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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십자가 사건은 '재림 예수'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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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십자가 사건은 '재림 예수' 사건이다" [기고] 누가 그를 예수로 만들었는가?
'지저스 콤플렉스'라는 정신병이 있다고 한다. '혹시 내가 재림 예수 아닌가?' 의심하고 의심하다가 결국에 '그렇다, 내가, 내가…' 하고는 정신적으로 재림 예수가 되어 행세하고 돌아다니게 되는 병이다.

영화 <몬트리올 예수>에서도 그런 인물을 그린다. 예수의 수난을 다룬 연극에서 예수 역을 맡은 사람이 어느 순간 예수의 마음이 되어 타락한 도시의 거리를 배회하게 되는….

경상북도 문경에서 일어난 십자가 사망 사건을 두고 설왕설래가 많지만, 이런 정신병을 앓는 이의 행동으로 보면, 앞뒤가 맞게 사건의 '팩트(fact)'들이 자리를 잡는다. 어떤 이유에서건 58세의 택시 기사는 자신이 재림 예수임을 믿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을 주위 사람들에게 조금씩 알려가기 시작한다. 58세라는 꽤 많은 나이에 이르도록 그이가 사건 직전까지 이 세상에 살아 있었으니, 그가 평소 생활에서 완연한 광인은 아니었다고 보아야 한다. 광인이라니. 그는 아마도 비단결 같은 고운 마음씨의 소유자였으리라.

아무나 자기를 재림 예수라고 의심하고 착각하고 마침내 확신까지 하게 되랴. 타고나기를 너무 아름다운 마음씨의 소유자가 아니라면 진심으로 그런 생각을 하게 되기도 힘들다. 하여튼 소수나마 그의 존재, 그의 비밀('재림 예수'라는)의 주장을 접하게 되고, 그런데 놀라운 점은, 그 주장을 미친놈이라고 하여 간단히 내치는 것이 아니라 반신반의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다.

ⓒonewaycc.com
스스로 재림 예수라고 생각하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전 세계적으로 따지면 늘 언제나 상당수라고 하는데(기독교 쪽 교리에도 명시적인 시기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언젠가는 '예수가 재림한다'는 주장을 당당히 밝히고 있지 않은가), 재림하는 예수를 기다리고 재림하자마자 누구보다 그 존재를 즉각 알아보고 싶어 하는 기독교인들이 왜 없겠는가.

경북 문경의 십자가 사망 사건은 '내가 재림 예수인 것을 어쩌랴' 하고 말하는 58세의 택시 기사와 그것을 반쯤, 아니 반 이상 믿은, 아니 눈앞의 그가 재림 예수였으면 하고 믿고 싶은 몇 사람이 같이 저지른 짓이라고 나는 판단한다. 그리고 골고다 언덕을 닮은 지형을 찾아내고 옛날 예수처럼 십자가에서의 죽음을 기어코 재현해내기까지 하였는데, 결정적으로 그런 기막힌 죽음이 가능했던 것은 58세의 '재림 예수'가 '사흘 뒤 부활하겠다'고 하였기 때문이다. 죽음의 공모자들은 물론 그 말까지 믿고 싶어 했을 터다. 하여 문경의 사건 현장에는 '사흘'이란 시간을 재는 시계까지 구비해놓아야 했던 것이다.

문제는 사흘이 지난 뒤, 그들의 재림 예수가 육체적으로 부활하지 않았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공모자들은 그 순간 시신의 최초 목격자로 자기의 신분을 바꿔버렸다. 경찰은 이 점에 있어 철저한 수사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내가 이 글을 쓰는 까닭은, 한국 기독교계와 깊이 결부되었다고 하는 지금 청와대의 눈치 빠른 일부가 진실을 감추기 위한 어떤 조치를 이미 시행한 것은 아닐까 하는 노파심 때문이다. 이번 사건의 진실이 드러날 때, 그걸 보고 한국 기독교계에 박수를 보낼 사람이 누가 있으랴. 아프가니스탄에 납치되었던 샘물교회 신도들, 그때만큼이나 한국 기독교계가 비난을 받을 일이다. 너희들이 역사적 과학적 지식에서 벗어난 세계에서 허황된 말놀음만을 일삼다보니까 저런 사건까지 벌어졌다고 말이다.

이름을 알지 못하는 58세의 택시 기사에게 눈물 나는 내 마음을 전한다. 그는 정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걱정되어 스스로의 몸을 불살랐던 허세욱 씨와 비슷한 너무 아름다운 마음씨의 소유자였으리라.

그런 사람을 이 사회에 자리 잡게 하지 못하고 그 차디찬 죽음의 시간으로 서둘러 가게 한 우리 사회의 어리석은 정신상태가 한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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