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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협상 첫날…美 수정양허안 '생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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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협상 첫날…美 수정양허안 '생색' 커틀러 "우리측 홀로 진전 이룰 순 없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4차 협상 첫날인 23일 웬디 커틀러 미국 측 수석대표는 이날 협상에서 우리 측에 상품무역 양허안, 농업 양허안, 섬유 양허안 등 3개의 양허안을 개선해 제시했다고 밝히고, 한국 측도 개선된 양허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웬디 커틀러 미국 측 수석대표는 이날 오후 5시 한미 양국 기자들을 상대로 한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번 제주협상에서 많은 진전을 이루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공산품(상품무역) 분과, 농업 분과, 섬유 분과에서 개선된 양허안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측은 지난 3차 시애틀 협상에서 상품무역 분과와 섬유 분과의 양허안을 수정해 제시한 적이 있다.

커틀러 "한국측도 개선된 양허안 내놓아야"

웬디 커틀러에 따르면 이번에 미국 측이 제시한 수정 양허안대로라면 우리나라는 대미무역에서 상품무역(공산품) 분야 10억 달러(약 1조 원), 섬유 분야 13억 달러(약 1조3000억 원), 농업 분야 1억3500만 달러(약 1350억 원)에 해당하는 추가적인 관세철폐 및 관세인하 효과를 보게 된다.

커틀러는 내년 6월 말에 만료되는 미 행정부의 무역촉진권한(TPA)을 언급하며 "우리는 여전히 이 협상이 올해 말이나 늦어도 내년 초에 타결되기를 바라고 있고,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이번에 3개의 개선된 양허안을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커틀러는 "하지만 우리 혼자서 진전을 이룰 순 없다"면서 "한국도 이번 협상에서 개선된 양허안을 제시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커틀러는 "우리가 진전을 기대하는 분야는 관세철폐만이 아니다"라면서 "자동차 작업반, 의약품·의료기기 작업반, 투자 분과, 지적재산권 분과 등 여러 분과에서 다뤄지고 있는 비관세 장벽의 철폐에서도 진전을 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협상이 끝난 후 이혜민 한미 FTA 기획단장 겸 상품무역 분과장이 "협상이 어렵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서는 "미국과 한국이라는 2개의 무역대국이 서로 협상을 하니 협상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면서 "솔직히 말해 양측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야 할 민감한 사안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날 협상에서도 미국 측은 우리나라 쌀시장의 개방을 대놓고 요구하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해 커틀러는 "아직까지는 공식적으로 쌀에 대한 협상을 시작하지 않았다"면서 "원래 통상협정에서는 비(非)민감 품목을 중심으로 타결점을 찾기 쉬운 사안들에 대한 협상을 먼저 진행하면서 상호간 신뢰를 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쌀시장 개방 여부는 12월 초에 열릴 예정인 5차 협상에 가서야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커틀러 "최근 한반도 상황은 개성공단 관련 우리 입장 공고히 해"

한편 북한 핵실험과 개성공단산(産) 상품의 원산지 문제와 관련해 커틀러는 "보다 폭넓은 시각으로 봤을 때 (북한 핵실험과 관련된) 최근의 한반도 상황은 한미동맹 관계의 중요성을 다시금 상기시킨다"면서 "한미 FTA는 양국의 경제관계를 더욱 굳건히 함으로써 우리의 (한미동맹) 관계를 한 단계 도약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커틀러는 이어 "최근의 한반도 상황은 개성공단과 관련된 미국 측 입장을 보다 공고히 했다"면서 "한미 FTA의 효력은 한미 양국 영토 내에서 생산된 상품에만 국한된다"고 다시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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