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도심에서 1년 6개월간이나 일본 폭력조직원이 버젓이 히로뽕과 권총까지 밀반입해 활동을 해왔다는 것은 세관 검색에 커다란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유입 경로확인에 따라 관련자 문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부산경찰청 마약수사대(대장 김창립)는 19일 총포 도검 화약류관리법 및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재일동포 이모(44) 씨를 구속하고 히로뽕과 권총의 밀반입을 도운 혐의로 내국인 공범 B모(54) 씨를 뒤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일본 야쿠자가 다량의 히로뽕을 소지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 수사를 벌인 끝에 지난 7일 부산 부산진구의 한 주택가 빌라에서 A 씨를 체포하고 은신처를 급습해 한번에 3만 1800명이 투약할 수 있는 히로뽕 956그램, 시가 31억 원 상당과 권총 1정 실탄 19발, 탄창, 등산용 칼 2자루, 1회용 주사기 1000개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A 씨는 공범인 B 씨와 함께 지난달 초 중국에서 들여온 히로뽕을 보관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보스의 사망으로 갈등이 빚어지자 유족을 공갈 협박한 혐의로 일본 경찰의 수배를 받아 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지난해 11월 일본 내 마약 판매책으로부터 중국에서 들여온 히로뽕을 일본으로 밀반출해 주면 판매대금의 20%를 주겠다는 제의를 받고 국내로 히로뽕을 들여왔다"고 진술했다.
A 씨는 히로뽕을 여객선 화물 등으로 위장해 일본에 보내려다 일본 마약 판매책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보내지 못하고 부산에서 은신 생활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가 소지한 총기는 러시아제 구형 'TT-33' 권총으로 안전장치가 따로 없어 전쟁 등에서 대량 살상용으로 쓰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권총의 경우 인터폴 수배 중인 A 씨가 B 씨를 시켜 화물여객선 화물에 숨겨 부산항으로 들여온 것으로 보고 있다.
쿠도카이(工藤會)조직이란
과거 시민을 겨냥한 여러 습격 사건에 연루된 전국 유일의 특정위험지정폭력단이다.
1946년 조직된 폭력조직으로 후쿠오카현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2014년 현재 조직원 수가 950여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조직원들 대부분이 폭력적으로 사건과 관련해 증인으로 나서는 일반인들 대부분 증언을 회피하는 경향이 짙으며, 일반 기업이나 개인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에 죄의식을 갖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4년 쿠도회의 총재인 노무라 사토루(69) 씨가 16년 전의 수협조합장 권총 사살 사건에 연루돼 살인혐의로 체포된 바 있다.
이 사건으로 2002년 쿠도회의 폭력 단원들이 대거 체포되고 이 중 2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쿠도회는 항만 공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다 거절당하자 보복 살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경찰은 수년 동안 엄중한 경계 속에 집중 단속을 벌여왔다.
일본 경찰에 따르면 쿠도는 과거에 흉악한 폭력 사건을 일으켰다.
2000년에는 쿠도회 소속 폭력배가 부당한 요구를 거절한 골프장 지배인 자택에 침입해 가슴을 흉기로 찌르고 큰 부상을 입혔다.
2005년에는 키타큐슈시 八幡西구에서는 쿠도회의 의향을 무시하고 경매 호텔을 낙찰받자 해당 경영자의 차를 덮쳐 권총을 발사해 살해했다.
또한 쿠도회 의심 사건도 일어났다.
2003년 번화가에서 폭력단 추방 운동을 벌였던 '고 쿠라키'의 타구 클럽에 수류탄을 던져 직원 등 13명에게 중·경상을 입힌 바 있다.
당시 현장 근처에서 붙잡혀 그 자리에서 즉사한 사람이 쿠도회의 조직 폭력배였다.
재작년 4월에는 은퇴 직전까지 쿠도회의 수사를 담당했던 전직 경찰관이 오토바이를 탄 남자로부터 총격을 받아 크게 다쳤다.
일본 경찰은 쿠도회의 괴멸을 위해 집중적인 단속을 벌여 2013년 86명을 검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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