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의료 민영화도 최순실 작품인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의료 민영화도 최순실 작품인가?" 보건의료노조 "차병원과 박근혜, 유착 정황 네 가지"

의료 민영화 추진에 최순실 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 씨와 그 가족, 박근혜 대통령과 차병원 그룹 등으로 이어지는 고리가 현 정부의 의료정책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다.

'유사 영리 병원' 운영한 차병원, 박근혜 정부와 어떤 관계인가?


박 대통령이 차병원 그룹 계열 차움병원을 이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또 차움병원 관계자가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했다는 보도도 있다. 최 씨와 그 가족이 성형 시술을 받은 K의원 역시 다양한 특혜를 누렸다.

논란이 확대된 배경에는 차병원 그룹의 행적이 있다. 차병원 그룹은 의료 민영화, 의료 영리화 흐름을 주도했다. 현행법을 회피해서 유사 영리 병원을 운영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박 대통령 및 최순실 씨 일가가 이용했던 차움병원이 이런 경우다. 회원제 의료기관인데, 회원권 가격이 1억5000만 원대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차병원 그룹은 미국에서 영리 병원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또 차병원 그룹은 배아 줄기세포 관련 연구를 진행하면서 정부 지원도 대거 받았다. 황우석 사태 이후 주춤했던 줄기세포 관련 연구가 재개된 배경에도 차병원 그룹이 있다. 박근혜 정부는 줄기세포 및 유전자 치료 관련 규제 역시 대폭 완화했다. 이들 규제를 가장 먼저 푼 나라가 한국이다. 외국에 비해 규제 완화의 폭이 훨씬 크다. 의료계에선 안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관련 기사 : 줄기세포 규제, 한국만 풀었다…"안전성 우려")


"규제는 암" 호통…의료 분야 수혜자는 '차병원'


현 정부 역시 의료 분야의 공공성을 약화하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 출범 첫 해인 2013년, 진주의료원이 문을 닫았다. 공공병원인 진주의료원 폐원 결정은 홍준표 경상남도 지사가 했지만, 보건복지부도 이를 지지 및 지원했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원격 의료 도입 등 의료 영리화와 관련 있는 정책에 대해 강하게 집착했다. "규제는 암"이라는 대통령의 호통 역시 의료 관련 규제를 향한 것이었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첫 해인 지난 2013년 말 '4차 투자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었다. 의료 및 교육 분야 규제를 푸는 내용이 담겼다. 의료법인의 자법인 설립을 허용하고, 영리추구형 부대사업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 및 의료법인 간 합병을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런 발표가 나온 직후, 사회진보연대는 "의료법인 자회사 허용의 수혜 기업은?"이라는 보고서를 냈었다. 이 보고서는 '4차 투자 활성화 대책'의 최대 수혜자로 차병원 그룹을 꼽았다.

당시 보고서는 "('4차 투자 활성화 대책' 대로라면) 기형적 형태의 차움센터(차움병원)는 합법적인 영리 병원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향후 차움(병원)의 모델을 다른 병원도 벤치마킹하며 과잉경쟁하게 되면 의료비 상승, 의료기관의 양극화 문제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런 흐름들이 최순실 씨와 차병원 그룹을 매개로 연결돼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의료법 및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10일 "의료 민영화 정책도 박근혜-최순실의 작품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냈다.

성명 도입부에서 보건의료노조는 최순실 씨가 차움병원에서 박 대통령의 약과 주사제를 대리 처방 받았다는 보도를 인용한 뒤, "주사제 대리 처방은 의료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검사 출신인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같은 지적을 했다. 최 씨가 이용한 K의원 및 차움병원에 대해 의료법 위반과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 의원은 "의사도 아닌 최순실 씨가 대통령의 의료에 관여하는 과정에서 많은 불법이 저질러졌다"며 "최순실의 성형외과(K의원)는 향정신성 의약품(마약류) 관리 대장을 파쇄했고, 최순실은 최보정이라는 가명으로 진료를 받았으며, 차움의원(차움병원)은 보호자도 아닌 최순실에게 대리 처방을 했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투여할 갱년기 극복) 주사제를 직접 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하고 마약류 대장을 폐기한 성형외과는 의료법과 마약류 관리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차움의원(차움병원)이 주사제를 환자나 보호자에게 건낸 것은 중대한 의료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차병원과 박근혜 정부, 유착 정황 네 가지


이어 보건의료노조는 "최순실과 최순실의 딸 정유라, 언니인 최순득, 조카인 장시호, 전 남편이었던 정윤회에 이르기까지 최순실 일가족들은 차움병원의 주요 고객이었고, 박근혜 대통령도 2012년 대선 준비 과정에서 차움병원을 찾아가 진료를 받았고,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도 차움병원으로부터 약과 주사제 처방을 받을 정도로 박근혜-최순실이 차움병원과 긴밀한 관계가 형성"됐다면서, 차병원 그룹과 현 정부의 유착 정황을 다양하게 거론했다. 크게 네 가지다.


첫 번째는 2016년 1월 차병원 그룹이 운영하는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6개 부처 합동 업무 보고를 받은 점이다.

두 번째는 지난 5월과 9월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과 중국 방문 당시 차병원 측이 경제사절단으로 뽑혀 동행한 점이다.

세 번째는 지난 5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체세포 복제 배아 연구에 관한 조건부 승인을 받은 점이다.

네 번째는 차병원이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돼 192억5000만 원의 국고지원금을 받은 점이다.

"차병원의 성장과 의료 민영화 정책의 상관관계"


보건의료노조는 박근혜 정부가 2013년 말 내놓은 '4차 투자 활성화 대책' 및 그 이후의 정책들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박근혜 정권은 2013년 12월 보건의료산업 활성화라는 이름 아래 대대적인 의료 민영화 정책을 내놓았다. 의료법인이 영리를 목적으로 한 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환자를 대상으로 한 영리 목적의 부대사업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보건의료노조는 "(박근혜 정부가) 제주도 영리 병원 설립을 승인했고, 의료법인을 사고팔 수 있는 의료기관 인수 합병을 허용,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원격 의료 도입, 의료해외진출법 제정, 서비스 산업 발전기본법 제정, 규제프리존법 국회 통과 등 의료 민영화 정책을 강력히 추진해 왔다"고 설명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러한 의료 민영화 정책 추진 과정이 차병원 그룹의 괄목할만한 성장과 정부의 지원이 어떤 상관관계를 갖는지 새로운 의혹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건의료노조는 "최순실 일가가 주요 고객이었던 차움병원이 소속되어 있는 차병원 그룹에 정부가 어떤 특혜를 제공했는지, 차병원 그룹의 성장과 정부의 지원이 의료 민영화 정책 추진과 어떤 연관 관계를 갖고 있는지 모든 의혹은 철저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국민들에게 병원비 폭등의 고통과 과잉 진료의 폐단을 부르는 의료 민영화 정책은 전면 폐기되어야 한다"면서 "의료 민영화 정책을 강행한 박근혜 퇴진 투쟁을 강력하게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 차움병원 홈페이지. ⓒ차움병원

그리고 삼성은?

한편, 현 정부가 밀어붙인 의료 민영화, 의료 영리화 정책과 관련해서 주목받는 곳은 또 있다.

바로 삼성이다. 삼성 역시 최순실 씨 일가에게 다양한 경제적 지원을 했다. 최 씨가 설립을 주도한 미르·K스포츠 재단에 가장 많은 돈을 출연한 기업도 삼성이다. 또 재단 출연금 외에 직접 최 씨 측에게 현금을 전달한 기업은 삼성뿐이다. 검찰에 따르면, 삼성은 최 씨 측에게 35억 원을 송금했다. 실제로 전달한 금액은 이보다 훨씬 많다는 증언도 나온다. 현금이 아닌, 물적 지원도 있었다. 아울러 대한승마협회에 삼성이 돈을 대고, 그 돈으로 다시 최 씨 측을 지원하려던 계획도 있었다. 최 씨의 딸인 정유라 씨가 승마선수로 자리 잡도록 돕는 계획이다.

정 씨는 승마 특기생으로 이화여자대학교에 입학했지만, 이 과정에서 부정이 있었으며 대학 재학 중에도 다양한 특혜를 누린 정황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여러 차례에 걸쳐 원격 의료 관련 규제를 풀도록 촉구했다. 이런 규제가 풀리고, 의료 민영화 정책이 추진 될 경우 국내 재벌 가운데 대표적인 수혜자가 삼성이다.

故 황유미 씨 아버지 "김병준 총리 내정자도 삼성맨, 의료 민영화 추진했다"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고(故)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가 지난주 토요일(11월 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 촛불 문화제에서 이 문제를 거론했다.

황 씨는 이날 김병준 총리 내정자를 가리켜 "대표적인 삼성맨"이라고 했다. 김 내정자는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 및 교육부총리 등을 지냈었다. 그리고 최근 박 대통령이 그를 총리로 지명했다. 이어 황 씨는 김 내정자에 대해 "(노무현 정부 시절) 의료 민영화를 추진했다"며 비판했다. 이런 주장대로라면, 박 대통령은 의료 민영화에 대한 고집을 꺾지 않은 셈이다.

▲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 활동가들이 지난 5일 촛불 문화제에서 진행한 퍼포먼스. "박근혜 움직인 최순실, 최순실 움직인 삼성 이재용."이라는 메시지가 담겼다. ⓒ프레시안(최형락)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원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2-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