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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울산경선, 결국 파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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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울산경선, 결국 파행으로 합동연설회는 생략…현장투표 강행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선출 경선이 결국 파행을 빚었다. 민주당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후보는 모바일투표 방식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결국 이날 울산 합동연설회에 불참했다.

민주당 선관위 간사인 김승남 의원은 26일 오후 4시경 연단에 올라 "후보자 총 3분께서 불참한 관계로 합동연설회를 생략하기로 하고, 대의원 순회투표를 진행토록 선관위에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2시로 예정된 울산지역 합동토론회는 2시간 동안 시작이 지연되는 상태였다.

순간 참석자들로부터 거센 항의가 터져나왔다. "때려쳐", "개×끼" 같은 험한 말들과 함께 일부 참석자들은 연단 앞으로 몰려나와 큰 소리로 이의를 제기했다. 5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은 연단 앞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26일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울산지역 합동토론회는 불발됐다. 민주당은 연설회를 생략하고 현장 대의원 투표를 강행하기로 했고, 일부 참석자들은 이에 격렬히 항의했다. ⓒ뉴시스

'非文' 후보들 불참, 왜?

앞서 있었던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후보 측의 문제제기에 대해(☞관련기사 보기) 민주당은 26일 최고위원회·선관위 합동간담회를 열고 "제주, 울산 모바일 선거인단 투표를 재검표해 문제가 되는 선거인은 절차를 밟아 투표할 기회를 다시 준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손학규·김두관·정세균 후보가 당에 요구했던 핵심적인 사안이다.

그러나 손학규·김두관 후보 등이 강하게 요구한 '모든 안내를 다 듣고 투표를 해야 유효로 인정되는' 현행 투표 시스템의 수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또 지난 15~16일 진행된 권리당원 모바일투표를 재실시해야 한다는 요구도 거부됐다.

민주당은 강원 지역 모바일 투표는 26일 실시하지 않고 무효표 처리 규정 관련 안내를 강화한 후 27일 하루에 실시하며, 권리당원에 대해서는 모바일투표 재실시 대신 현장투표를 통해 투표권을 보장하기로 했다. 또 투표자에 대한 전화 안내에서 후보자 이름을 기호순이 아닌 무작위순으로 불러주는 이른바 '로테이션' 방식은 강원 경선 이후 지역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또 손·김·정 3후보는 울산지역 모바일투표 결과 발표를 연기하고 재투표가 실시된 이후 결과를 공개하자고 주장했으나, 당은 경선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이후 재투표를 하면 된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각 후보 측이 추가로 이의를 제기하면서, 각 후보 진영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모바일투표 룰에 대한 긴급 간담회가 울산 현지에서 진행됐지만 결국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판단한 김두관 후보는 3시50분경 경선 불참을 선언했다. 정세균 후보 측 이원욱 대변인도 "추후에라도 공정한 경선을 위한 시정조치가 포함되길 기대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들러리 하면 뭐 하나"라며 불참 방침을 밝혔다.

참석자들 짜증 "박근혜한테 정권 갖다 바치라"

당초 2시였던 합동토론회는 모바일투표에 대한 각 후보 측의 문제제기와 선관위의 대응, 이에 따른 입장 조율 등으로 인해 4시까지 지연됐다. 3시까지 토론회가 시작되지 않자 사회자에 대해 일부 참석자가 큰 소리로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행사 진행 측은 각종 공연과 동영상을 무대에 올리며 시간을 끌어보려 했지만 이들의 불만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 남성은 행사 시작이 3시까지 늦춰지자 행사장을 나가며 "×판이다, 씨×"이라는 욕설을 내뱉으며 "박근혜한테 정권 갖다 바치라"고 말하기도 했다.

선관위 간사인 김승남 의원이 도중에 무대에 올라 행사 지연 사정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자 잠시 박수가 나왔으나 곧바로 다시 항의가 일었다. 1시간 30분 가량 시간을 끈 사회자도 결국 무대를 비운 채 잠시 자리를 떴다. 참석자들은 텅 빈 무대를 바라보며 부채질만 해댔다.

결국 합동토론회 없이 현장 대의원 투표만 진행한다는 선관위 방침이 발표되자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 쪽에서는 박수가, 다른 후보 지지자들 쪽에서는 분노의 외침이 터져나오며 장내는 일순 혼란을 빚었다.

비문 3인 "새로운 선거관리체제 필요"…문 "뭐든 찬성"

한편 손·김·정 세 후보는 이날 울산 현지에서 오후 2시30분께부터 1시간여 동안 회동을 가지고 그 결과를 4시 30분께 밝혔다. 손 후보 측 김유정 대변인은 회동 결과에 대해 "세 후보는, 경선과 관련한 당의 대책이 미비하기 때문에 총체적 검증이 필요하다는 판단" 이라며 당에 대한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세 후보는 "공정한 경선관리를 위해서 새로운 경선관리체제가 필요하고, 그 경선관리체제에는 후보 측 대표자들이 옵서버가 아닌 주체로 참여해야 한다"며 "제기된 문제점들에 대한 보완대책을 조속히 완료해 경선이 공정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후보 측 진선미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며 "당이 다른 후보들의 근심을 덜어줄 방법을 제시하시면 그게 무엇이든 우리는 찬성"이라고 했다. 진 대변인은 "생각이 다르고 입장이 다를 순 있지만 국민이 우선이고 약속이 우선"이라며 "네 후보가 힘을 합칠 수 있다면 유불리는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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