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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이랜드그룹이 아르바이트생은 물론, 정규직 사원에게도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등 대규모 임금체불을 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정미 의원(정의당)에 따르면, 애슐리, 자연별곡 등의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이랜드파크는 월 노동시간 209시간, 연장노동시간 월 20시간에 해당하는 임금을 지급하는 노동계약을 정규직 직원과 맺었다.
하지만 이는 지켜지지 않았다. 이랜드파크는 정규직 신입사원(헤드 트레이너)에게 평균 300시간 이상의 근무를 요구했으며, 초과 노동 시간에 관한 수당은 지급하지 않았다. 계약직 관리직원인 트레이너에게는 연장노동수당을 지급조차 하지 않았다는 게 이 의원 측이 파악한 내용이다.
애슐리 모 매장에 근무한 정규직 사원 A씨의 경우, 이랜드 사원관리프로그램 'F1 시스템' 상에는 지난 2014년 8월 12일 16.5시간, 16일 16.5시간을 근무한 것으로 기록됐다. 이틀간 총 18시간 연장 근무를 했지만 별도 수당은 받지 못했다.
다른 매장에서 근무한 계약직 사원 B씨는 2013년 10월 7일 15.5시간, 2014년 1월 15일 16시간을 근무했는데, 아예 공식 노동시간이 각각 8시간으로 축소 기록됐다.
이와 관련해, 정의당 비정규노동상담창구 이훈 공인노무사는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 관리직(정규직+계약직) 사원의 연장근로수당 체불액이 최대 9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근거는 아래와 같다. 정의당 측에 따르면, 이랜드파크 퇴직자의 1인당 월평균 연장노동시간은 104시간이며, 이에 따른 지난 2년간 1인당 평균 체불액은 2000만 원이다. 이를 고용노동부 고용형태공시를 근거로 이랜드 외식사업부의 무기계약직 풀타임 노동자 1763명에게는 임금채권 소멸시효 3년, 기간제 풀타임 노동자 1995명에게는 기간제 계약기간 최대 2년을 단순 대입하면 최대 927억 원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이랜드의 부당노동행위는 임금체불뿐만이 아니다. 식자재나 각종 물품 구입비용을 주방과 홀 관리 직원에게 떠넘기는 일이 빈번했다. 식자재뿐만 아니라, 홀에서 사용하는 냅킨까지 직원 사비로 충당한 경우도 있었다.
애슐리에서 아르바이트부터 시작해 정규직 사원이 되기까지 만 3년 7개월 근무한 제보자 C씨는 주방매니저로 일할 때 월급 140만 원 중 100만 원을 식자재 수급에 쓴 적도 있다고 밝혔다.
매장 근무 환경 역시 열악했다. 이랜드 측은 근무 매장 변경 며칠 전 이를 직원들에게 일방 통보했고, 이 때문에 직원들은 갑작스레 사택으로 이동해야 하는 일이 빈번했다. 이주한 10평 남짓의 사택에서는 3~4명이 함께 생활했는데, 사택 대부분이 매장과 차량 거리 1시간 정도 되는 곳에 위치했다. 이 때문에 자비를 들여 숙소를 얻는 직원도 있었다.
이정미 의원은 "이랜드 측은 현재 근로계약서 및 근무기록을 달라는 퇴직자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며 "사용자가 퇴직자의 사용증명서 요구를 거부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39조 위반으로 각각의 경우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이랜드파크는 '아르바이트 직원 처우 5대 혁신안'을 발표해 아르바이트 1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최초 이번 사태는 이랜드파크 아르바이트생의 임금체불 사실이 알려지며 커졌다. 하지만 정규직 사원의 업무 형태까지 열악함이 밝혀진 마당이라, 진정성 논란이 추후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이랜드를 "한국의 블랙기업"으로 규정하고 "통상적인 근로감독과 시정지시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 만큼 이랜드를 직접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이랜드가 근로계약서와 근무기록 제출을 거부하는 등 체불임금 증거 인멸을 시도 중"이라며 "이랜드파크 본사를 압수수색해 전체 직원의 근무기록이 담긴 사원관리프로그램 내용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블랙기업'은 일본에서 위법적 노동 착취를 일삼는 기업을 지칭하는 신조어다. 한국에는 <블랙기업을 쏴라!>(<신문 아카하타> 일요판 편집부 지음, 홍상현 옮김, 나름북스 펴냄) 등의 저서를 통해 이 용어가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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