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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가 1993년 음주운전 사고를 낸 직후 자신의 경찰 신분을 숨기기 위해 '허위 진술'을 했다고 시인했다. 새누리당 의원마저 "무직이라고 허위 진술했느냐"고 호통을 치는 과정에서다.

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음주 운전 후 경찰 조사를 받을 때 (징계를 피하기 위해서) 신분을 허위 진술했느냐"는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의 질의를 받고 "예. 결론적으로 그렇다"고 답했다.

장제원 의원은 "(음주 운전으로) 수사받는 동안 신분을 속일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경찰 조사를 받으면 주민등록번호와 신분을 다 얘기하는데, 전산에 주민번호를 입력하면 공무원 신분이 드러나지 않느냐. 충분히 공무원 신분을 숨기고 조사받을 수 있었나?"고 질의했다.

이에 이철성 후보자는 "그 당시에는 그런 전산 자료가 없었는데, 그래서 숨긴 건 아니고요"라고 답했다. 장제원 의원은 "그 당시에 조사관이 직업을 물어봤을 텐데, 무직이라고 허위 진술한 것이냐?"라고 재차 물었고, 이철성 후보자는 "무직이라고는 안 했지만, 결론적으로는 그렇다(허위 진술했다)"고 시인했다.

장제원 의원은 "많은 경찰들이 (음주 운전 사고 이후) 신분을 밝히고 해임, 강등, 파면을 당했다. 그분들도 신분을 속였으면 청장님처럼 출세할 수 있었다. 음주 사고 때문에 해임, 강등된 후배 경찰한테 죄송하죠?"라고 물었고, 이철성 후보자는 "예. 그렇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장제원 의원은 "앞으로 청장 후보자가 승진시켜야 할 후배 경찰이 음주 사고를 낼 때 청장은 (해당 후배 경찰을) 징계, 해임, 강등할 수 있겠나"라고 물었고, 이철성 후보자는 "의원님이 지적하신 부분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음주 수치를 (측정)해서 징계는 부여하겠다"고 답했다. 이철성 후보자는 "다만 제가 그런 사고를 냈던 사람으로서, 저를 반면교사 삼아서 비록 23년 전 사고지만 이렇게 아플 수 있다고 직원에게 얘기하며 공감대를 이루겠다"고 덧붙였다.

이철성 후보자는 "현재 기준으로 음주 운전 사고는 해임 사유이지 않느냐"는 더불어민주당 백재현 의원의 질의에는 "지금 기준으로 보면 해임 또는 정직이지만, 당시에는 징계 양형 규정이 없었고, 의무 위반으로 견책이나 감봉 정도 받았다"고 해명했다.

"용산 참사 마음껏 진압" 발언도 해명

이철성 후보자는 서울 영등포경찰서장 시절인 2009년 3월 용산참사 추모 시위대에게 "차라리 전쟁 상황이라면 마음껏 진압했을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서도 해명했다.

이철성 후보자는 "전쟁 상황이면 마음껏 진압할 수 있느냐고 생각하느냐"는 백재현 의원의 질의에 "(당시 발언이) 상당히 왜곡됐다. 마음껏이 아니라, 경찰 진압 작전이 국민을 상대로 해서 활동상 여러 제한이 있다고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백재현 의원은 "이철성 후보자가 경남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했던 2014년 6월 10일 밀양 송전탑 사건 때, 경찰 2000여 명을 투입해 행정 대집행을 마음껏 진두지휘한 적이 있지 않느냐"고 꼬집자, 이철성 후보자는 "그렇지 않다. 연로하신 분들이 많아 안전, 인권을 염두에 두라고 지시했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