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여권이 신장되면 남성 취업이 어려워질 것 같았다."
'페미니스트 서울시장 후보'를 표방했던 녹색당 신지예 씨의 선거 벽보를 훼손한 취업준비생 A씨가 밝힌 범행 동기다.
30대 남성인 A씨는 여성의 권리가 신장하면 자신의 취업이 어려워질까봐 페미니즘을 외치는 신 전 후보의 벽보 20매를 커터칼로 훼손한 뒤, 이를 찢어 주변 하수구 등에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신 전 후보와 인지연 대한애국당 전 후보의 벽보를 훼손한 혐의로 취업준비생 A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일 오전 4시 30분쯤부터 약 2시간 30분 동안 대치1동, 대치 2동 등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신 전 후보의 벽보 20장과 인 전 후보의 벽보 8장을 찢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과거 정신병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사건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신 전 후보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이 사건은 "명백한 여성혐오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데자뷔처럼 강남역 살인사건이 떠오른다"며 "당시에도 경찰이 정신병력있는 사람의 범행이라고 밝혔다"라고 답했다.
그는 "여성으로부터 피해를 받아서 불리한 처지에 놓였다는 공통된 기조는 한 개인이 질병으로 인해 얻게 된 생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한국사회에 만연한 여성혐오의 인식구조가 스며들어 행동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성혐오같은 동기가 없었다면 한 지역에서 집약적으로 21개의 벽보를 훼손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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