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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외정책, '석유회사 사장' 손아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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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외정책, '석유회사 사장' 손아귀에? 트럼프 9개부처 내각 인선 발표…국무장관 오리무중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이끌어갈 차기 미 행정부 조직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미국의 대외 정책을 총괄할 국무장관 인선은 확정되지 않아 각종 하마평이 무성하게 나오고 있다.

7일(현지 시각) 트럼프 당선자는 15개 부처 가운데 9개 부처 장관 후보에 대한 인선을 마무리했다. 확정된 인사는 △법무장관 제프 세션스(앨라배마) 상원의원 △국방장관 제임스 매티스 전 중부사령관 △주택도시개발장관 벤 카슨 △보건복지장관 톰 프라이스(조지아) 하원의원 △국토안보장관 존 켈리 전 남부사령관 △재무장관 스티븐 므누신 △상무장관 윌버 로스 △교육장관 벳시 디보스 △교통장관 일레인 차오 등이다.

내정자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우선 벤 카슨 장관 내정자는 공화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다가 중도에 사퇴한 바 있다. 카슨은 사퇴 이후 트럼프 당선자를 지지해왔다.

매티스 국방장관 내정자에 이어 국토안보장관에도 장성급 예비역 출신인 켈리를 발탁해 군 출신 인사들의 내각 점유 비율을 높였다.

경제 정책 라인에 월스트리트 출신의 백만장자 므누신과 로스 내정자가 발탁된 점도 눈길을 끈다. 로스 상무장관 내정자는 29억 달러(한화 약 3조 4000억 원), 므누신 재무장관 내정자는 4천600만 달러(한화 약 535억 원)의 재산을 각각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 디보스 내정자는 교육 분야의 전문가이고 차오 내정자는 관료 출신이다.

이제 남은 장관 자리는 국무, 내무, 농무, 노동, 에너지, 보훈 장관 등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다음주까지 이들 장관직에 대한 인선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 중 국제적인 관심은 단연 국무장관에 쏠려 있다. 특히 트럼프 당선자가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국무장관에 내정하려는 의사를 보였으나 기존 트럼프 지지자와 캠프 내의 반발을 불러온 바 있어, 트럼프가 롬니를 실제 지명할지가 관심거리다.

국무장관 물망에는 미국 석유업체 엑손모빌의 최고경영자(CEO)인 렉스 틸러슨이 새롭게 올랐다. 틸러슨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오랫동안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독 푸틴 대통령과 친밀함을 보였던 트럼프 당선자가 틸러슨을 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틸러슨이 보리스 옐친이 러시아 대통령이던 시절부터 푸틴 대통령을 알고 지냈다고 보도했다. 옐친 대통령이 1991년부터 1999년 12월까지 재임했다는 사실로 미뤄볼 때 푸틴 대통령과 틸러슨의 인연은 최소 17년이나 된 셈이다.

미국 내에서는 틸러슨만큼 러시아를 잘 아는 이는 없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차관을 지낸 존 햄리는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제외하면 푸틴과 그렇게 많은 시간을 보낸 이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틸러슨이 자유무역협정을 강하게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협정을 반대하는 트럼프와 마찰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세계적인 기업인 엑손 모빌의 이익과 틸러슨의 외교적 업무가 연결될 수 있다는 점도 그가 국무장관으로 적합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외에도 트럼프 당선자를 꾸준히 지지해왔던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도 국무장관 물망에 오르고 있다.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와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 존 헌츠먼 전 유타 주지사 등도 후보군에 속한다.

내각 외에도 트럼프 당선자는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과 마이크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등 백악관 주요 직책에 대한 인선을 마무리지었다.

CIA국장에는 마이크 폼페오 캔자스 주 하원의원, 유엔 주재 미국대사에는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임명했으며 중국 주재 미국대사에는 테리 브랜드테드 아이오와 주지사를, 중소기업청장에는 린다 맥마흔 미국프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공동 소유주를 지명했다.

환경보호청(EPA) 청장에는 스콧 프루이트 오클라호무 주 법무장관을 지명했다. 프루이트는 스모그와 독성 물질을 줄이라는 오바마 행정부의 규제에 다수의 소송을 제기한 바 있는 인물이다. 이에 환경 단체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방장관, CIA국장 등 안보 라인에 강경한 인사가 포진된 트럼프 신정부는 이민 정책과 테러 문제 등에서 오바마 정부보다 강한 입장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또 복지장관과 환경보호청장 내정자는 '오바마 케어'(건강보험개혁법)와 기후변화 문제 등에서 오바마 정부와 날을 세웠기 때문에 오바마 재임 시절의 정책은 많은 부분 수정‧폐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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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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