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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화 "靑, '밥그릇' 표현 저속"…직권 상정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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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화 "靑, '밥그릇' 표현 저속"…직권 상정 거부 "31일 자정 전후로 현행 246(지역구)+54(비례) 방안 직권 상정"
정의화 국회의장은 16일 청와대의 '박근혜 대통령 관심 법안' 직권 상정 요구를 거절했다. 대신, 여야가 합의하지 못할 경우 연말께 '선거구 획정 안'을 직권 상정할 뜻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가 정의화 의장에게 "밥그릇에만 관심이 있다"고 비난한 데 대해서는 "그런 표현은 아주 저속하다"며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웠다.

정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국회의장은 어디까지나 법에 따라서 할 수밖에 없다"면서 "국회법상 직권 상정은 전시에 준하는 국가 비상 사태일 때 가능한데, 지금 경제 상황을 그렇게 볼 수 있느냐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면서 청와대의 직권 상정 요구를 거부했다.

정 의장은 "어제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관심 법안을 직권 상정해달라는) 메시지가 왔기에 오히려 내가 그렇게 할 수 있는 법이 있는지 찾아봐달라고 (청와대 현기환 정무수석에게) 부탁했다"면서 "(직권 상정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법적으로 못 하기 때문에 못 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전날 현기환 정무수석이 정 의장을 만난 직후 "선거법만 직권 상정한다는 것은 밥그릇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서는 "밥그릇 챙긴다는 그런 표현은 아주 저속할 뿐 아니라, 합당하지 않다"면서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관련 기사 : 靑, 정의화 의장에 "의원 밥그릇만 관심" 비난)

"31일 자정 전후로 현행 246+54 방안 직권 상정"

정 의장은 선거구 획정안(선거법) 직권 상정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국민의 기본권 중에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참정권"이라며 "국회의원 선거가 불과 4개월 남았는데 선거구 획정이 안 됐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고, (예비 후보 등록이 취소되는) 12월 31일이 지나면 '입법 비상 사태'라고 지칭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의장은 여야가 선거구 획정안 합의에 실패하면 12월 31일 자정을 전후로 해서 직권 상정할 뜻을 분명히 했다. 직권 상정할 '중재안'은 현행대로 지역구 의원 수 246명, 비례대표 54명을 유지하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이 반대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새정치민주연합이 반대하는 '비례대표 축소'를 모두 배제하자는 것이다.

정 의장은 "어제 7시간 마라톤 회의 결과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도입하기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면서 "(직권 상정할 중재 안은) 여야가 합의하지 않았지만 합의한 것에 준하는 내용의 안이면 낼 수 있다고 본다. 결국 지난 13년간 이어져오고 여야가 합의한 내용인 현행 지역구 246명, 비례대표 54명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 정의화 국회의장. ⓒ연합뉴스

"여야, 쟁점 법안 6개와 선거 연령 18세 연계 논의해야"

다만, 정 의장은 전날 여야 지도부 간 선거구 협상 자리에서 새누리당이 막판에 제시한 '선거 연령 18세' 도입과 '박근혜 대통령 관심 법안'을 맞바꾸는 안을 논의하라고 여야에 각각 제안한 상태다. (☞관련 기사 : 새누리 "안철수 신당 때문에 연동형 비례제 못 받아")

정 의장은 "여당은 야당이 제시한 '선거 연령 18세' 부분을 받아들이는 것을 심사숙고하기를 바라고, 야당은 경제 법안과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등 6가지 법안 일괄 처리에 연말까지 합의하면 타협점을 이룰 수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6가지 법안이란 여당이 주장하는 기업활력제고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과 야당이 주장하는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 사회적경제기본법을 뜻한다.

이는 전날 새누리당이 새정치민주연합에 '선거 연령 18세 수용'을 조건으로 통과를 압박한 '박근혜 대통령 관심 법안' 가운데 노동 관련 5법을 빼고, 새정치민주연합이 주장하는 '경제 민주화법'을 새로 넣은 것이다.

정 의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에서 선거 연령이 19세인 국가는 대한민국 하나이고, 20세인 국가는 폴란드 하나다. 나머지 32개국은 18세 이하"라며 "우리나라가 이제는 선진국이 됐고 경제 대국이기 때문에 OECD 거의 모든 나라가 채택하는 선거 연령 18세를 이번 선거부터 도입하는 게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이 '선거 연령 인하'를 얻기 위해 '쟁점 법안 처리'를 독소 조항 조정 없이 받아들인다면 연말에 '졸속 합의'했다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 의장은 이날 '중·대 선거구제 도입'에 대한 개인적인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시대 상황을 봤을 때, 이제는 (소선거구제의 근간인) 시·군·구의 벽을 허물어 줘야 한다"면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여야가 충분히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기사 : 박형준 "소선거제가 문제…다당제로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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