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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청산 절차 검토"…파장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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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청산 절차 검토"…파장 일파만파

자동차기업 청산 전례 없어…"타격 상당할 것"

쌍용자동차 노사의 협상이 2일 결렬로 끝나면서 쌍용차의 회생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양측은 협상 과정에서 상당한 진전을 보였지만 정리해고 여부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사측은 청산 절차를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사측의 이유일·박영태 공동관리인은 2일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청산을 전제로 한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내겠다"고 밝혔다. 만약 법원이 쌍용차의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크다고 판단해 회생담보권자의 80%가 이를 받아들이면 쌍용차는 자산·설비 매각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 지난 30일부터 나흘간 진행된 쌍용자동차 노사협상은 2일 결렬로 끝났다. 사측은 청산을 전제한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전문가들은 청산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예상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공장 검거 이전에도 3대 단서조항을 달아서 지속가치가 있다고 판단할 만큼 쌍용차 상태는 좋지 않았다"며 "(청산안이) 단순히 노조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금속노조 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일종의 '노조 목조르기'의 본보기로 쌍용 사태가 일어난 것"이라며 "정부가 청산까지 염두에 두고 노조를 밀어붙인 결과 이른바 '산 자' 측에서도 '이러다 회사 망하는 거 아닌가'라는 불안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자동차 기업이 청산 절차를 받은 예가 전무하다는 것이다. 그 피해규모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이유다. 김필수 교수는 "단순한 일개 기업이 아니라 국민의 제2의 재산이라 할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드는 '국민 기업'인 만큼 청산에 따른 심리적 타격 역시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산 SUV의 명가로 자리잡았던 쌍용차가 청산 절차를 밟을 경우 그 파장은 7000여 명의 쌍용차 임직원뿐 아니라 2700여 곳이 넘는 협력업체에서 일하는 수만 명의 노동자까지 미쳐 지역경제의 파탄이 우려된다. 이미 시중에 100만 대가 넘는 쌍용차가 팔린 만큼 운전자들도 차후 부품을 교체하는 등 서비스에 있어 큰 불편을 겪을 수 있다.

김 교수는 "쌍용차의 시장점유율이 2~3%라고 해도 (피해를) 만만하게 볼 게 아니다"라며 "열악한 하청관계 때문에 이미 20~30%의 부실을 안고 있는 납품기업들에 쌍용차 청산은 큰 악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에게 전가되는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며 "부품 문제뿐 아니라 폐차를 유도하거나 중고차 매물이 늘어 가격이 하락할 것 등을 고려하면 결국 소비자들의 피해도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측과 노조 모두 아직도 대화의 가능성을 남겨놓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마지막이라 여겼던 협상까지 부결된 최악의 상황에서 반전의 기회를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후의 수단으로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이 남아있지만 지금까지의 과정을 지켜봤을 때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

김필수 교수는 "오바마 미 대통령이 GM 등의 자동차 회사에 괜히 공적자금을 투입한 게 아니다"라며 "자동차 회사의 파산이 미칠 후유증을 우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하지만 쌍용차의 경우 때를 놓쳐 GM대우와의 결합 등 납득할 만한 회생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며 "2조 원 정도가 될 공적 자금을 투입할 만한 명분이 없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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