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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방북 또 연장…'장밋빛 청사진'은 여전히 유효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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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방북 또 연장…'장밋빛 청사진'은 여전히 유효한가 MB 8.15 경축사 기조 변동 없어 '빈손 귀환' 가능성도
현정은 회장의 방북 일정이 15일까지로 하루 더 연장됐다고 현대그룹이 14일 오전 밝혔다. 당초 계획했던 2박 3일 일정이 5박 6일로 늘어나게 됐다.

현 회장은 평양에서 북한의 대남 총책인 김양건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 만찬을 했다고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이 밝혔다. 만찬 날짜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두 사람은 금강산·개성 관광 재개, 개성공단 사업 활성화 등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대남라인 실세와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현 회장이 귀환을 늦춘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기 위해서임이 분명하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13일 김 위원장이 강원도 원산에 있다고 보도했으나 현재 행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당초 현 회장의 방북에 대해 소식통들은 북측이 개성 억류자 유성진 씨를 석방하는 대신 남측은 대북 인도지원을 확대하는 '거래'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나아가 북측이 작년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에 대해 우회적으로라도 유감을 표한다면 남측은 관광을 재개하는 그림을 그리는 이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일 위원장이 현 회장과의 만남을 지연시키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첫째, 현 회장이 간접적으로 전달한 남측 정부의 입장을 듣고 대남 태도를 바꾸기엔 충분치 않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남북관계를 정상화하려면 남측이 더 많이 변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이다.

둘째, 이명박 대통령의 8.15 경축사를 보고 '주고받기' 수위를 결정하겠다는 계산일 수도 있다. 이 경우라면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유 씨 석방 직후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내놓은 논평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대변인은 "정부는 앞으로도 일관된 대북정책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유 씨 석방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전면적인 남북협력이 가능하다'는 기존의 '비핵·개방 3000'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말이었다. 그렇다면 현 회장은 유 씨의 석방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빈손'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이 '애태우기' '뜸들이기' 전술을 취함으로써 현 회장과의 만남을 보다 극적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렇다면 금강산 관광 재개까지 이어지는 '장밋빛 청사진'은 여전히 유효하다. 14일 오전 조건식 사장이 "평양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말한 것은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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