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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여권, '3不정책' 딜레마…대권주자들 '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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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여권, '3不정책' 딜레마…대권주자들 '눈치' 정동영-김근태-천정배 "유지"…정운찬 "폐지"
노무현 대통령과 사립대학 간 논쟁이 붙은 '3불 정책' 논란을 둘러싸고 구(舊) 여권이 딜레마에 빠졌다. 기존의 대선주자들과 외부의 대선주자들 간에 입장차가 확연히 갈리는 사안이기 때문. 게다가 교육정책의 폭발력을 감안하면 어느 쪽으로도 쉽게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처지다.
  
  당 소속 대선주자인 정동영, 김근태 전 의장과 천정배 의원은 '3불정책 유지' 기조에 변함이 없다. 그러나 영입 1순위로 꼽히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물론이고, 추후 연대 가능성이 남아 있는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등 '외부의 대권주자'들이 문제다. 이들은 노무현 정부의 3불정책에 대한 강한 비판론자들이다.
  
  특히 구여권은 지난 2005년 정 전 총장이 '3불 정책'에 비판적 시각을 내비치자 교육위 소속의 일부 의원들이 나서서 "정운찬 총장이 물러나야 공교육이 산다"고 신랄한 비난을 퍼부은 악연까지 있다.
  
  "3불정책 유지해야…문제점 검토"
  
  정세균 당 의장은 23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4.15 총선 당시 우리당은 3불정책 유지를 당론으로 확정했다"며 "이 당론을 변경한 적이 없어 현재 당론도 4.15 총선 때 당론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밝혔다. 통상 그날그날의 큰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모두발언에선 한마디도 없다가 기자들의 질문에 따른 원론적 답변이었다.
  
  서혜석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3불 정책을 폐지했을 때 중산층, 서민의 과중한 과외부담, 비강남학군 학생들의 상실감, 그리고 기여입학제 허용으로 촉발될 계층간 위화감 조성 등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3불 정책에 대해 다른 문제도 제기되고 있어 정책위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리당의 어정쩡한 태도는 당 밖의 대선주자들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게 일반적 해석이다. 특히 정운찬 전 총장은 총장 재임시절 노무현 정부의 '3불정책'에 대한 반대론을 사실상 이끌어 왔던 인사다.
  
  정 전 총장은 22일 서울대 국제대학원 특강에서도 "교육부는 고등교육에서 손을 떼야 한다"며 "'3불'까지는 아니더라도 본고사와 고교등급제는 허가해야 한다"고 강도 높게 주장했다. 그는 "대학이 어떤 학생을 뽑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느냐에 대해 정부는 더 이상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며 "다만 서울대는 국립대인 만큼 기여입학제는 아직 도입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을 탈당해 구여권과의 연대가 점쳐지는 손학규 전 지사 역시 3불 정책의 수정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손 전지사 측은 "기여입학제 금지는 현행대로 유지하되, 고교등급제는 부분적으로 보완하고 대입 본고사는 장기적 과제로 도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여권의 기존 대선주자들은 '3불정책 유지'를 주장하고 있어 정 전 총장 등과의 접점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정동영 전 의장은 "교육기회의 양극화에 따른 직업·소득의 양극화를 감안할 때 '3불정책'의 유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근본적으로는 '3불 정책'을 뛰어넘는 학제개편과 대학입시제도의 폐지를 포함한 교육시스템의 전면 개혁과 교육혁명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근태 전 의장도 "3불정책 폐지는 시기상조"라며 "수월성 교육 문제는 다른 대책으로 해결해야지 '3불정책' 폐지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민생정치모임의 천정배 의원은 "3불정책의 기조는 유지돼야 한다"면서 "다만 기역입학제는 저소득 학생에 대한 장학금으로 사용하는 조건으로 도입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눈독을 들이고 있는 외부 인사들을 의식한 어정쩡한 태도는 열린우리당뿐만이 아니다.
  
  통합신당모임의 양형일 대변인은 23일 3불정책에 대한 찬반 입장 표명을 미룬 채 "3불정책을 포함해 교육 전반의 문제를 국민의 공감 하에서 논의할 수 있는 자리로 사회협약추진위원회 구성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양 대변인은 "이 위원회에서 3불정책을 포함한 교육 전반의 문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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