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10곳 중 7곳이 아직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 한 명도 채용하지 않기로 해 당분간 채용 시장의 한파가 지속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본격화되며 기업의 경영 불확실성이 한층 가중되고 고용 여력이 위축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121곳의 32.2%만 채용 계획을 세웠다고 답했다. 신규 채용 계획을 세우지 않은 기업은 절반이 넘는 54.5%였고, 채용 계획이 없다고 답한 기업도 13.3%나 됐다. 이들 기업의 비중(67.8%)은 작년 동기(74.2%)보다는 그나마 줄었다.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세운 기업 중 작년보다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53.8%, 채용 규모가 작년과 비슷한 기업은 35.9%였다. 작년보다 채용을 줄이겠다는 기업은 10.3%로 조사됐다. 그나마 고용 여력이 있는 일부 기업이 일자리 창출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한경연은 전했다. 신규 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는 이유를 묻자 응답 기업의 32.4%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국내외 경제·업종 경기 악화를 꼽았다. 고용 경직성으로 인한 기존 인력 구조조정 어려움(14.7%),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 증가(11.8%) 등도 뒤를 이었다. 반면 신규 채용을 늘리겠다고 답한 기업은 회사가 속한 업종의 경기 상황이 좋거나 좋아질 전망(38.1%)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고, 경기 상황과 관계없이 미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33.4%)이라는 답변도 많았다. 대기업이 신규 채용을 늘려야 한다는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거나(9.5%) 환경·사회·지배구조(ESG), 4차 산업혁명 등 신산업 또는 새로운 직군에 대한 인력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9.5%)이라는 답변도 있었다. 하반기 채용시장 트렌드로는 언택트 채용 도입 증가(24.3%)와 경력직 채용 강화(22.5%), 수시채용 비중 증가(20.3%) 등이다.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 인재 채용 증가(9.4%), 인공지능(AI) 활용 신규채용 증가(8.7%), 블라인드 채용 확산 등 공정성 강화(7.2%) 등의 전망도 있었다. 올해 대졸 신규채용에서 수시채용을 활용한 비중은 63.6%로, 작년(52.5%) 대비 11.1%포인트 증가했다. 수시채용만 진행한다는 기업이 24.0%였고, 공개채용과 수시채용을 병행하는 기업은 39.6%였다. 공개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36.4%에 그쳤다. 올해 대졸 신규채용에서 언택트 채용을 했거나 고려 중인 기업 비중은 71.1%로, 작년(54.2%)에 비해 16.9%포인트 증가했다. 최근 ESG 경영의 중요성이 대두되며 ESG 관련 인재를 채용하려는 기업의 움직임도 늘었다. 하반기 ESG 관련 인재를 채용할 계획이 있는 기업은 25.6%로, 조사를 시작한 상반기(14.5%)보다 11.1%포인트 증가했다. 전체 채용규모 대비 ESG 인재 채용규모 비율은 0∼2%(51.6%)가 가장 많았고, 4∼6%(22.6%), 2∼4%(9.7%), 8∼10%(9.7%), 10% 이상(3.2%), 미정(3.2%) 순으로 조사됐다. ESG 인재를 채용하지 않는 기업은 74.4%로, 그 중 32.2%는 재교육이나 부서이동 등 기존 인력을 활용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 ESG 관련 인력 유지(27.8%), 외부 컨설팅 기관 활용(5.6%) 등의 답변도 있었다. 구체적인 대응 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28.9%였다. 대졸 신규 채용을 늘리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중점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는 노동·산업 분야 등 기업의 규제 완화(38.8%)를 가장 많이 꼽았다. 신산업 성장 동력 육성 지원(25.6%), 고용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24.0%), 정규직 등에 편중된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5.8%), 진로지도 강화, 취업정보 제공 등 미스매치 해소(5.0%) 순으로 뒤를 이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실물경제 회복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청년 고용시장은 여전히 안갯속"이라며 "청년실업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 고용유연성 제고, 신산업 분야 지원 확대 등으로 기업의 고용여력을 확충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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