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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의 아이들', 경남서 야권 7석 가져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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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김두관의 아이들', 경남서 야권 7석 가져올 것" [고성국의 총선견문록]<9>경남 진해 출마하는 심용혁
지난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파란이 일어났다. 그것도 야권의 불모지 경상남도에서 일어났다. 무소속으로, 야권 단일후보로 나선 김두관 후보가 53.5%를 받아 경남도지사에 당선된 것이다. 이장부터 시작해 민선 남해군수를 거쳐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그의 이력이 더해지면서 경남의 '파란'은 중앙 정치권에서 신선한 충격을 줬다.

경남의 '변화'는 오는 4.11총선, 그리고 18대 대선에서도 유효할까? 잠재적 대선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김두관 지사의 뜻을 이으려는 인사들이 이번 총선에 경남에 대거 출마했다. '김두관의 아이들'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이들 중 김 지사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심용혁 경남 진해 예비후보를 만나 경남 지역 민심, 변화 가능성 등을 들어봤다. 심 예비후보는 95학번이다. 만으로 36세다.

<경남 진해 심용혁 예비후보>

고성국 : 마산, 창원, 진해가 통합했다.

심용혁 : 그렇다. 지금은 진해구가 됐다. 행정구역으로는 창원시 진해구이고, 선거구는 진해시로 돼 있다. 마창진 통합의 여파가 아직 남아있는 모습이다.

고성국 : 통합과 관련해 진해시민들 불만이 꽤 있는 것 같다.

심용혁 : 현장에 다녀봤다. 초반에는 기대를 많이 했다. 교육, 복지 등 분야에서 창원시가 워낙 잘 돼 있다보니 그것이 진해로 올 것이라고 봤다. 젊은 부부들이 그런 기대를 많이 했다. 그러나 통합이 되고 1년 반이 됐는데, 시민들 불만이 높아져 있다. 진해가 서부 중부 동부로 나뉘는데, 서부가 중심지였다. 그런데 지금은 일반 자영업자들 3분의 1이 문을 닫았다. 상권이 다 죽은 것이다.

고성국 : 창원 쪽으로 수요가 흡수된 것인가?

심용혁 :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인쇄업체 등도 1년 반 만에 다 없어졌다. 집값이 60% 가량 올랐다. 통합 전 2억 정도 하던 아파트가 3억 원이 됐다. 통합시에 대한 기대가 작용했고, 투기 심리가 작용했다. <진해시민뉴스>에 나온 얘기인데, 어느 아파트의 60%를 창원에 있는 분이 가지고 있다는 기사도 나왔다. 내집 장만에 대한 꿈을 서민들이 잃어버린 것이다. 얼마 전에 사무실에 젊은 부부가 찾아왔더라. '진해에 젊은 분이 선거 나온다는 얘기를 들었다. 내집 장만을 목표로 살아왔는데 최근 1년간 집값이 뛰어서 상실감이 크다. 젊은 분이 잡아달라'고 하더라.

▲ 경남 진해에 출사표 던진 심용혁 예비후보 ⓒ프레시안(박세열)
고성국 : 다시 통합하기 전으로 돌아가자는 여론도 있나?

심용혁 : 여론조사를 돌려봤는데, 의외의 결과가 나오더라. 다시 분리하자, 그리고 유지, 혹은 모르겠다가 6대 4 정도다. 연령이 올라갈수록 분리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고성국 : 새누리당 김학송 의원이 현역 의원이다. 현역 의원이 공천 받는 게 유리한가. 새누리당에서 정치 신인이 나올 경우 유리한가?

심용혁 : 김학송 의원이 공천을 받으면 가장 유리하다고 본다.

고성국 : 야권 상황은 어떻나?

심용혁 : 여태까지 진해에 야당 후보가 없었다. 지난 2004년 탄핵 때 열린우리당 후보가 있었고, 또 이후에 민주당 후보가 있었지만 10% 내외로 득표하는 정도였다. 이른바 상징적인 후보였다. 야권 후보에 대해 관심도 별로 없다. 해군도시다 보니 다른 창원, 마산보다 더 보수적인 도시다. 그런데 이번에 민주통합당 후보가 4~5명이 경선에 참여한다고 한다. 고무적이다.

고성국 : 지역에서는 '어차피 새누리당 될 건데' 하는 생각들이 많지 않나?

심용혁 : 그렇게 생각 안 하시더라. 정말 괜찮은 사람이 나와 새누리당을 누르고 당선이 되는 것을 바라는 분들도 있다. 진해시민후보단일화 추진위원회가 있다. 진해는 민주통합당 인기가 별로 없다. 오히려 무당파가 많은 편이다. 김병로 시장이라는 한 축이 있다. 무소속으로 3선 시장을 한 분이다. 진해는 김학송 축과 김병로 축이 대립하면서 선거가 진행돼 왔다. 김병로 전 시장은 출마한다고 선언하셨다. 다만 민주통합당 경선을 함께 하느냐, 무소속으로 출마하느냐, 이것을 가지고 오락가락 하고 있는 중이다.

고성국 : 당초 진해에서는 새누리당 공천을 받으면 당선이 됐지만 이번에는 양상이 다른가?

심용혁 : 조금 다르다. 지방 선거 때 보여줬다. 진해에서 김두관 지사가 49%, 이달곤 전 장관이 51%를 얻었다. 보수적이지만 충분히 가능성을 봤다. 모든 진해 사람들은 해군과 관련이 없는 분이 없다.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군인 도시다. 그런데도 그 정도 득표를 한 것은 김두관 지사 입장에서 대단한 것이었다. 그 지역의 변화 조짐을 충분히 볼 수 있는 결과였다.

고성국 : 김두관 지사가 출마 권유를 했나?

심용혁 : 덕담을 했는데, 결정은 제가 했다. 저는 김 지사를 2005년 12월부터 모셨다.

고성국 : 가까이 오래 모신 분으로 안다. 김 지사는 어떤 분인가?

심용혁 : 제가 해군 생활을 할 때 고위 간부가 있었는데, 지사님과 호형호제 하는 분이었다. 제가 제대하고 취업 준비를 하려는데 그 분이 '좋은 정치인이 있으니 모셔보라'고 하더라. 참여 정부 임기 반이 지났을 때였는데, 그 분 소개로 김 지사가 행안부장관, 대통령 정무특보를 할 때 모셨었다. 그러면서 정말 많이 놀랐다. 그 동안 제가 살아오면서 생각했던 그런 정치인이 아니었다. 너무 소탈하고 소박하더라. 특히 김 지사 가족을 보면서 더 많이 놀랐다. 처음 신라대 강연을 갔는데 형님이 두 분이 있다. 예전에 김 지사 강연을 따라갔다가 강연장 입구에서 기다리는데, 택히 한 대가 올라오더라. 개인택시가 아니라 회사 택시인데, 내리는 분이 형님이라고 하더라. 둘째 형님은 공장 경비원이었다. 친누나가 신길시장에서 30년째 생선 가게를 하고 있다. 김 지사 장모님이 남해 시장에서 '채씨 상회'라고 30년간 채소 장사를 하는 분이다. 군수를 7년 하고 장관 하고, 대통령 정무특보 하면 잘 먹고 잘 살겠구나 했는데, 그런 가족을 보니까 그렇지 않더라. 오히려 가족들이 김 지사에게 옳은 정치를 하라고 요구를 하더라. 권위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런 분에게 정치를 배운 게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김 지사 모시면서 5번의 선거를 치렀다. 지난 도지사 외에는 다 바위에 계란 치기 선거였다. 그렇게 힘든 과정을 거치면서 제가 꿋꿋이 그 분을 모신 것은, 그 분의 정치가 올바른 정치라고 제 스스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고성국 : 경남 지역 의석수가 총 17석이다. 몇 석 예상하나?

심용혁 : 야권이 돌풍을 꽤 일으킬 것으로 본다. 특히 1대1 후보 단일화가 되면 정말 파괴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 김두관 지사는 언론에서 5~8석 정도를 이야기한다. 8석 정도만 가져와도 고무적이라고 말한다. 제가 보기에는 7석 정도는 가져올 수 있다. 양산, 김해갑을, 마산을, 창원갑을, 거제, 진주갑을, 진해까지, 이 중에 박빙으로 두 군데 진다고 해도 7석을 가져올 수 있지 않겠나.

고성국 : 경남에서 야권의 '전략'이 있다면?

▲ 심용혁 예비후보 ⓒ프레시안(박세열)
심용혁 :
지사님 관점이고 저도 동의하는 부분인데, 부산의 경우는 문재인 문성근, 김정길이 대대적인 인물들이 나와서 부산 낙동강 벨트를 구축한다고 하는데, 김 지사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시대 흐름이 새로운 변화를 요구한다. 후보 자체도 참신하고 새로운 쪽으로 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경남에 나오는 후보들이, 정치 초년생, 참신한 후보들이 많다. 진주갑에 정영훈 변호사 만으로 43세다. 진주을 강병기 후보는 통합진보당이지만 김 지사와 함께 한다. 역시 젊은 후보다. 의령·함안·합천의 박남현 예비후보는 만 36세다. 창원갑의 김갑수 전 라디오21 대표, 마산을에 하귀남 변호사, 다 30대, 40대다. 저도 만 36세, 95학번이다. 젊은 후보들이 많다. 내년 흐름은 바로 이것이라고 보는 입장이다. 최근 '경남 3040 새정치연대'를 발족했다. 경남 지역 야권 성향 후보들 17분이 모였는데, 모두 지역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진보 성향 후보들이다. 경남 전체에서 내세울 수 있는 공약을 만들어 함께 하자고 발족을 했다.

고성국 : 지난해 10월 보궐 선거에서 박근혜 위원장이 경남 함양을 방문해 지원을 했는데 열기가 대단했다. 경남은 아직 박근혜 위원장 영향력 하에 있는 곳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심용혁 : 경남에도 도심 지역이 "있고", 농촌 지역이 있다. 함양은 농촌 지역이다. 어르신들이 많이 사는 곳은 박근혜 바람이 아직 존재한다.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고 박근혜 위원장이 왔다 갔다고 해도 많은 표를 얻은 것은 아닌데, 당시 새누리당 후보가 38%로 당선됐다. 무소속과 야권 단일후보가 연대에 실패했다. 함양군수는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그 전에는 모두 무소속, 보수 성향 후보들이 됐다. 함양 선거를 가지고 박근혜 파워가 여전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박근혜 파워는 꽤 줄었다.

고성국 : 왜 줄었나?

심용혁 : 시대가 변하고 있다. 촛불 집회를 주도한 중학생들이 유권자가 됐다. 이런 우스갯 소리도 있다. '박근혜 위원장은 대선에 빨리 출마하면 할수록 좋다'는 얘기를 누가 하더라. 유권자 비율에서 젊은 층이 차지하는 비율이 엄청나게 늘었기 때문이다. 43세 이하 유권자가 전체 유권자의 절반을 넘었다는 비공식 통계도 있다. 경남의 경우, 창원, 진해, 이 쪽은 젊은 사람들이 사는 도시다. 창원은 평균 연령이 36세 정도다. 진해가, 물론 군인 도시지만 평균 연령이 36.8세다. 요즘 젊은 층에는 친박 바람이 통하지 않는다.

고성국 : 경남 지역 젊은 층도 선거에 관심이 많나?

심용혁 : 경남 지역에는 '갱블'이라는 게 있다. '갱상도블로그'라고 해서 젊은 파워블로거들이다. 젊은 층 오피니언에 꽤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20대 중에는 주소지는 경남에 두고 있지만 부산이나 서울에 사는 분들이 많다. 이를테면 '미권스(나꼼수에 출연하는 정봉주 팬클럽) 회원이 진해에도 상당수 있다.

고성국 : 김두관 경남지사가 당선됐을 때 야권 바람이 꽤 있긴 했다. 벌써 1년 반이 넘게 흘렀는데, 그 '바람'이 아직도 유효한가?

심용혁 : 구도는 변하지 않았다. 김두관 지사 지지율이 떨어지지도 않았다. 민주통합당 입당 여부가 변수였는데, 입당을 결심한 후 나왔던 여론조사에서도 "입당해도 괜찮다"는 여론이 약 40% 정도, "입당하면 안 된다"는 여론이 약 36% 정도, "잘 모르겠다"는 여론이 약 24% 정도 됐다. 김두관 지사가 53.5%로 당선이 됐는데, 나머지 46.5%가 '반 김두관 성향'이라고 치자면, "입당하면 안된다"는 여론이 그 46.5%보다 적은 것이다. 의외의 결과다. 지금 경남도의회는 여권이다. 도지사만 야권이다. 김두관 지사는 지역주의에 작은 구멍을 냈다. 그 벽을 허물기 우해, 내가 곁에서 지사님을 모시는 것도 좋지만, 현장에서 후보로 뛰는 게 더 옳은 일이라고 판단을 했다.

고성국 : 진해에 연고가 있나?

심용혁 : 제가 해군 장교 출신이다. 군인 시절 진해에 살았었고, 지금 신혼집도 진해에 있다. 진해에 연고는 없다. 그래서 출마한다고 하니까 주변 사람 중에 '무모하다', '미쳤다' 이렇게 말하는 분들도 있었다. MB정부를 보고 정치권을 보면서, 학연, 지연, 혈연 등 연고 지상주의가 어떻게 공공성을 파괴하는지 뼈저리게 느꼈다. 저 뿐 아니라 국민들이 그렇게 느끼고 있다. 그런데 이런 연고 지상주의를 배제하고 출마하는 사람이 있나? 거의 없다. 연고주의로 당선되면 학연, 지연, 혈연을 챙기기에 바쁘다. 제가 진해를 선택한 것 중에 하나도, 이런 것을 없애자는 취지에서다. 불신의 정치에 지친 국민들을 바라보며, 오직 진해 시민만을 위해 일을 해보겠다고 어필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잘 먹히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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