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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손학규·김두관, 관건은 '6말7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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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문재인·손학규·김두관, 관건은 '6말7초' [분석] 민주당 빅3, 장단점 들여다보니
민주통합당은 지난 9일 임시 전당대회에 대해 나름대로 만족하는 표정이다. 연령별 보정방식, 정책대의원 배정 등 경선룰에 대한 문제제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에 대한 당 차원의 '리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언이다. 그러나 2위에 그친 김한길 최고위원 측이 불만을 토로하긴 했지만 더 이상 일을 더 키울 분위기는 아니고, 대선 경선룰 마련에 대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해석할 수 있는 정도다.

흥행도 나름대로 성공하고 역전-재역전 등 드라마틱한 승부까지 만들어 낸 민주당은 본격적으로 대선 체제로 돌입하는 분위기다. 11일 부산의 조경태 의원이 먼저 신호탄을 쏘았고, 김두관 경남지사에 대한 출마 촉구 기자회견 방식의 사실상 지지선언도 나왔다. 14일에는 손학규 고문이, 17일에는 문재인 고문이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박영선 의원 등 일부 '언더 독' 들도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빅3+알파'의 흥미로운 대결이 펼쳐지는 것이다.

뚝심과 스킨십으로 약진하는 김두관, 호남이 강점이고 경남이 약점?

공식 출마선언은 가장 늦겠지만 거침없는 행보를 가져가는 곳은 김두관 지사 측이다.
11일 현역 의원 11명의 김 지사 출마 촉구 선언은 의외다. 이해찬 대표 체제 출범 첫날 선수를 치고 나선 것이다. 그 면면도 흥미롭다. 좌장격인 4선의 원혜영 의원은 경기 부천 지역구로 당 안팎에서 신망이 높은 인물이다.

역시 경기도에선 오산의 안민석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투옥 중인 정봉주 전 의원과 가까운 안 의원은 대표 경선 직전 "미권스(정봉주 팬클럽)의 이해찬 지지는 정 전 의원의 뜻이 아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다. 제주도에선 강창일, 김재윤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광주전남권에선 김영록, 배기운, 김승남 의원이 참여했다. 인천에선 문병호 의원이 합류했다. 유일한 비례대표인 홍의락 의원은 대구가 지역기반으로 김부겸 전 의원과 가까운 인사다. 서울에선 전략통인 민병두, 최재천 의원이 참여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김 지사와 별다른 인연이 없는 인물들이다. 호남권에서 경상도 토박이인 김 지사에 대한 호응이 상당히 높은 것이 눈에 띈다. 남재희 전 장관, 박석무 전 의원 등 원로급 인사들도 <김두관의 재발견>이라는 책 공저자에 이름을 올렸다. 전면에 나서진 않고 있지만 참여정부 청와대 출신 친노인사들도 적지 않게 캠프에 합류해 있다. 김 지사는 탁월한 친화력과 스킨십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캠프 내 개방성은 다른 캠프보다 훨씬 낫다는 이야기가 많다. 김 지사 출마 촉구 선언에 이름을 올린 한 의원은 "친노 특유의 폐쇄성, 배타성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인물이 김두관이더라"고 평가했다.

전문대학 출신임을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김 지사는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했지만 21세기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정치인으로 꼽히는 브라질 룰라 전 대통령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꼽고 있다.

김 지사는 오는 12일 창원에서 출판기념회를 겸한 사실상 출마기자회견을 갖는다. 이후 중국을 다녀와 공식 출마선언을 할예정인데, 중국에선 최고위층 인사 중 한 명과 만남이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의 약점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경남이다. 지사직 중도사퇴에 대한 반발 여론이 만만치 않다. 김 지사의 참모 중에서도 경남 쪽 인사들이 부정적 견해를 많이 피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가 사퇴할 경우 12월 19일 대선일에 같이 치러지는 경남도지사 재보선 후보군이 마땅찮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또 이번 민주당 전대에서 증명된 온라인 파워도 김 지사에게 우호적이진 않다. 한때 유시민 전 의원을 열광적으로 지지하던 친노지지층은 문재인 고문의 든든한 우군이다. 김 지사의 출마를 못마땅하게 보는 친노 성향 네티즌들이 적지 않다. 김 지사의 지지율이 아직 낮은데는 이 대목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 민주당의 유력 대권 주자인 손학규(맨 왼쪽), 문재인(왼쪽에서 세번째), 김두관(오른쪽 끝) 등의 흥미로운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된다. ⓒ연합뉴스
손학규, 컨텐츠의 우위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좌고우면하지 않고 자기 진도를 나가고 있던 손학규 고문은 14일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서 출마선언을 한다.

출마선언에는 신학용·이용섭·최원식·김동철·조정식 등 민주당 의원 수십여명과 사회 각계각층 생활인 1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달 말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민생경제 해법을 다룬 경제 저서의 출간기념회를 갖고 그동안 준비해온 민생정책 대안들을 발표할 예정이다.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슬로건으로 경기 분당 재보선에서 이변을 만들었던 손 고문의 '컨텐츠'는 자타가 인정하는 바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경제학자는 "'저녁이 있는 삶'은 야권 전체의 슬로건으로서도 손색이 없다. 손학규 아니라 다른 사람이 후보가 되더라도 받아 쓰면 좋을 것"이라면서 "노동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입시위주 교육 개선, 고령화 사회 대비 등 한국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모든 문제점을 함축하는 문구"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낮은 지지율과 조직력이 문제다. 이번 전대에서 손 고문과 가까운 조정식 의원은 당선 순위권 밖으로 밀렸다. 수도권에서 생각만큼 호응이 나오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기대 했던 한국노총 대의원들도 오히려 이해찬 대표 쪽으로 많이 쏠렸다.

민주당 내에서도 두 번의 대표를 지낸 손 고문에 대한 평가는 우호적인 편이지만 '당신이 손학규를 대통령으로 만들어보겠냐'는 질문을 던지면 직답을 피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손 고문은 최근 <프레시안>과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에 사명감을 갖고 임하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반등 기회 잡은 문재인, '문화기획'의 허와 실은?


최근 지지율 정체 현상에 시달리던 문재인 고문은 이해찬 대표 당선으로 한숨을 돌렸다. 17일 대선 출마 공식 선언으로 반등의 기회를 다시 잡겠다는 복안이다.

일부 언론이 "광화문에서 선언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복수의 문 고문 측 관계자들은"날짜는 맞지만 장소가 그렇게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스피치 콘서트 바람'이 열린다. '내가 꿈꾸는 나라, 우리가 바라는 대통령'이 주제지만 문 고문이 가족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새로운 바람몰이를 기대할만 한 것.

카피라이터 정철, 탁현민프로덕션 탁현민 대표, 다음기획 김영준 대표 등이 이미 담쟁이포럼에 참여하고 있을 정도로 대중 대상 기획면에선 문 고문 측이 단연 다른 주자들을 압도한다. '나꼼수' 멤버들도 문 고문과 아주 가깝다. 하지만 이 대목이 약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행사기획식 접근 방식, 친노성향의 젊은 층들에 대한 과도한 집중이 오히려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참여정부 청와대 출신 일부 인사들이 주도하는 캠프의 폐쇄성 문제에 대한 지적이 제기된 지도 한참이다. 낯을 가리는 편인 문 고문의 개인적 성향도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참여정부 청와대 출신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그런 지적을 잘 알고 있다"면서 "우리 내부에도 문제의식이 있다. 17일 출마선언 이후에는 '색채가 옅은 분'들이 전면에 많이 서게 될 것이다. 우리도 역할을 하겠지만 앞에 나서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또 다른 핵심 인사도 "정책적인 면을 많이 가다듬고 있다. 일본에서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을 만나고 온 것도 그 일환인데, 앞으로 실제 결과물들이 나올 것"이라면서 "지속가능한 성장, 진보적 성장 부분을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관계, 동북아 비전 면에서도 다른 캠프를 압도하는 컨텐츠가 마련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고문 측은 '1강 다중' 구도를 굳히는 것이 단기적 목표다. 한 관계자는 "지지율상 사실 지금도 '1강 다약' 구도 아니냐"고 자신했다.

앞으로 한달이 관건

과도한 네거티브를 피하면서 세 사람이 경쟁을 벌일 경우 상당히 흥미로운 판이 벌어질 수 있다. 이해찬 신임 대표도 첫 최고위원 회의에서 '경제'를 화두로 내세우면서 스포트라이트를 피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쪽에서도 "우리는 재미 없는데, 저쪽은 재밌게 됐다"고 우려하고 있다.

7월 초까지 동반적으로 의미있는 지지율 상승 현상이 나타나면 '경선 대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지 못하면 '박근혜 대세론'이 오히려 재확인 될 수 있다. 이같은 경우 야권 지지층들은 장외의 안철수 원장에게 기울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누가 진짜 친노다', '우리가 뭘 잘못했나? 모든 것이 조중동 탓이다'는 식의 경쟁으로 이어질 경우 집단적 자충수에 다름 아니게 된다.

한 정치컨설턴트는 "비전과 컨텐츠 싸움으로 가면 흐름을 민주당이 잡을 수 있다. 가능성이 적은 것도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소모적 (노무현)적자 논쟁, '쫄지마 씨바' 식으로 민심을 고려치 않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볼 것도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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