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황석영, 뉴라이트로 월경했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황석영, 뉴라이트로 월경했나?" 민노, MB 동행한 황석영의 'MB지지·진보 비판론' 비판
이명박 대통령의 중앙 아시아 순방에 특별수행원으로 동행하고 있는 소설가 황석영 씨가 13일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을 '중도'라고 평가하는 한편 민주노동당에 대해선 "노동조합주의 정도에 멈춰 있다"고 비판해 눈길을 끌고 있다.

황 씨는 이날 카자흐스탄 현지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진보진영으로부터) 욕먹을 각오가 돼 있다"며 "큰 틀에서 (진보, 보수진영이) 동참해서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치를 모범생만 할 수 있나…야간 출신 MB가 더 잘 할 것"

황 씨는 "일각에서 현 정권을 보수우익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 대통령은 중도적 생각을 뚜렷이 갖고 있다고 저는 봤다"면서 "현 정권은 출범 후 '촛불시위' 등으로 인해 자기를 정리해 나갈 기회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황 씨는 "1년 동안 정신이 없었던 것 같고 여러 가지가 꼬였던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광주 민주화 항쟁을 '광주 사태'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황 씨는 용산 철거민 참사와 관련해 "현 정부의 실책"이라고 지적하면서 "광주사태 같은 사건이 우리에게만 있는 줄 알았으나 70년대 영국 대처정부는 시위 군중에 발포해서 30~40명의 광부가 죽었고 프랑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어 그는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사회가 가는 것이고, 큰 틀에서 어떻게 가야 할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그는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을 전향적으로 유보한 것은 참으로 지혜로웠다"며 "하지만 처음부터 꼬인 남북관계를 내년 상반기까지 해결하지 못하면 현 정부가 할 역할이 없다. 내년 상반기까지가 고비"라고 조언했다.

황 씨는 야간인 동지상고를 졸업한 이 대통령의 이력을 언급하면서 "정치를 모범생만 할 수 있겠느냐"며 "앞으로 권력이 사회단체 등으로 분담이 되고 하면 얌전하고 모범적인 사람이 나와서 해야 하지만 현재와 같은 한국정치에서는 야간 출신(이 대통령)이 정치를 더 잘 할 것 같다"고도 했다.

자신을 "2005년부터 중도론을 얘기해온 사람"이라고 전제한 황 씨는 "(진보, 보수의) 양극단이 선거 과정에서 진영 싸움을 벌이고 줄세우기를 하는데 이건 소모가 너무 심하다"며 "전세계가 비정규직, 청년실업 문제에 직면하고, 생산관계도 바뀌어 고전적 이론틀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영호남 토착인 한나라당, 민주당으로는 진보, 보수를 따지기 어렵다"면서 "진보, 보수를 할 단계까지 못갔으나 한나라당이 서울의 지지를 얻어서 전국정당의 기틀을 잡은 것은 진전이자 진보로 본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에 대해선 "비정규직이나 외국인 근로자 문제까지는 못 나가고 그저 노동조합주의 정도에서 멈춰 있다"며 "좌파는 리버럴해야 하는데,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의 독재 타도나 민주화 운동이 억압당했던 관행이 남아 있는 것 같다"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 대통령의 순방에 동행한 이유에 대해 그는 "이 대통령과 제가 생각이 같은 부분이 있어서 같이 온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동몽골 지역을 남한의 기술력·자본과 북한의 노동력을 결합해 개발하는 사업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자는 구상인 '몽골+2 코리아론'을 언급했다.

그는 "작년 가을 무렵부터 이 대통령과 몇 차례 뜻도 나누고, (몽골+2 코리아론을) '한번 해봅시다'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황 씨는 90년대 초반 자신이 공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일 때 두 차례 면회한 이 대통령과 처음 친분을 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황 씨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는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의 한나라당 탈당 과정에 깊이 관여했고, 지난 해 총선을 앞두고는 당시 통합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강기갑 "하루아침에 보수로?…궤변으로 들린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망발', '궤변'이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민노당은 논평에서 "진보정당에게 주는 쓴소리가 전혀 진보스럽지 않고, 궤변으로만 읽힌다"며 "황 작가야말로 중도에서 뉴라이트로 월경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민노당은 "5월 광주의 아픔을 다룬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라는 명저를 남기신 분이 어떻게 '광주사태'라고 말할 수 있느냐"며 "어떻게 용산학살을 광주항쟁에 빗대며 유럽에도 다 겪은 일이라고 망발을 늘어놓을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민노당 강기갑 대표도 14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하루아침에 보수 진영으로 회귀해버린 듯한 발언들에 대해서 참 마음이 아프다"면서 "이런 정권을 중도 실용주의로 규정한다면, 극우보수는 어떻게 해야 극우보수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인지 참으로 궁금할 정도"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아무리 이명박 정권을 중도 쪽으로 견인하겠다는 개인적 판단을 하고 있더라도, 지금 발언은 중립적이라기보다는 궤변으로 들린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원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2-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