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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도 다사다난했던 2010년, 1년 평가도 '구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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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도 다사다난했던 2010년, 1년 평가도 '구체적'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한반도포커스'] 신년사설에 나타난 2010년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발간하는 <한반도포커스> 11호(2011년 1·2월호)를 전재합니다.

<한반도포커스>는 극동문제연구소의 교수진과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한반도 문제 관련 정책소식지입니다. 이번 11호는 '북한 신년공동사설과 한반도'를 주제로 6편의 글이 실렸습니다. 1월 첫째 주 동안 매일 1편씩 소개됩니다.(
)

1972년 설립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는 북한·통일 문제에 관한 연구와 정책 제안 활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는 최고의 민간 연구기관입니다. <편집자>


▲ 조선중앙TV가 2일 새해를 맞은 평양시내 모습을 방영하면서 '강성대국 자력갱생'이라고 적힌 입간판을 소개했다. ⓒ연합뉴스

1. 개괄: 군사정치의 강조와 구체성의 심화

2010년은 남북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은 해였다고 할 수 있다. 천안함 사건 이후 한국전쟁이후 처음으로 연평도의 민간인 거주지역에 포탄이 떨어지면서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 초래되었고, 개성공단을 제외한 대부분의 남북교류는 단절되었다. 남북관계가 악화되는 과정에서 북한도 적지 않은 변화를 겪은 것이 2010년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9월 28일 44년만에 조선로동당 당대표자회를 개최하여, 김정은으로의 3대세습을 실질적으로 공표한 사실이 대단히 중요하다. 유일지배체제를 핵심으로 하는 북한에서 최고지도자는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데, 그 동안 안팎에서 추측만 무성하던 김정일 이후가 어느 정도 가시화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북한의 2011년 공동사설에서, 지난 2010년은 "경이적인 사변들이 다계단으로 일어난 거창한 변혁의 해"로 규정하고 있다. 2010년 신년사설에서 2009년을 '특기한 변이 난 해,' '희한한 시대가 펼쳐진 극적인 전환의 해'로 말하고 있는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변화를 강조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작년의 경우 추상적이고 당위적인 차원에 머무르고 있지만 올해는 구체적인 사건들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련전련승의 영웅서사시', '포부와 필승의 신념'이라는 말과 결합해서 생각해 본다면 천안함이나 연평도 사건을 변화의 전기로서 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010년 공동사설에서 전년도 성과의 대표적인 사례로 '광명성2호' 발사를 이야기한 것과는 달리 정치군사적 승리를 2010년의 성과로 꼽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강성대국의 길로 진입하였음을 주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공동사설의 2010년도의 평가 부분은 예년과 비교할 때 경제적인 성과도 주장하고 있으나 정치군사부분의 성과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당대표자회 개최라는 정치적 사건과 더불어 연평도와 천안함 사건이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성과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과거에는 단순히 지도자의 능력을 추상적으로 선전하였다고 한다면, 올해 공동사설에서는 '강행군 현지지도'로 희천발전소 현지방문을 포함하여 중국 방문 등을 적시하고 있다. 경제사회적인 성과에서도 개별사업을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논의가 구체화된 것은 일차적으로 성과를 이야기할 수 있는 사업들이 존재하였기 때문이기도 하고 동시에 주민들에 대한 설득논리가 좀 더 치밀해질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특히 경제난이 지속되는 반면 외부정보의 유입은 점차 확대되는 현실에서 당위적이고 추상적인 선전논리가 일반 주민들에게 설득력이 약화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 정치군사 부분: 군사적 승리의 강조와 중국의 강조

2011년 공동사설의 2010년 정치 분야 평가에서 군사적 승리가 강조되고 있다는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정치적 대경사'라고 말하면서 '불패성이 과시되었다'는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계의 초점,' '반제자주의 최전선'이라는 말과 연관하여 천안함이나 연평도 사건의 승리를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대고조진군'이라는 결실이라고 보면서 '실천으로 확증'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당의 사상은 '공격사상'이 되고 혁명방식도 '공격방식'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무적필승의 군력을 세계의 면전에서 뚜렷이 보여주었다'라고 말하고 있듯이 군사적 승리와 이에 바탕을 둔 정치군사적 자신감은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이 도발하고 남한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은 사건이지만 결과적으로 서해지역의 분쟁지역화와 더불어 국제적인 대화 촉구분위기 조성 등 북한으로서는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북한의 언론매체에서 연평도 포격사건을 정치군사적 승리로 선전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김정은으로의 권력세습이 실질적으로 공식화된 조선로동당대표자회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언급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번 회의에서 김정은의 등장과 더불어 중요한 인사문제가 해결되는 등 실질적으로 중요한 정치적 이벤트였고, 당대회가 열리지 못하는 현실에서 당대표자회가 갖는 정치적 상징성을 고려한다면 다소 의외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대표자회의 성과로 '령도적 권위를 높이는 중대한 계기'라고 말하고 있고, 당의 위업을 '계승완성해나갈수 있는 근본담보'라고 지적하고 있는 것은 권력세습을 암시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적으로 지명된 것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여전히 후계자가 되는 과정의 절차적인 문제가 남아있다는 점도 대표자회를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취급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대표자회를 통해 당의 정비가 이루어졌지만 여전히 선군의 기치가 영향력이 크다는 현실의 반영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부분 평가에서 사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중국과의 관계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공동사설에서는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두 차례의 중국방문을 강조하면서 '전통적인 조중친선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 올렸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지지도를 포함하여 최고지도자의 동정이 중시되는 북한에서 당연한 일이지만 중국과의 관계를 이렇게 구체적으로 부각시킨 경우가 별로 없다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단순히 관계개선이 아니라 조중관계가 '혁명의 유리한 환경을 마련한 력사적인 장정'이라고 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천안함이나 연평도 사건에서 중국이 보인 친북한적인 태도에 대하여 사의를 표하는 동시에 앞으로 북한이 주장하는 강성대국 건설의 핵심적 토대로 북중관계를 활용할 것임을 천명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3. 경제사회부분: 성과와 한계의 이율배반적 평가

매년 지난해의 평가가 부정적인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2010년의 경제사회적 평가에 대해서도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다. '민심은 고도로 안정되여있었고,' '최첨단돌파의 불길드높이 정보기술, 핵기술과 같은 첨단과학기술분야에서 세계를 놀래우는 혁혁한 성과들'이 이루어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내용상으로는 경제적인 성과에 대한 내용은 상대적으로 빈약하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사설의 제목이 "올해는 다시한번 경공업에 박차를 가하여 인민생활향상...."이라고 되어 있는데, 2010년 신년공동사설의 제목 "당창건 65돐을 맞는 올해에 다시한번 경공과 농업에 박차를 가하여 인민생활에서 결정적인 전환을 이룩하자"라는 것과 대동소이하다는 것이다. '다시한번'과 '인민생활향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지속적으로 강조함에도 불구하고 인민생활향상이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물론 철, 비료, 섬유 등 공업부분에서 현대화가 추진되어 '희한한 전망'이 열렸고, 간석지 및 발전소들의 건설되어 '희한한 선경'도 펼쳐졌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제가 본격전인 '상승단계'로 진입하였다고 자신하였던 2010년도 공동사설의 전년도 경제 부분 평가에 비해서 양과 질에서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평가라고 할 수 있다. 2011년도의 경제부분 관련 논의를 보면 이러한 해석이 보다 타당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경제부분 과제와 전망을 보면, 경공업 관련 '공장, 기업소들에서 생산을 높은 수준에서 정상화하는데 선차적인 관심'을 강조하고 있는데 여전히 생산의 기본토대가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음을 자인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대중의 다양한 수요와 기호'에 맞는 소비품과 '인민들의 호평을 받는 인기상품'을 강조하는 데에서 알 수 있듯이 물자부족과 품질저하가 여전하다고 볼 수 있다. 2010년도 공동사설을 포함하여 최근 강조하고 있는 CNC부분도 전년도 평가부분에서 빠져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전반적으로 경제부분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실질적으로 2010년도 북한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으며 전년도에 비교해서도 어려웠다는 점을 반영하였다고 할 수 있다.

사회문화적인 차원에서는 김일성종합대학, 함흥화학공업대학 등의 개조를 성과로 지적하고 있는데 과거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경희극 '산울림'을 강조하고 있는 점은 눈에 띄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2010년 지속적으로 중시되었던 '산울림'은 보수주의적 태도를 비판하고 개혁을 강조하는 작품으로 후계문제와의 관련여부로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다. 권력세습에서 필요한 김정은 선전 작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평가부분에는 빠져있지만 전망부분에 있는 '축구강국'이라는 부분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것은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 본선진출을 나름 평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축구를 중심으로 체육발전에도 신경을 쓰겠다는 의지 표명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역시 평가부분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경제에서 지역의 강조나 군대에서 중대의 중시는 지도자나 지배집단을 포함한 핵심집단이외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경제위기가 본격화되기 시작하였던 1980년대 '숨은영웅'을 강조함으로써 생산력 향상을 도모하였던 것과 비슷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대중운동을 강조하는 것은 북한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하지만 중간집단들을 강조하는 것은 반대로 사회적 통합력이 이완되고 있으며, 일방적이고 하향적인 체제운용도 일정한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는 현실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 원제 : 신년공동사설에 나타난 북한의 2010년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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