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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예산 동결하고, 국회의원을 360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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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예산 동결하고, 국회의원을 360명으로! [하승수 칼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하자

15일 여·야 원내대표가 선거구제 개편 등을 논의하기 위한 정치개혁특위 구성에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특위의 성격에 관해서도 법안심사권이 있는 특위로 합의했다고 합니다.

그 다음날인 16일 225개 노동·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정치개혁 공동행동'은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를 면담했습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정치개혁특위 구성에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합의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연동형 비례대표제(우원식 원내대표는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라고 표현했습니다만 같은 얘기입니다.) 도입, 만18세 선거권, 참정권 확대 등에 대해 시민사회와 같은 의견이라는 것도 밝혔습니다.

이제 하반기에는 개헌과 함께 '선거제도 개혁'이 중요한 의제로 함께 논의되게 되었습니다.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선거제도 개혁'은 개헌만큼 중요한 일이지만, 개헌보다도 더 어렵다고 하는 일입니다. 작년 4월 총선 이전에도 국회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 논의되었으나, 개혁이 아닌 개악으로 끝난 바 있습니다.

최대 쟁점은 정당득표율대로 전체 국회의석을 배분하는 '연동형' 방식을 도입하느냐 마느냐였습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국회의원 선거는 지역구에서 대부분을 뽑고, 일부 비례대표 의석만 정당득표율대로 배분하는 '따로국밥' 형이었습니다. 그런데 2015년 2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300명 전체 의석을 정당득표율대로 배분하는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것은 오랫동안 시민사회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의되어 왔던 방안이었습니다. 이렇게만 된다면, 대한민국 국회는 혁명적으로 바뀔 수 있었습니다. 정당들이 정책으로 경쟁하고, 받은 표만큼 의석을 배분받음으로써, '정책중심의 책임정치'가 가능해집니다. 거대정당이 실제로 받은 득표보다 의석을 더 많이 차지함으로써, 정치에서도 독·과점 구조가 고착화되던 것이 깨지게 됩니다. 다양한 소수정당들도 받은 득표만큼 의석을 차지하게 되어 정치가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2015년 가을부터 집중적으로 국회에서 논의가 되었지만, 결국 '연동형' 개념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당시에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연동형' 개념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완강하게 반대했습니다.


당시에는 새누리당 소속이었던 이병석 의원이 국회 정치개혁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었습니다. 이병석 의원은 절충적인 중재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정당득표율대로 의석을 배분하는 것이 어렵다면, 정당득표율의 과반만큼이라도 의석수를 보장해주자는 방안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A당이 정당득표율 10%를 얻었으면 300명의 10%인 30석을 배분받아야 하지만, 그게 어렵다면 30석의 과반인 16석이라도 보장하자는 방안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 새누리당은 이병석 의원의 중재안도 거부를 했습니다. 결국 작년 총선 전에 '연동형' 개념은 도입되지 못했고, 오히려 53석이던 비례대표 의석이 47석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 된 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회에서 정치개혁특위가 구성된 것은 시작일 뿐입니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연동형' 개념이 도입될 수 있느냐는 시민들의 여론에 달려 있습니다.

지금 국회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자는 4건의 법안이 이미 발의되어 있습니다. 소병훈, 김상희, 박주민(더불어 민주당), 박주현(국민의당)이 각각 대표발의한 법안들입니다.

이 법안들의 공통점은 전체 국회의석을 정당득표율대로 배분하는 '연동형' 개념을 도입하자는 것입니다.

차이점은 국회의원 정수를 몇 명으로 할 것인지입니다. 박주민 의원은 인구 14만 명당 1명의 국회의원을 뽑자는 방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 방안대로 하면, 360명 정도로 국회의원 정수가 늘어나게 됩니다.

'개혁'에 앞장서는 박주민 의원이 이런 방안을 내는 이유는 제대로 된 '연동형'을 도입하려면 지역구 의원 숫자와 비례대표 의원 숫자가 2:1 정도가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253명인 지역구 숫자를 많이 줄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비례대표 의원 숫자를 100명 이상으로 늘리고 전체 국회의원 숫자도 그만큼 늘리자는 것입니다.

물론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큰 상황입니다. 그러나 주권자인 시민들 입장에서는 '국회의원 특권 폐지'를 전제로 생각해 볼만한 방안입니다. 올해 국회예산 5744억 원을 유지한다는 전제하에서, 국회의원들의 과도한 연봉과 특권을 줄여서 360명의 국회의원을 쓴다면 주권자들로서는 이익입니다. 대한민국 정치가 근본적으로 바뀌려면, 주권자인 시민들도 이런 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곧 국회에서 정치개혁특위가 구성될 것입니다. 이번에는 또다시 그들끼리 논의하다가 개혁이 좌초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그래서 주권자인 시민들의 관심과 개입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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