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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이고, 직접적이며, 적극적인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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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이고, 직접적이며, 적극적인 외교" 오바마 '아시아 공약집' 뜯어보기 <上> 동아태 지역
북한 외무성의 리근 미국국장이 7일 뉴욕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의 프랭크 자누지 한반도 정책팀장을 만났다.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가 주최한 한반도 전문가 회의에서 두 사람은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탐색전을 펼쳤다. 리 국장은 부시 행정부에서 이뤄진 북미 합의가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계승될 수 있을지에 특히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당선 후 사흘 만에 이뤄진 양측의 만남은 오바마 행정부 출범 후 북미관계가 예상 외로 급진전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뉴욕을 방문한 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 ⓒ연합뉴스

이같은 자누지 팀장의 행보는 특히 오바마 캠프의 '정책자료집'에 나와 있는 내용 그대로로 해석할 수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이는 오바마 당선인 측이 선거 기간 내놓은 정책 기조대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 핵문제와 관련한 자료집의 핵심 문구는 "지속적이고, 직접적이며, 적극적인 외교(sustained, direct, and aggressive diplomacy)"이다.

이 표현은 오바마의 북핵 외교의 모든 것을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차기 행정부의 북핵 및 동북아 정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구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국내 일부 논자들은 정책자료집이라는 '원전(原典)'에 나온 핵심 개념을 무시하는 듯 향후 전망에 대해 아전인수식 해석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보수 진영의 분석가들은 '북미 직접대화는 없을 것'이라거나 '부시 행정부와 변함없을 것' '대통령이 되면 바뀔 것' 등등 자신들의 희망사항을 과학적인 분석인 양 내놓고 있다.

이에 <프레시안>은 오바마 캠프의 공약집 중 아시아 정책을 묶어 낸 "아시아와의 관계 강화"라는 페이퍼를 두 차례에 걸쳐 전문 소개한다. 이 자료에는 북핵 문제 말고도 중국과 아시아 문제를 보는 오바마 당선인 측의 기본 시각이 잘 드러나 있다. (☞ 정책자료집 원문 바로가기)


버락 오바마의 아시아 계획

미국의 번영과 안보는 아시아의 상황 전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아시아의 다양한 국가들(countries and economies)과 미국은 안정적인 관계를 맺어 왔으나, 최근 몇 년간 정체됐다. 대량살상상무기(WMD) 확산 방지와 대(對)테러전쟁 수행에만 힘을 쏟은 나머지 이들의 협력은 어느 정도 이끌어냈지만 미국을 존중하는 마음(admiration)은 거의 얻지 못했다.

이라크 전쟁은 동맹국들이나 적국(敵國) 모두에 미국의 선의(good will)를 의심케 했고, 아시아를 향하고 있던 우리의 관심과 정책 이니셔티브를 다른 곳으로 돌리게 했다. 미국이 이라크에 몰두하면서 중국은 아시아 지역에서 전략적 이득을 챙길 수 있었다.

버락 오바마는 아시아라는 중요한 지역에서의 신뢰 구축, 지속적인 역내 안정 및 안보, 미국의 국제적 위상 제고, 교역 증대,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위해 아시아에서 동맹관계와 파트너십을 강화해야 하고, 이 지역에서 나타나는 다자주의 경향에 더 광범위하게 개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시아는 복잡하면서도 점차 발전하는(evolving) 지역이다. 경제적 역동성 및 경제 협력과 함께 역사적·이데올로기적·문화적 갈등에 따른 긴장과 불신이 공존한다. 미국은 아시아의 평화를 지키고 경제 발전을 뒷받침하는데 있어 오랫동안 중추적인 역할을 해 왔다. 시간의 시험에도 견뎌 왔던 우정을 나누고 있는 미국과 동맹국들의 관계는 아시아의 신뢰와 안보에 핵심적인 요소로 남아 있다.

그러나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등장했고, 미국은 변화의 요구에 주의를 기울여야만 한다. 경제적으로 역동적이며 외교적으로는 더욱 긴밀한 중국과 인도의 부상은 아시아의 경제·안보 질서에 관한 이해관계에 더욱 활기를 띠게 했고, 양자 동맹관계를 확대하게 했고, 동맹국은 물론 적국과도 신뢰를 구축할 수 있게 했다.

오바마는 미국이 아시아에 영원히 남을 것이고, 미국의 경제·정치·안보적 이해관계가 그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지난 몇 년 간 보여 온 일방주의적인 태도를 버리고 다시 아시아 우방국들에 개입(reengage)하면서 그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

- 동맹 강화와 새로운 파트너십 구축

오바마는 아시아에 대한 개입의 교두보(pillar)이자 오랜 동맹국이었던 일본, 한국, 호주, 태국, 필리핀과의 관계를 강화할 것이다. 또한 아시아 국가들과 함께 안정과 번영을 위한 지역 안보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다.

- 미일동맹을 진정한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전환

미일동맹은 미국의 아시아정책 및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주춧돌(cornerstone)이다. 미일 양국은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기후 변화 등 수많은 지구적 도전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협력의 폭과 깊이를 확대시킬 수 있는 기회를 공유하고 있다. 오바마는 미국이나 일본 어느 나라도 오랜 동맹관계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선 안 되고, 동맹관계를 변환시키고(transform) 영속적인 안보 협력을 맺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 21세기 한미동맹 비전 개발

한국은 우리의 가장 오래되고 믿음직한 동맹국 중 하나다. 한미동맹은 50여 년 전 피로 맺어졌다. 오바마는 부시 대통령 시절 잘못 관리되어 온 이 사활적인 동맹관계를 제자리로 돌려놓을 것이다. 미국과 한국은 서로에게 원하는 사항(mutual expectations)을 분명히 밝히고 동맹관계에 관한 공유된 비전을 다듬어야 한다. 그 동맹관계는 북한의 공격을 막고 북핵 위기를 해결하며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를 구축하게 해주는 것이고, 한국의 능력(군사력)이 향상됐음을 인정하고 방위 범위를 한반도 밖으로 확장하는 동맹이다.

-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과의 파트너십 강화

오바마는 미국이 아세안의 관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아세안의 새로운 헌장에 따르면 아세안은 각 회원국의 인권 존중을 요구하는 더 응집력있고 적극적인 기구가 될 것을 약속하고 있다.

아세안은 동아시아 신뢰 구축과 협력을 위한 새로운 체제 창설에 관한 지역 내 논의의 중심에 있고, 오바마는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에서의 고위급 대화에 참석함으로써 미국이 그같은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면 아세안 담당 대사 신설 등을 통해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구축할 것이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다른 나라들이 참여해 아세안을 강화하고 개발 과정의 문제점과 지역의 새로운 안보 위협을 처리하도록 독려할 것이다.

- 서태평양 지역 미군 전진배치 지속

오바마는 미군의 전진배치를 비롯해 이 지역 전체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개입을 지지할 것이다. 억지와 안정을 위한 무력으로 미국의 군사력이 필요로 하는 동안, 미국은 아시아에 대한 안보 공약을 이행하는데 필요한 군사력을 유지하고, 이라크 상황이 미국의 군사력에 부담을 주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서태평양에 미군 기지를 두고 대비태세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현실적이고도 확고한 장기 방위 프로그램과 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분명히 해야 한다.

- 중국과의 협력 및 경쟁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고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와 건설적인 관계를 가지는 것은 미국의 이해에 부합한다. 오바마는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중국은 반드시 평화롭게 부상해야 한다. 미국 혼자 그걸 보장할 수는 없지만, 중국이 올바른 선택을 하는 환경을 만드는 긴 여정을 함께 할 수 있다.

오바마는 부상하고 있는 중국이 경제와 관련된 국제적인 의사 결정 등에서 역할을 해야 하고, 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recognize) 그러나 중국이 그런 역할을 하고 중국의 성장이 미국인들에게 확실한 이익이 되기 위해서는 중국의 경제가 개혁되어(restructured and rebalanced) 엄청난 무역 흑자를 줄이고, 통화 가치를 억누르지 않으며, 수출 산업 및 에너지 집약 산업에 보조금을 주지 않고, 지적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중국은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중단하도록 압력을 가하는데 도움을 주어 왔다. 그러나 오바마는 중국이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고 다르푸르 대량학살을 막고 짐바브웨 및 미얀마의 압제를 중단시키려는 우리의 노력에도 더 적극적으로 지지해주기를 기대할 것이다.

오바마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 클린에너지 기술에서 중국과 협력할 수 있고 협력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중국이 에너지 효율이 높은 국가가 된다면 유가 상승 압력을 약화시키고 지구온난화와의 싸움에서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티베트 등 중국의 민주주의와 인권 보호를 위한 움직임을 지지하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 미국을 다시 한 번 자유의 등대 국가로 만듦으로써, 그리고 중국의 정치지도자들과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지지하는 일반 중국인들에게 공적으로 혹은 사적으로 이 문제를 언급하는데 주저하지 않음으로써 그 길을 찾을 것이다.

오바마는 대만과 중국의 양안 긴장 완화 조치를 환영하며, 양측의 지속적인 화해를 지지할 것이다. 대만의 민주주의는 존경할만한 것이고, 우리의 보호를 받을 가치가 있다.

-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의 종결(terminate)

오바마는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게 제거할 것이다. 이를 위해 오바마는 군사적인 해법을 테이블에서 치워놓지 않을 것이지만, 우리의 첫째 공략 방법(line of offense)은 지속적이고 직접적이며 적극적인 외교(sustained, direct and aggressive diplomacy)가 되어야 한다.

북한이 최근 핵 프로그램을 신고하고 핵시설의 일부를 불능화한 것은 환영할만한 진전이지만, 핵심적인 의문점은 여전히 남아 있으며 해야 할 일도 많이 남아 있다. 과거 플루토늄 생산과 관련한 북한의 신고가 정확했는지를 검증하는 것뿐만 아니라, 북한의 우라늄 농축 활동을 명확히 규명해야 하고 시리아 등의 나라에 핵을 확산했는지에 관한 중요한 질문에 대한 답도 확실히 얻어 내야 한다.

북한에 관한 모든 전략에 대해서는 우리의 동맹국인 한국, 일본과 긴밀한 협의를 해야 하며 중국의 지속적인 조정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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