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내용은 필자의 블로그(☞)와 녹색연합 홈페이지 전문칼럼 '대통령선거에서 던져야 할 질문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고(故)김수영 시인은 자신의 시 '육법전서와 혁명'을 통해 이승만 정권이 저지른 불법을 기존의 테두리 안에서 해결하려는 민주당 장면 정권을 향해 일갈한다. 강력한 의지를 갖추고 법과 제도를 뜯어고쳐도 이승만 정권이 저지른 불법을 바로잡고 4·19혁명을 완수하기도 어려운데, 얼토당토않은 논리를 내세워 억눌리고 어려움에 처한 기층 국민의 입장이 아닌 자신들의 기득권만을 고집하는 민주당 정권의 무능을 그리고 거기에 동조하는 일부 지식인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 지난 10월 13일 오후 강원지역 골프장 문제 해결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가 춘천역 앞 광장에서 '골프장 싫어, 강원도 살림 아우성 3000대회' 항의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
편법과 탈법을 통해 이미 승인받은 골프장 사업을 취소해달라는 강원도주민의 노숙 농성이 강원 도청 앞에서 이어진 지 1년을 훌쩍 넘었다. 편법과 탈법의 증거는 상당수 드러났다. 사업의 본래 목적을 숨긴 채 주민 동의를 받았고 까막딱따구리, 하늘다람쥐 등 멸종위기야생동식물을 누락시켰다. 임목축적조사를 부실하게 진행하고 마을의 핵심 식수원을 환경영향평가에서 제외했으며 정부가 지정한 유기농단지에 골프장이 들어서면서도 유기농 피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시간을 되돌려 2011년 강원도지사 보궐 선거로 돌아가 보면, 당시 최문순 강원도지사 후보는 자신이 적극적으로 강원도 골프장을 해결하겠다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지금 농성하는 지역주민이 응답하며, 사실상 최문순 지사의 당선에 큰 힘을 실었다. 그럼에도 어느 해보다 춥던 겨울과 무덥던 여름을 나며, 1년이 넘게 노숙 농성을 이어온 60~70세 이상 어르신들의 요구에 최문순 지사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정말 그러한가? 골프장 건설과 관련하여 사실상 거의 모든 권한을 도지사가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최문순 지사가 할 수 없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편법과 탈법을 들어 사업을 취소시킬 수 있지만, 사업자가 소송해올 때 패소할 가능성을 걱정하는 것이다. 현행법으로 자명한 일이었다면, 농성하는 주민이 1년 넘게 고생할 이유가 없다. 법원에 판결을 요청하면 끝날 일이었다. 그렇지 못하는 것은 탈법이든, 편법이든 이미 승인이 났고 그것을 지역주민의 힘으로 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역주민들이 최문순 지사의 결단에 기대는 것이다. 최문순 지사는 앞서 밝혔듯이, 법원 판결에 따른 배상을 걱정한다. 그러나 이미 전임자의 잘못으로 강원도민의 혈세가 들어가고 있다. 알펜시아가 그렇고, 미시령터널이 그렇다. 알펜시아 건설로 강원도 부채가 1조 원 정도 생겼고, 설계변경에 따라 3800억 원 이상의 혈세가 낭비되었다. 하루 이자만 1억1000만 원이 강원도민의 혈세로 지급되고 있다. 미시령터널도 지난 3년 동안 최소운영수입보장으로 92억 원의 혈세가 낭비되었다. 여기에 비한다면 강원도골프장 사업취소에 따른 비용은 새 발의 피에 불과할 것이다. 더욱이 소송의 결과도 예측일 뿐, 실제 소송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고통받는 사람들, 거리에 내몰리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정치적 결단은 섣부르게 예단된 소송결과가 무서워 머뭇거리면서, 가진 자를 위해 이미 투자된 돈에 대한 환수에는 뾰족한 해답을 못 내는 것이 지금 강원도의 현실이다. 여기서 우리는 브라질 룰라 전 대통령의 "왜 부자를 돕는 것은 투자라 하고,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은 비용이라고 하는가?"라는 촌철살인을 되새겨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비단 강원도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오늘 대한민국에서 거리로 내몰린 사람들이 생명평화의 기치를 걸고, 한 달 가까이 지역을 순회하여 지난 11월 3일 서울에 모여, '함께살자 농성촌'을 차렸다. 강정 해군기지문제, 밀양·청도의 송전탑문제, 삼척·영덕의 신규핵발전소 문제, 쌍용차로 대표되는 해고노동자와 비정규직 문제, 용산으로 대표되는 재개발에 따른 세입자 문제, 그리고 강원도 골프장문제 등등에 대해 유력한 대권 후보자들은 답해야 한다. 그 해법은 관례에 따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선거의 화두로 떠오른 경제민주화와 보편적복지도 지금의 구조로 그냥 실현될 수 없다. 세출과 관련해서 낭비되는 토건예산 등을 대폭 줄이고, 법과 제도도 손보아야 한다.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 대선을 통해 변화의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국민 대다수의 삶이 행복해질 수 없다. 거리로 내몰리고, 자살이라는 극단적 상황으로 내몰리는 비극이 반복되어 나타날 것이다. 그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대통령을 그려본다. 그리고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도 기대한다. 고 김수영시인의 '육법전서와 혁명' 나오는 시구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자유당이 감행한 정도의 불법을/ 혁명정부가 구 육법전서를 떠나서/ 합법적으로 불법을 해도 될까 말까 한 혁명을―"
지난 4년 반, 반환경정부가 진행한 온갖 국토 파괴 사업들은 이 땅의 생명들에게 너무나 큰 고통을 주었습니다. 4대강은 중장비 굉음만 가득한 거대 공사장으로 변했고, 국토는 골프장 등 각종 개발사업에 시달렸으며 평화의 섬 제주도는 강정 미군기지 건설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세계 각국이 원자력발전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흐름 속에서 정부는 신규 원전을 늘리고 있고, 구제역 대처에서 보듯 여전히 동물의 생명권은 존중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생태의 민주화가 가능해야 경제의 민주화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번 18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현 정부의 반환경 정책에 대한 심판이나 진일보한 환경정책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시민들과 함께 초록정책을 공유하고 새로운 5년이 생태적 치유와 복원의 과정이 될 수 있도록 범 환경진영은 '나는 초록에 투표합니다'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웹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초록 약속을 받은 제안들은 대선 후보들과 협약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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