하는 한미일 군사동맹은 위험하다 박근혜-오바마 4월 정상회담, 한반도 운명 가른다 (상)
온다 안 온다, 논란이 많았던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4월 25-26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당초 한국은 이번 동아시아 방문일정에서 빠져있었다가 한국의 필사적인 로비로 포함된 것으로 보도됐다. 한국 방문 때문에 당초 2박3일에서 1박2일로 일정이 축소될 것 같았던 일본 방문 일정도 다시 2박3일(23-25일)로 되돌아갔다. 지나고 보니 한국 방문 1박2일도 본래 포함되어있었던 것이 한국의 간청을 받아들이는 형식을 거쳐 공식화되었다는 느낌이다. 그 과정에서 무엇이 어떻게 협의되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한국의 미래와 한반도의 평화에 사활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의 G2체제로 세계가 바뀌고 있고 그 대결의 핵심적 지역이 동북아시아, 그 접점이 한반도이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몇 차례 전기(轉機)가 있었다면 1948년 정부수립, 1953년 정전협정과 한미상호방위조약, 2000년 6.15남북정상선언 등이 될 것으로 필자는 본다.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미국-일본-한국의 삼각 군사안보동맹이 성사된다면 위의 주요 계기와 버금가는 것이 될 것이다. 

정부 수립으로부터 2000년까지의 기간이 동서 냉전에 따른 분단 대결의 시대였다면 2000년 6.15선언 이후의 시대는 한반도에도 탈냉전의 시대가 공식화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런데 미-일-한 군사안보동맹의 결성은 이념대결이 아닌 세력대결의 신냉전시대가 열리는 것을 뜻한다. 이 시대는 또한 화해협력을 통한 냉전의 해소, 평화공존의 가능성이 멀어지고 대결과 전쟁의 공포시대로 다시 들어서는 것을 뜻한다.

미국은 미-중 대결을 핵심으로 하는 아시아중시(Pivot to Asia) 전략에 따라 미-일-한 군사안보동맹을 한국에 요구하고 있다. 동아시아 평화의 중대한 걸림돌로 제기되고 있는 일본의 과거사 왜곡과 침략의 정당화, 그리고 이에 따른 한일 관계 악화는 세계 최강대국 미국에게는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 같다. 탈냉전시대에 세계의 주요 교역국가로 성장한 한국의 입지 역시 미국의 군사전략에서는 고려대상이 되지 못한다. 미국은 미국의 군사비 감축에 따라 재무장화의 길을 걷는 일본을 미국의 대역으로 등장시키려는 정책을 한국 등이 수용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최근 일본에 들려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과 만나 일본의 집단 자위권 확대를 지지한다고 정식 통고했다. 그는 지난해 말 한국을 방문,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한일 군사협력의 필요성을 꺼냈다가 장시간에 걸쳐 일본의 과거사 왜곡과 침략의 정당화를 비판하는 박 대통령의 강의(?)를 듣고 귀국길에 일본에 들려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됐다. 헤이글 장관은 그런 기억 때문인지 이번 순방에는 일본과 중국을 방문하고 한국은 건너뛰었다.

지난 2012년 이명박 정권 당시 김관진 국방장관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을 추진하다가 막바지 단계에서 국내의 반발로 취소한 적이 있다. 최윤희 합참의장은 지난 3월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과의 회담 직후 미-일-한 안보 공조가 필요하며 일본과도 발전적으로 안보협력을 추진하겠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한미 군 당국 최고책임자들의 발언과 준비과정을 종합해보면 미-일-한 군사안보동맹은 이미 발표의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이 일본 정부의 과거사 왜곡과 침략의 정당화가 일어나는 가운데 진행되었다. 3국 안보동맹의 발효를 위한 주요한 계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북한의 4차 핵실험이 연속적 계기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계기는 한반도의 국지적 충돌과 지속적 위기의 시작일 뿐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4월 정상회담은 3국 군사안보동맹의 고비가 될 것이 예상된다. 

미-일-한 군사안보동맹은 중요한 군사적 변화를 가져온다.

첫째, 주한미군 성격의 변화다. 한미상호방위조약 상의 주한미군은 북한의 남침을 방어하는 것을 주요 임무로 했다. 그러나 3국 안보동맹에서의 주한미군은 중국을 겨냥하는 동맹의 주력군으로 바뀐다. 한국 내의 미 육해공군 기지들은 중국을 공격하기 위한 최전방 기지로 바뀐다. 

둘째, 일본의 집단 자위권의 확대에 따라 동맹국군인 주한미군을 지원한다는 명분 아래 일본군이 한국에 진주할 수 있게 된다. 앞으로 일본군이 미군의 대역을 담당하도록 하려는 미국의 군사정책에 따라 주한미군의 역할이 일본군에게 인계될 것이 예상된다. 일본군의 한국 진주가 한국정부의 인가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문제 제기되고 있지만 전시나 준 전시에는 별 의미를 가지지 못할 것이다.

셋째, 전시 작전통제권의 행사가 문제된다. 작전권 이양이 지연될 경우, 현재 한미연합사령부의 전시작전통제권 행사는 불가피하게 3국군 연합사령부 체제로 이행해야 하는 문제가 제기될 것이다. 주한미군의 규모를 축소하고 대신 일본군의 규모를 증대할 경우 작전통제권의 행사가 일본군에게 이양될 가능성을 상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한마디로 3국 군사동맹은 한국을 중국에 적대하게 하는 한편, 일본군이 한국에 진주하는 것은 물론 한국군이 일본군의 휘하로 들어가는 최악의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 결코 한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3국 군사동맹에 대한 미국의 압박을 받아내야 하는 일차적 소임은 박근혜 대통령의 몫이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의 국익을 지키자는 입장을 가지더라도 정부 여당 안에서도 저항을 받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정부 여당 안에서는 미국의 주장을 여과 없이 받아들이는 흐름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과 관료, 학계 주류의 입장이 그렇다. 

바로 야당과 시민사회 그리고 여당의 일각이 함께 박근혜 대통령이 국익을 지켜내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버텨내도록 압박해야 한다. 야당 지도부는 지방선거 문제도 중요하지만 외교안보 문제, 특히 미-일-한 군사안보동맹 결성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는지 심각하게 검토하고 국민들에게 알리고 투쟁해야 한다. 시민사회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미국의 압력에 저항할 자세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국익을 지키는 일에는 여야, 시민사회가 따로 없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 미국의 삼각 군사동맹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박근혜 정부에게도 위기이지만 나라 전체가 상시적 전쟁위기 속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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