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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상품무역 협상 '중단'…전체 협상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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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FTA 상품무역 협상 '중단'…전체 협상은 계속 미국측 '생색 내기'에 한국측 "기대 미달" 반응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4차 협상 첫날인 23일 오전부터 상품무역 분과의 협상이 중단되는 '대형 사고'가 난 사실이 뒤늦게 이날 밤에 밝혀졌다. 한미 양국 협상단이 서로 상대방 국가의 공산품(상품무역) 개방 수준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종훈 우리 측 수석대표는 이날 저녁 9시 30분에 열린 브리핑에서 "상품무역 분과의 협상이 오전에 중단되고 오후에는 열리지 못했다"면서 "미국 측이 공산품 양허안을 2차례에 걸쳐 개선하며 나름의 '성의'를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우리 측 기대엔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국 측은 지난 3차 협상 중에 공산품 품목 900개 이상의 양허수준을 높인 수정 양허안을 제시했고, 이번 협상에서도 자동차부품을 포함한 90여 개 품목의 개방 수준을 높였다. 이와 관련해 웬디 커틀러 미국 측 수석대표는 "양국의 무역규모를 감안할 때 우리가 이번에 제시한 양허안의 개선 수준은 대단히 높은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김종훈 대표는 "이번에 미국 측이 양보한다고 한 것이 90여 개의 품목을 관세철폐 '기타(관세철폐 제외 포함)' 단계에서 관세철폐 이행 최장기간인 '10년 이내' 단계로 옮긴 것일 뿐"이라면서 "이것도 성의라면 성의랄 수 있겠지만 우리 측 기대엔 못 미친다"고 강조했다. 이런 차에 미국 측이 '우리가 2번이나 수정 양허안을 제시했으니 이제 한국도 성의를 보여야 할 차례'라고 요구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는 것.
  
  상품무역 분과장을 맡고 있는 이혜민 한미 FTA 기획단장은 "한미 양국 협상단 중 어느 쪽이 먼저 '협상을 접자'는 말을 꺼냈느냐"는 <프레시안>의 질문에 잠시 생각을 하더니 굳은 표정으로 "양측 다 똑같이 했다"고만 답했다.
  
  이날 오전 협상이 끝난 직후 평소에 좀처럼 협상 경과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하지 않던 이혜민 단장이 굳은 표정으로 "어렵습니다"라고 한 마디를 던진 후 양국 협상단 사이에 뭔가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왔었다. 하지만 이 단장의 "어렵습니다" 발언과 관련해 웬디 커틀러는 "2개의 무역대국이 협상을 하니 협상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면서 "솔직히 말해 양측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야 할 민감한 사안들이 많다"고만 말했다.
  
  김종훈 대표는 협상이 결렬된 후 웬디 커틀러와 접촉을 갖는 등 상품무역 분과의 개별 협상사안별로 소규모 접촉들이 계속됐다고 밝혔다. 상품무역 분과의 협상 재개 시점과 관련해 김 대표는 "애니 타임(언제든지)"이라고 말했지만 아직은 협상이 언제쯤 재개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상품무역 분과의 협상은 원래 23일부터 나흘 간 계속될 예정이었다.
  
  상품무역 분과의 협상이 결렬된 것과 관계없이 나머지 분과들의 협상은 예정대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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