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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공식' 협상 끝…'진짜' 협상 이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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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공식' 협상 끝…'진짜' 협상 이제부터 [한미FTA 뜯어보기 277] 커틀러 "전례 없는 진전 이뤘다"…김종훈 "남은 3주가 관건"
서울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8차 협상이 닷새 만인 12일 종료됐다.

김종훈 한국 측 협상 수석대표는 이날 밤 협상장인 하얏트호텔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한미 양측은 3월말까지 협정을 무난히 타결할 수 있다는 전망을 공유하고 있다"며 "지금부터 남은 3주가 중요하며, 협상 타결 순간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웬디 커틀러 미국 측 협상 수석대표도 김 대표에 앞서 가진 브리핑에서 "미국은 3월말까지 한미 FTA를 타결하자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번 8차 협상에서 이뤄낸 전례 없는 성과들이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북돋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쇠고기, 협상 최종 딜브레이커로 남아

마지막 공식 협상인 이번 8차 협상에서는 19개 분과 및 작업반(23개 분야)의 협상 가운데 경쟁, 정부조달, 통관 등 3개 분야의 협상이 타결됐다. 또 상품무역, 서비스, 금융서비스, 통신, 전자상거래, 기술표준(TBT), 위생검역(SPS), 환경, 투명성, 분쟁해결 등 많은 분야의 협상이 1~2개의 쟁점만 남긴 채 사실상 마무리됐다.

무역구제(반덤핑), 자동차, 의약품 등 이미 고위급 협상 테이블에 오른 분야의 협상은 예상대로 이번 8차 협상에서는 타결되지 않았다. 또 한국 측에 민감한 농업 분야의 협상과 미국 측에 민감한 섬유 분야의 협상도 3월말 협정 타결 직전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최종 '딜 브레이커(deal breaker, 협상 결렬 요인)'로 꼽히는 것은 단연 쇠고기 문제와 자동차 문제다.

미국 측은 '뼈가 들어간 쇠고기도 수입하라'는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한미 FTA를 체결하지 않을 태세지만, 한국 측은 오는 5월 국제수역국(OIE)이 '뼈가 포함된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하기 전까지는 이런 요구를 조기 수용하기 힘든 형편이다.

또 한국 측이 배기량 기준 자동차 세제를 개편 또는 폐지하겠다는 기본 입장과 함께 그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안까지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측이 자동차 관세 조기 철폐라는 양보안을 제시하기는 커녕 오히려 '배기량 기준 자동차 세제뿐 아니라 자동차 표준, 규제, 투명성 등 한국 자동차 시장의 모든 비관세 장벽을 다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 하면서 이 분야의 협상은 최후까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 웬디 커틀러 대표는 12일 저녁 브리핑에서 "한국의 재계, 정계, 언론계와 접촉한 결과, 한미 FTA가 이뤄질 수 밖에 없다는 분위기를 감지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한편 지난해 협상 초반까지만 해도 우리 측 요구가 거셌던 무역구제(반덤핑) 분야의 협상은 이번 8차 협상에서도 전혀 진척되지 않았다. 김종훈 대표는 "건설적인 협의가 있었다"고 말했지만, 웬디 커틀러 대표는 "지난 7차 협상에서 김 대표와 여러가지 아이디어들을 교환했다"고 말해 이번 8차 협상 기간에는 무역구제 관련 협의가 활발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커틀러 대표는 21일까지 무역구제 관련 미국 측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된 분야의 잔여 쟁점들은 고위급 협상 의제로 넘어갔다. 대표적인 것이 △투자자-국가 소송제(ISD)의 적용대상 축소 여부 (투자 분야) △방송·시청각 서비스 시장의 개방 여부 (서비스 분야) △외환 세이프가드의 도입 여부 및 우체국 보험에 대한 정부 특혜 시비 (금융서비스 분야) △기간통신 사업자에 대한 외국인 지분 제한(49%) 완화 (통신 분야) △저작권 보호기간의 연장 여부 (지적재산권 분야) △개성공단산 상품의 한국산 인정 여부 (원산지 분야) 등이다.

19일부터 미 워싱턴에서 수석대표급 협상

향후 협상은 수석대표급·통상장관급 협상, 분야별 실무급·고위급 협상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된다. 한미 양측은 오는 19일부터 3~4일 동안 미국 워싱턴에서 수석대표급 협상을 열기로 헀다. 또 농업 분야의 협상단이 한국에 남아 협상을 계속하는 한편 오는 19~21일 이 분야의 차관보급 협상이 한국에서 열린다. 섬유 등 미해결 쟁점이 많은 다른 분야의 고위급 협상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한미 양국 협상단은 이번 8차 협상에서 미국 쪽 사정에 맞춰 늦어도 3월 30일(미국 시간 기준)까지 협상을 타결하자는 공감대를 다시금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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