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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MB, 의도적으로 남북관계 파탄내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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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MB, 의도적으로 남북관계 파탄내려 해" 고강도 정부 성토…"민주-민노 '민주연합'으로 뭉쳐야"
최근 북한을 다녀온 강기갑 대표 등 민주노동당 지도부의 예방을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27일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이 굳건하게 손을 잡고 시민사회단체 등과 손을 잡고 광범위한 민주연합을 결성하면 반드시 성공한다고 본다"고 야권 공조를 직접 주문했다.

이와 별도로 김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도 "민노당과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예컨데 쌀직불금국정조사에서 민주당 의원이 한 명 양보하고 민노당 강기갑 대표를 포함시키지 못한 것은 실책이다"고 주장했다.

"의도적으로 남북관계 파탄내려하지만 성공 못한다"

▲ 27일 오전 강기갑 민노당 대표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민주노동당 제공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동교동 자택에서 강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평소에 비해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이 자리에 배석했던 박승흡 민노당 대변인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은 "우리 앞에 놓인 문제는 크게 3가지다. 첫째는 민주주의 위기, 둘째는 경제위기와 서민고통, 셋째는 남북관계 문제다"면서 이명박 정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리기 시작했다.

그는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만 절망하지 않고 있다. 일시적 반동은 있겠지만 절대 후퇴는 없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이 굳건하게 손을 잡고 시민사회단체 등과 손을 잡고 광범위한 민주연합을 결성해 역주행을 저지하는 투쟁을 한다면 반드시 성공한다"며 "앞장서서 길만 열어주면 된다"고 '야권 대단결'을 촉구했다.

김 전 대통령은 경제 문제에 대해서도 "부시 정부의 실패는 신자유주의 정책, 감세, 규제 해제로 시장조절에 실패한 데 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는 아래층(서민층)에 혜택을 주는 정치를 시작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돈을 푸는 것이 중요한데 문제는 그 돈이 가진 자들의 손으로 가느냐, 밑으로 가느냐"라며 "비정규직 고용 문제, 기초생활보장 등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남북관계에 대해선 "남북관계는 (이명박 정부가) 의도적으로 파탄내려고 한다. 성공 못한다"고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김 전 대통령은 "다음 달 6자회담이 재개되면 핵문제 2단계가 끝이 나고 3단계로 접어들게 된다"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대세가 (이명박 정부의)역행에 동조하지 않는, 순항으로 간다"고 기대했다.

그는 이어 "부시 정부는 지난 6년 동안 엄청난 실수를 했다. 북핵개발까지 오게 되지 않았나"면서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 정책은 부시 정부의 실패한 정책이다. 핵을 포기하면 도와주겠다고 하는데 이는 부시 대통령과 똑같은 말을 하는 것이다"고 청와대를 비난했다.

김 전 대통령은 "북한의 최대 소원은 미국과 관계 개선이다. 핵이 밥을 먹여주겠나. 미사일이 집을 지어주겠나"면서 "미국과 관계개선을 받아줄 정권이 오바마 정권이다"고 말했다. 그는 클린턴 정부 말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과 조명록 북한 차수의 상호 방문을 예로 들며 이같이 말했다.

DJ "'우리'는 정도를 걷는 사람들, 결국 성공한다"

이날 회동은 "고견을 듣고자 찾아뵙게 됐다"는 민노당 강기갑 대표의 말대로 주로 김 전 대통령의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참석자들은 '분위기가 참 좋았다'고 전했다.

강 대표는 "김 전 대통령께서 개성의 철조망을 걷어내고 남북 경제교류의 막힌 통로를 뚫고 긴장과 갈등의 남북관계를 화해, 협력하는 장, 분단이 통일로 가는 역사의 장을 열어주셨다"면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으로 남북관계가 대결국면에서 상생국면으로 발전했다"고 김 전 대통령을 극진히 예우했다. 김 전 대통령도 민주당 인사들을 만날 때보다 오히려 더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이영순 최고위원이 "이명박 정부가 김영삼 정부 시절의 경험을 모르지 않을 텐데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하자 김 전 대통령은 "강권 정치를 하는 사람은 자신은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때와 다르다는 착각도 가진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국민들이 야당을 걱정하고 있다. 야당이 뭉치고 힘을 합쳐야한다. 민주연합으로 단결해야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대화 도중 강 대표가 "속에서 천불이 날 정도로 답답한 심정이다. 국민의 고통을 봐야한다는 게 괴로운 심정이다"고 토로하자 김 전 대통령은 "오늘 참으면 내일 이길 수 있다"면서 "국민에게 얘기한다면 우리 걱정은 말고 당신이나 잘하라는 말을 할 것이다. 느긋하지만 치열하게 준비해야한다. 뭉쳐야한다. 그러면 국민이 용기를 내고 나설 것이다"고 위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우리'가 초조할 것이 있나"면서 "우리는 역사의 정도를 가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국민을 위해 성공해야한다. 결국 성공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발언이 평소보다 센것 같다'는 지적에 민노당 한 관계자는 "오히려 더 강경한 이야기를 많이 하시더라"면서 "분위기가 좋았다"고 전했다.

이날 김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도 "민노당과 힘을 모아야 한다"고 별도로 강조했다. 과거 민노당의 고질적 논쟁점이었던 '비판적 지지' 문제가 분당 이후엔 잦아든 점을 고려하면 민노당과 민주당, 혹은 민노당과 동교동의 공조에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민노당도 최근 '2중대'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민주당 및 동교동과의 거리좁히기에 부심하고 있다. 민노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 측과의 회동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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