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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FTA협상 중단하고 차기정부로 이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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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FTA협상 중단하고 차기정부로 이양해야" [한미FTA 뜯어보기 278] 범여권 등에 '중단론' 확산 기류…김근태도 곧 입장 표명
천정배 의원이 이끄는 민생정치준비모임이 '한미 FTA 즉각 중단, 차기 정부 이양'으로 입장을 정했다. 천정배 의원은 13일 기자와 만나 "정부는 한미FTA 협상을 즉각 중단하고 차기 정부에 이양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이날 오후 민생정치준비모임 소속 의원들과 함께 한미FTA 반대 범국민운동본부를 방문해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그는 "일단 모임 소속 의원들과 행동을 같이할 계획"이라면서도 "조만간 개인적인 입장도 발표할 생각"이라고 적극적인 의지를 표했다.

천정배-김근태 '협상중단론' 잰걸음

민생정치모임도 이날 오전 비공개 회의 뒤 "현재 우리가 제시한 '한미FTA의 5대 마지노선'을 정부가 지켜낼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며 "정부는 협상을 즉각 중단하고 국민적 토론을 거쳐 협상을 차기 정부로 넘겨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민생정치모임이 제시한 한미 FTA의 5대 마지노선은 △투자자-국가간 중재제도 도입 △광우병 우려 뼈있는 쇠고기 수입 △교육과 영화, 방송 등 개방 △세이프 가드 등 금융 자위권 훼손 △미국의 무역구제법으로 인한 수출 피해 등이다.

이들은 "정부는 무역구제 등 핵심쟁점의 경우 국민적 이해와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노력 없이 고위급 회담이라는 밀실 회담을 통해 이른바 '빅딜'이라는 형태로 내주고 퍼주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무리한 양보안을 압박하여 협상을 마무리 지으려 하는 정부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는 국회의 권능을 무력화하는 반(反)의회적 행태이고 국민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를 국민의 이해와 동의 없이 졸속으로 처리하고자 하는 반민주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정부가 한미FTA에 대한 국민의 정당한 의견 표명을 원천봉쇄하고 취재기자를 폭행하며 계엄시기에도 있을 것 같지 않은 공항봉쇄를 통해 이전과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범죄행위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에 주목한다"며 "인간 존엄성과 헌법의 파괴, 민주주의의 심각한 위기"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현재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은 미국 측 협상 시한에 쫓겨 졸속으로 추진되어온 한미 FTA 협상을 즉각 중단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익과 민생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협상의제를 새롭게 선택하고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해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정부가 협상을 중단시키지 않고 현재와 같이 일방적이고 졸속적인 협상을 계속할 경우 국민과 함께 협상중단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압박했다.

이날 한미FTA 졸속협상에 반대하는 의원들의 연석회의도 제안했다. 정성호 의원은 "김태홍 의원 주관으로 연석회의를 꾸릴 예정"이라며 "한나라당 권오을 의원,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등 그간 한미FTA에 관심을 가져 온 의원들이 참여하게 될 듯하다"고 밝혔다.

한편 전날 한미FTA 반대 시위 폭력진압과 관련해 이택순 경찰청장의 사과를 요구한 김근태 전 의장도 조만간 한미FTA 협상에 대한 심각한 우려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할 예정이다. 김 의장 측은 "오는 19~21일 고위급 회담을 전후해 분명한 태도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한미 FTA 협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구여권의 개혁성향 의원들 및 대선주자들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형성되고 있는 '협상 중단론'이 몰고 올 파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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