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치 테러는 특정 집단의 욕망 때문'이라고 말한 데 대해 "그런 논리라면 배현진 의원 피습은 민주당의 욕망 때문인가"라고 반박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 대표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다시 꺼내며 "본인이 쓴 것 맞나"라고 하는 등 전방위적 공세를 가했다. 한 위원장은 31일 오후 경기 수원시 한국나노기술원에서 반도체 산업 현장간담회를 진행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가 본인 피습사건의 원인으로 '특정 집단들의 욕망'을 들었다는 질문을 듣고 "테러는 범죄이고, 테러로 정치 장사를 하면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이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본인의 흉기 피습 사건을 언급하며 "이번 암살 시도, 정치 테러가 개인에 의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 테러는 사회 전체적인 분위기나 또는 특정 집단들의 일종의 욕망에 따른 결과인 경우가 많았다. 그 분(가해자)이 저에 대해 무슨 사적 감정이 있다고 백주대낮에 1년간 칼을 갈아 단검을 만든 다음 연습까지 해가며 정확하게 목을 겨눠서 칼을 찌르겠나"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이 대표가 자기가 피습당한 게 특정 집단의 욕망 때문이라고 말했나? 정말인가? 믿겨지지 않는다"고 되물으며 "그런 식으로 테러를 앞에 두고 정치 장사를 하는 건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그 논리라면 배현진 의원 피습은 특정집단 민주당의 욕망 때문에 일어난 것인가"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의 "청산해야 할 건 운동권이 아니라 검찰독재"라는 발언에 대해서도 "아무 말이나 막 하시는 것 같다"며 "현실에 없는 얘기를 만들어서 현실에서 받는 공격을 피하려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고 반발했다. 특히 그는 '이 대표가 피하고자 하는 공격'으로 이 대표를 둘러싼 법인카드 유용의혹을 다시 제기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그 분은 진짜 간만에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한 것 같은데 (법인카드 의혹 등) 그런 질문이 안 나왔나"라며 "제가 묻고 싶다. 첫째, 법인카드 본인이 쓴 것 맞으신가. 둘째, 만약 민주당의 어떤 예비후보자가 기업이든 국가든 법인카드를 자기 샴푸를 사고 초밥을 사먹고 와이프에게 줘서 쓴 게 드러났다면 공천할 건가. 셋째, 이런 질문을 안 받고 도망 다니는 게 부끄럽지 않나"라고 했다. 이 대표의 '검찰독재' 주장에 대해 그는 "중요한 건 레토릭 장사가 아니라 진짜 시대정신이 뭐냐는 거다. 검찰 독재라는 게 있느냐"라고 되물으며 "검찰은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도구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한 위원장의 '운동권 청산' 주장에 대한 이 대표의 반박에 대해서도 “지금 본인도 586 운동권 청산하려는 것 아닌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공천에서) 배제하려는 것 아니냐"라고 비꼬며 재반박했다. 한 위원장은 최근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 역할론'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민주당 안민석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오산에 유 전 의원 투입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있었다'는 질문에 "그런 검토를 한 바가 없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을 경기 남부에 투입할 생각이 있나' 묻는 질문에도 "총선 전략을 대놓고 말할 수 없다"며 "명분 있는 공천을 할 것"이라고만 했다. 한편 이날 반도체 현장간담회를 진행한 한 위원장은 수원에서 '구도심 함께 성장' 공약을 발표했다. 현재 수원은 5개 선거구 모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고,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탈환을 노리고 있다. 영입인재 1호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와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 출신인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문재인 정부에서 국세청장을 지낸 김현준 전 청장 등이 모두 국민의힘 후보 수원 지역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한 위원장이 이날 발표한 공약에는 △철도 지하화 및 철도 상부공간과 주변 부지의 통합개발 △전국주요권역 광역급행열차 도입을 통한 1시간 생활권 조성 △노후화 구도심 정비를 통한 공원·직장·주거·편의시설 15분 생활권 조성 △전국 주요 도시에 복합 문화·스포츠 공간 조성 지원 등이 내용으로 담겼다. 한 위원장은 특히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였던 철도 지하화를 현실화해 "주요 도시의 도심 단절 현상을 해소"하고 그 상부공간을 "환승거점·중심업무지구·유통거점 등으로 특화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후화 구도심의 재정비에 대해서는 "특례를 적용해 기존 용도지역제를 벗어나 지역 특성에 맞게 15분 생활권이 가능하도록 주거·문화·생활·상업·업무시설을 규제 없이 효율적으로 재설계"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용도·용적률·건폐율 등 건축규제를 완전 해제하는 '건축규제 FREE ZONE' 등을 도입하겠다는 게 국민의힘 측 계획이다. '15분 생활권'의 구체적 내용으로는 △돌봄 크러스트를 기본으로 갖춘 청년·신혼부부 주택 △병품아(병원을 품은 아파트) △실버스테이 조성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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