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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의 3박자, 박근혜 손에 달린 한반도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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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의 3박자, 박근혜 손에 달린 한반도의 미래! [초록發光] 핵의 공론화가 필요하다
한국과 미국이 2014년 3월 만료되는 한미 원자력 협정의 종료 시한을 2016년으로 2년 연장하고, 대신 논의의 속도를 높여 3개월마다 정기적으로 협상을 개최한다. 알려져 있듯이 사용 후 핵연료의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이 협상의 쟁점이다.

한편, 이명박 정부의 공론화위원회 출범 연기 후 다시금 추진하겠다던 사용 후 핵연료 공론화는 계획되었던 올해 4월을 또 넘기고 있으며, 새 정부는 공론화의 시작이 언제가 될지도 밝히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핵 발전에 대한 재검토를 공약한 새 정부의 출범 직전에 발표된 6차 전력 수급 기본 계획은 핵 발전 비중을 '빈 칸'으로 남겨두었고, 이 판단을 넘겨받을 2차 국가 에너지 기본 계획은 계획대로라면 8월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참으로 묘하다. 따로 따로 돌아가던 이 세 가지 의제가 묘한 시점에 만나고 있다.

정부가 서로 떨어질 수도 떨어져 있지도 않은 세 가지 의제를 분리 추진해온 의도와 예상되는 결과는 분명하다. 핵무기, 핵 발전, 핵 발전 수출 그러니까 핵무기를 배제하지 않은 '핵' 산업의 지속이다. 아직은 박근혜 정부의 원점 재검토 공약이 윤곽을 드러내지도 않았는데, 사용 후 핵연료 공론화가 시작도 안 되었는데, 속단할 수 없다고? 전혀.

박근혜 정부의 진심

박근혜 정부의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추진은 그 자체로 사용 후 핵연료의 재처리를 불가피한 어떤 것으로 전제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사용 후 핵연료의 공론화와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사용 후 핵연료 처리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가 바로 핵연료의 '임시 저장이냐, 직접 처분이냐 또는 재처리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새 정부는 원자력 협정 개정 협상에서 이 중요한 쟁점에 대한 결론을 이미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한미 원자력 협정의 주요 협상 내용에는 핵 발전의 수출도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사용 후 핵연료에서 중요한 이슈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만 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근본적으로는 어떻게 하면 안 만들어낼까, 이것이 더 중요하다. 왜냐하면 임시 저장, 직접 처분, 재처리 그 어떤 방안도 사용 후 핵연료에 포함된 치명적인 방사능의 위험을 사라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위험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의 문제일 뿐이기 때문이다. 즉 사용 후 핵연료 처리의 최우선 방안은 사실 핵 발전 중단인 것이다.

따라서 박근혜 정부가 공약에서도 그리고 이후로도 밝혀왔듯이 핵 발전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이라면, 사용 후 핵연료 공론화와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의 추진에 앞서 핵 발전의 지속 여부부터 전 국민적으로 합의해야 하는 것 아닌가? 사용 후 핵연료도 재처리하고, 우라늄도 농축하고, 핵 발전 수출도 하고, 할 거 다 하면서 핵 발전 비중을 축소하거나 폐쇄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 지나치게 순진한 것 아닌가?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이 마치 별개의 것처럼 돌아가면서, 박근혜 정부는 세 가지 의제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며 핵 산업 지속에 유리한 국면을 만들어갈 수 있다. 예컨대 미국과의 협상에서 재처리에 대한 일정 수준의 양보를 얻어낸다면 이를 사용 후 핵연료의 처리에서 재처리가 유리한 방안이라는 근거로 내세울 것이며, 사용 후 핵연료의 재처리가 유력해지면 지속적인 핵 발전 가능의 근거로 또 동해안을 중심으로 한 핵 단지 건설의 근거로 활용할 것이다. 첫 수가 틀리면, 사용 후 핵연료 공론화를 먼저 시작하며 핵연료 포화가 심각하며 관련 시설을 최소화하려면 재처리가 필요하다는 국민 여론부터 만든 후 이를 협상에 역이용할 수도 있다. 또 저장해야 할 사용 후 핵연료의 양을 논의하면서 신규 핵발전소의 건설을 포함시키면 이 자체로 신규 건설을 용인하는 효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잘못된 분리 추진을 바로 잡을 기회 혹은 위기

ⓒ프레시안(김윤나영)
이러한 분리 추진 문제를 탈핵 진영이 지금까지와 같이 적당히 넘겨서는 안 된다. 이미 했던 논의, 뻔한 쟁점이라 생각해서도 안 된다. 그건 우리만의 생각일 뿐 국민들 대다수 아니 시민 사회 진영에서조차 이 시각은 그리 정립되지 못했다. 진보적이라 분류되는 언론에서조차 재처리에 대한 입장이 오락가락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기술이라는 유보적인 입장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시점이 결코 늦지도 나쁘지만도 않다. 글머리에서 서술했듯이 세 가지 의제를 둘러싼 논의 시점이 묘하게 맞아떨어지고 있고, 국민들은 북핵에 대한 반감만큼 핵무기와 핵에 대한 두려움도 인식하고 있으며, 후쿠시마의 기억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지금이야말로 박근혜 정부의 핵 지속 포트폴리오에 맞설 만한 우리의 해법을 밀고 나갈 때다. 핵폐기물의 위험과 심각성을 환기시키며 핵 발전 폐쇄를 연계하고, 핵 발전 폐쇄를 재처리, 우라늄 농축의 무용성으로 끌고 가야 한다. 익숙한 쟁점, 익숙한 논리다. 다만 누가 어떻게 재구성하냐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뿐이다. 지금 우리에겐 '합쳐서 공론화'가 답이다.

'초록發光'은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으로 기획한 연재입니다.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는 이 연재를 통해서 한국 사회의 현재를 '초록의 시선'으로 읽으려 합니다. 이런 시도는 이명박 정부의 '녹색 성장'이 아닌 '초록 대안'을 찾으려는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활동의 일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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